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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학 내에 서예최고과정이 있다.

정확하게 무엇을 배우는 곳인지 모르겠지만 그 분들과 함께 서예실에서 오대산 월정사에 간다고 해서 따라나섰다.

선생님께서 가르치시는 곳이 여러 곳이라 흩어져있는 수강생들이 모이는 모양이었으며......

지난 3년간 어딜 가신다 할 때에 한 번도 따라가지 않았으니 서운함도 비치시고.....

무엇보다 내 기억속에 월정사는 처음이어서 혼자 가기는 쉽지 않으니 비교적 망설임이 적었다.

키가 커다란 전나무 숲을 20분 정도 걸어서 오른다는 이야기에 기대감이 일며 출발!

 

 

 

 약속장소에 가보니 선생님께서 나에게 꼭 김춘추 같다고 하셨는데 무슨 뜻인지 지금도 모르겠다.

칭찬이셨을지, 아니면......^^

 

 전에 여행을 다녀오시면 출발지에서 도착하실때까지 노래나 춤을 추셨다고 얼마나 자랑스럽게 말씀하시던지,

 '어머나!! 그야말로 지옥이겠네~~~그런 곳을 왜 따라가나.....'

 '요번에는 최고과정에서 오신 분들과 함께 한다니 설마아~~~ㅎ'

 

 

 

 햐~~~~~

구름만 봐도 여행온 보람이 있겠는 걸?

 

 처음에는 대학에서 강의하시는 분이... 답사를 가는 것처럼  월정사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시고,

오신 분들 소개에...젊잖게 나가더니만...끝나기가 무섭게 트로트가 흘러나오며 노래방으로 변해 가서...

 '아이고~~이거 잘못 온 모양이네, 낯선 어르신과 앉아서 어색하기도 한데 어쩌나~~~'

 오신 분들은 연세가 많으셔서 제일 막내같아 보였으며 젊어서 어서 놀아보세~~♪ 분위기로 급작스럽게 돌아섰다.

 

 

 

 첫 번째 휴게소가 가까워지자 대부분 아침을 거르고 왔을 거라며 자리를 펴고 음식을 대했는데......

통북어구이, 고사리나물, 겉절이, 토란들깨탕.....등으로 정성을 들인 모습이었다..

 

 노래들은 계속 이어지고...박자가 꼭 발바닥 부근에서 울렸으니 잠을 자기도 어려웠다.

눈은 까칠한데 노래를 시키며 출석부를 부르는 듯해서 눈치가 보여 슬그머니 선글라스를 끼고는 안자는 척 해보았다.

바깥 풍경은 봐야겠고...노래는 흘러나오고...눈은 닫고 싶어도 물기가 없어서 건조함에 열려 있는 느낌?

더욱이 옆에 앉으신 어르신은 여행을 많이 다니신 분이라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주셨으니 솔깃해서 귀 기울이다가...

너울거리는 구름들 따라가다 드디어 월정사로 들어가는 입구의 계곡을 지나게 되었다.

아마, 단풍은 이를 것이란 생각이었는데 무색하게도 아름다운 풍경이 맞이해주어 여기가 어딘가? 싶었다.

 

 

 

 어느 절에 가나 내 눈에는 비슷한 모습이어서 세세하게 볼 생각도 못했다.

아니, 하지 않았다. 국보라는 탑에 눈길을 주긴 했으나...

그 밖의 풍경들이 마음을 흔들어놓았으니 덩달아 은은하게 팔랑거리고 아련해지고.....

서울과는 시간도 공간도 다르구나!

 

 

 

 절에서 글씨 배우는 이는 세 명이었지만 두 분은 이미 10년이 넘으셔서 다른 분들과 잘 어울리시던데,

나는 홀로여서 오히려 이곳저곳 가볍게 날아다녔다.

월정사에서 주는 점심공양도 혼자 씩씩하게 먹고 따사로운 햇볕에 월요일이라 나른한 한적함을 즐겼다.

 

 

 

 바로 절 앞에서 내리다시피해 근사한 숲길을 걸어 올라갈 것이라 여겼던 예상은 빗나갔지만,

소나무와는 달리 절 곳곳에 쭉쭉 뻗은 전나무의 푸르름이 멋스러웠다.

요번에는 단풍을 주로 올리고 싶어 완전 대비되는 초록은 이 한 장면만 올려본다.

월정사 뒤편으로 하늘로 향하는 듯한 숲이 있었으니...

 

 

 

  이곳까지 왔으니 상원사도 올라가보라며......

그나마 이런 길로 안내해주시는 분이 계셔서 다행이란 생각이었다.

