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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마도 선착장에서 안쪽으로 들어가는 바다이다.

뱃사람들은 하루를 일찍 시작하는 모습이라 더 누워있을 수도 없다.

대충 씻고 밖으로 나가니 약속을 하진 않았지만 어제에 이어 우연하게 막내가 앞에 보여 마을 한 바퀴를 돌았는데,

젊은이(?)를 좋아해서 그런 것은 아니었지만 캡틴이 서운하셨는가 보다.

배를 태워주셨지만 이런 저런 이야기 할 시간도 없었으니......


 

 

 6월에 왔을 때는 새벽안개가 오전 내내 자욱해서 수묵화를 보는 듯했는데 비교적 맑은 새벽이었다.

어딜 가나 아침 산책은 역시 해 뜨기 전에 끝마쳐야 은은하니 좋다.

나무들도 울창하고 섬도 큰 편이어서 듬직한 안마도......


 

 

 이쯤에서 오른쪽으로 방향을 바꾸어 마을 안쪽으로 들어가 해변 끝부분으로 걸어 나왔다.

동그라미를 그리며 비교적 넓게 돌았으니 아마  한 시간 가까이는 걸렸을 듯하다.

낯선 이들이 새벽에 걸으니 불안하실까봐 어르신들 만나 뵈면 웃으며 인사를 드렸다.


 

 

 섬이지만 논이 있어서 전쟁이 일어났을 때에 자급자족을 한 곳이란다.

지난 번 아카시아 꽃이 진 다음에 들어왔었는데 이곳은 여전히 향기를 뿜고 있어서 계절이 육지보다 늦나??? 했었는데 ...... 

바람이 강해서 그런 가 억새(?)에...누렇게 변해가는 들녘 ...가을은 오히려 빨리 온 듯 했다.


 

 

 고마리인지...메밀밭인지......

비교적 농토가 넓어보였으며 놀고 있는 땅도 여기저기 보였다.


 

 

 뒤쪽에 보이는... 마을을 지켜주는 듯한 나무가 곳곳에 서있었으며... 팽나무라 하셨다.

습지일지...물 주변에서 자라는 부들도 보이고...정다운 낮은 집들에.....

 

 어촌의 평화로운 모습으로 하루를 시작해서 그랬을까 이날은 목적지에 도착할 때까지 비교적 잔잔했다.

선장님이 저녁 먹으라고 주신 황금빛 돈 한장을 잊어버린 일 빼고는...ㅎㅎ

아침에 낯선 분이 주우셨다며 친절하게도...진짜 그 돈이 그 돈이었을지 말이야 ...찾게 되었는데...

그 인연으로 섬에 집을 구하러오셨다는 이분도 목포까지 일행이 되셨으며......

황금빛 돈을 찾은 덕분에 아침 편안하게 먹고...라면에 ...쥬스에...간식거리 사 들고 배에 오르는 호사를 누렸다.


 

 

 9시가 가까워 안마도를 떠났을 것이다.

 우리가 타게 된 이 배는 미국인이 세계 일주를 떠나려고 손수 15년에 걸쳐서 만든 배라고 한다.

냉장고에 가스시설...태양열 발전...싱크대...서랍장에...화장실...샤워실...식사할 공간...소파도 내부에 꾸며져 있었는데,

중요한 사실은... 이렇게 배를 꾸미기만 하시다 하늘나라로 가셨다는 것이다.

배 밑 깊은 곳에서는 출항할 때 드시려 했는지 샴페인도 여러 병 나왔다하며....

배를 만들다말고 항해를 할 수는 없었겠지만 인생에 있어서 중요한 사실(메시지)을 던져주는 듯했다.

먼 훗날만을 내다보며 살지 말고 순간순간을 꽃봉오리처럼 살라는......


 

 

 조용한 바다여서 가는 내내 몸을 돌려가며 햇볕을 받은 날이다.

바람이 살랑 불어서 그런지 햇살이 싫지 않았다.

얼굴도 탔지만 손이 새까맣게 되어서 들일하는 아낙처럼 되었으니 송편을 빚다가 식구들이 놀라고......^^

선장님께서 배를 사서 혼자 태평양을 건너오실 때 떠다니는 쓰레기만 봐도 반가우셨다더니 .....

출렁거림 없던 바다에 모처럼 배 한척이 지나가 와우~~♬


 

 

 점심은 남은 게를 삶아서 두 마리씩 의무적으로 먹었다...ㅎㅎ...

그러고도 남아서 목포에 도착해 나누어드렸으니......^^

다 캡틴의 사교성 때문에 꽃게를 이렇게 많이 먹어보기는 처음이어서 이자리를 빌려 감사드립니다.


 

 

 신안 앞바다를 지날 때쯤 바다 위 공사현장이 나타났다.

주변의 보물섬들을 다 이을 모양이었다.

사시는 주민들은 밀려오는 관광객에 편리해지실지 모르겠으나 무엇인가 불안감이 밀려왔다 할지......


 

 

 다가가니 이 섬 저 섬들이 꽤 멀던데 이어보겠다고......

각각의 개성을 지녔을 섬들이 획일화되지나 않을까 괜한 걱정이 일었다.

아니, 이러다가 섬이 아예 없어지는 것은 아닐까?


 

 

 바다 한가운데 이런 모습도 보이고......

남쪽으로 내려갈수록 기온이 올라가 덥기도 했으며 바람은 적어지고

오늘은 정말 고요하고 얌전한 바다가....이어졌다.


 

 

 무슨 양식장일지...나무가 곳곳에 꽂혀있었다.

어부들은 일터일 테지만 밋밋한 바다를 보던 나에겐 또다른 멋진 풍경으로 다가왔다.


 

 

 도착지가 가까워오자 커다란 배들이 옆으로 지나서 파도가 출렁출렁~~

내릴 준비 하세요~~~~


 

 

 멀리서도 시원하게 보이던 목포대교가 바로 머리 위로 드러난 모습.

6월 개통 이후 바다로 뛰어드는 분들이 있어 대책 마련에 고심한다는 이야기가 들리던데 말이야.

다 왔다 생각하니 시원섭섭했다가...또....언제올까나.....^^ 

 

 

 

바다에 떠있는 모습의 유달산을 돌아돌아서......

 

 

 목포 마리나에 붉은 해가 떨어질 무렵 도착했다.

내려올 산을 무엇 하러 오르나? 와 같은 어리석은 질문을 대하 듯...... 

배 타고 느린 걸음으로 경기도에서 목포까지 내려온 3박 4일 간의 아름다운 항해를 단 몇 시간의 버스로 달려야만 했으니,

무엇인가 자처해서 그리된 것이지만 한 번의 人生이기에 예쁘게 가꾸고 싶은 마음이 일었음이다.

좋은 분들을 만나 뵙게 되어 감사드리며 배에서는 서로들 잘 돕는데 平山이 제일 게으름을 피웠다고 자수한다.

밖에서는 남자 분들이 하셔도 되지요?...ㅎㅎㅎ...

기회를 만들어 조만간에 동해나 남해안을 따라가봐야겠다.

낭군에게도 고맙고 목포 제주 간 요트 시합이 있는데 건강하게 잘 다녀오시길 바래본다.

 

 

 

 

2012년   10월   4일   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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