상원사에서 조금 오르면 부처님의 사리를 모신 적멸보궁이 있다하심에 어떤 분이 가보고 싶다 하셨나보다.

버스 뒤에 앉았던 나는 소식에 어두웠으나 ...두 시간을 주신다하니...당연히 합세해야지!

와~~~

 

 

 

 단풍이 제일 예쁜 곳은 월정사에서 상원사로 이르는 계곡이었다.

햇볕이 한참 내리 쬐는 시간이기도 했지만 달리는 버스에서 창가에 앉았던 나는 와우~~~♬

'이렇게 고운 물이 들었구나!' 잠시 쉬어가잔 말도 못하고 시선을 꽁꽁 붙들었었다.

 

 

 

 이런 아름다운 모습이거나 말거나......

술 한 잔에... 노래에 ...흔들 흔들거림은 계속 이어지고.....

비로소 귀에 적응이 되었는지 '꿍짝꿍짝' 리듬에 거슬림 하나 없이 풍경을 대하게 된 나는.....

 '어쩌면 이게 사람 사는 모습일수도 있지~~작년에도 단풍은 있었는데 뭘 그리.....???

삶에 정답은 없다고 하니 각자가 누리는 순간들이 소중하겠지...ㅎㅎ...

 

 

 

 상원사도 조그마한 절이었다.

산등성이로 온통 노랗게 물든 참나무 숲이 인상적이었으니 단풍은 전혀 이르다 할 수 없었다

계곡처럼은 아니었어도 멋진 가을은 여기저기 서있었으며 아저씨들 네 분과 적멸보궁으로 향했는데......

갑자기라 준비가 되지 않아 그랬나? 처음 10분간은 경사가 심해지며 얼마나 어려웠는지.... 헉헉!!

땀을 한바탕 쏟고서야 몸이 풀어지며 편안하게 오를 수 있어서 마음은 이미 비로봉까지 오르고......^^

 

 

 

 날이 점점 저물어가니 해님을 붙들고 싶었다할까?

이쯤에서 낯선 아저씨들과 이야기를 건네며 부드러워지고.....

서예최고과정에 다니신다는 분이 있어서 궁금했던 것들을 물어보았는데 한 학기에 학비가 400이라네?

1년 과정이라 하고...붓글씨는 쓰지 않고 강의만 듣는데...어떤 점이 달라지셨나 물으니 인맥형성에 도움을 주는 것 같다며...

얼마 전 선생님께 전액 장학금을 받을 수 있으면 최고과정 생각해본다고 농담삼아 말씀드렸더니,

다는 어렵고 절반 정도 힘써 주실 수 있다하셨지만 이제 와서 인맥형성해 무엇 하리요, 단풍이나 보자꾸나!

 

 

 

 적멸보궁 앞이다.

정작 부처님의 사리는 어디에 감춰져있는지 모른다하는데 뒤로 돌아가니......

 

 

 

 사리가 있는 곳이란 흔적을 남겨놓았다 적혀있단다.

처음에는 사리가 이 밑에 있는 줄 알고 누가 훔쳐 가면 어쩌지~~~~괜한 걱정들을 하고~~~ㅎ

 

 

 

  내려오는 데는 다리가 뻐근하니 불편하기도 했다.

몇 분이 더 올라오셨던데 별 것은 아닌 듯 보였어도 올라오지 않았다면 개운하지 못해서 미련이 남았을 것이다.

생각을 벗어나 단풍도 많이 보았고 월정사만 다녀가는 줄 알았는데 상원사에 적멸보궁이라!

누구보다도 예쁜 가을을 보아서 마음이 물든 날이었다.

밑에서 기다려준 분들에게 고맙기도 했고.......

 

 

 

 서쪽으로 해가 넘어갈 즈음......

오늘은 붉은 색으로 마무리까지 하는구나!!

차창 밖을 한쪽으로만 연신 바라다보고 와서 목이 삐끗할 지경이지만 우리나라 한 곳을 더 봤다는 기쁨이......^^

그동안 버스 안은 뜨거운 열기에 춤추는 사람들이 늘었다.

집에 가서 후회하느니 춤이라도 맘껏 추고 가자는 듯...ㅎㅎ...

평소에 얼마나 노래연습들을 하셨는지 모든 분들이 다 가수였으며 지옥같을 거란 음악소리가 정답게 느껴져갔다.

허나, 새로운 곳에 가게 된다면 모르겠지만 앞으로 이런 여행은 좀처럼 힘들 테지~~~웃음이 나왔다.

 

 

 

 

2012년   10월   9일   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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