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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카시아 꽃향기 은은한 계절입니다.

해마다 이맘때쯤 서울 한복판에 벌통이 나타난다니 신기하지 않나요?

더우기 양봉농가가 올봄의 추위로 인하여 꽃이 한꺼번에 만개를 했는데도 불구하고 벌들이 없어져...

풍부한 꿀은 고사하고 원인을 알아야 대책을 세울 수 있다며 걱정들이 많으신데요,

 

 기존의 경우에는 그나마 ...과실농장의 농약 분무로 벌이 죽는 경우...

한되 반 이상의 꿀을 유지해야 하는데 순수한 꿀을 뜨기 위해 정리채밀을 철저히 한 경우,

당액을 너무 묽게 타서 벌이 날아간 경우...등등...원인이 분명했지만 ....

요즘은 정리채밀을 하지 않아도 벌이 빠져나가서 손을 놓고있을 지경이라니....

벌들에게 물어볼 수도 없고 답답함이 이만저만 아니라하십니다.

도대체 무슨 일 때문에 지구촌 곳곳에서 이런 현상이 일어날지 경각심을 가져야겠습니다.

 

 

 햐~~~

숲속에 들어서며 향기로운 단내가 코로 물씬 들어옵니다.

도시라도 이런 작은 숲 덕분으로 여유를 가질 수 있으니 커다란 기쁨이지요.

40분쯤 산길을 걸어 돌아가니 벌통이 보이기 시작했는데 아저씨께서 어디서 오셨냐하시네요..

 

 

 언제 기자증을 사용할 수 있으려나 했는데 보여드리니 대화가 술술 이뤄집니다.

전라남도 무안에서 서울까지 오셨답니다. 예전에는 대구에 들렀다가 서울에 오셨는데......

올해는 대구나 서울이나 똑 같은 시기에 아카시 꽃이 만발했다하시네요.

지구온난화로 기온이 올라갔음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순간이었습니다.

 

 

 벌이 잘 보이니 이쪽으로 와서 사진을 찍으라며 안내해주십니다.

보시는 바와 같이 벌통은 3단과 2단으로 되어있습니다.

1단에 보통 30만 마리가 넘게 들어있다니, 3단이면 100만 마리겠지요?

우아~~~숫자에 놀라서 눈이 동그랗게 떠졌습니다.

그 중 여왕벌은 1마리인데 수벌은 100마리 정도 되고요, 나머지가 일벌이라 하십니다.

또한, 수정이 되어 태어나면 암벌이 되고 수정 되지 않아 태어나면 수벌이 된다하네요?

오늘 생물공부 겁나게 해봅니다...ㅎㅎ...

 

 

 뒤쪽에 벌이 드나드는 문이 있었습니다.

여왕벌은 약 7년 정도를 산답니다.

하루에 2000~3000개의 알을 낳으며 알의 크기는 머리에 살던 서캐의 크기로 비교해주셨습니다.

날마다 얼마나 힘들겠어요, 통에서 거의 세상 구경도 못하고 구중궁궐이나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일생동안 영양덩어리인 로얄젤리만 먹는다합니다. 

 

 

 일벌이나 수벌은 수명이 두 달 정도인데요.

부화해서 3일간은 똑같이 로얄젤리를 먹지만 3일이 지난 후에는 먹는 먹이에 따라 일벌이 되거나 여왕벌이 된답니다.

노란 발판 앞쪽에 쇠로된 문이 보이시지요? 통로가 좁았습니다. 밤에는 닫아주신다네요.

 "어쩌다 통을 옮겨야하는 경우 벌이 살던 집을 찾아올까요?"

 "못 찾아오는 경우도 있는데요, 꿀을 날라 오니 동료들이 받아줍니다."

 "아하~~~~"

 

 

 무안에서 서울까지 트럭으로 이동하시며 천막을 치고 생활하시는데요,

얼마 전 구청에서 민원이 발생하여 떠나라는 전화가 왔다며 서운해 하셨습니다.

아카시아 꽃필 때 만 잠깐인데 농부의 어려움을 대신 호소해 달라 하시는데 제가 무슨 힘이 있겠습니까?

꿀이 찼을 때 이동하게 되면 벌들이 열이 나서 죽는다하시며 걱정이셨습니다.

아마 시민들이 길을 오가며 보시기에 늘어져 있으니 보기가 싫어서 그랬을지 모르겠습니다만...

봄이 되어도 벌과 나비가 안 보이다 보이니 개인적으로는 무척 반갑습니다.

 

 

 벌통을 죽 찍어보았습니다.

4일마다 벌꿀채취를 하시는데요, 10말 정도가 생산된다하십니다.

굉장하지요? 꿀은 위에서부터 차오른답니다.

보통 아카시철에 한 군데서 20일 계신다고 치면 50말 정도를 생산하실 테지요.

 

 

 서울로 해마다 오시는 가장 큰 이유는 판로 때문이라 하십니다. 중요한 요인이지요?

단골고객도 있다 하시고, 바로 앞 담장이 서울 한복판의 대학인데 가장 큰 판로라 하셨습니다.

생산하셔서 직접 판매하시는 것이니 유통단계가 없어서 시중보다 조금 싸게 파신답니다.

 

 

  "아카시아가 지면 무안으로 가시는 지요?"

 "다음 이동장소는 경기도 남한산성입니다. 밤꽃이 피기 시작하거든요."

아카시 꿀은 꽃 색처럼 맑다하시고, 밤꿀은 갈색을 띤다 하셨습니다.

그러고 보니 먹을 때는 잘 모르겠더니만 비교가 되네요.

다음날 아침 6시경 꿀 채취하신다며 오라는데 일찍이라 못 가서 아쉬웠습니다.

다른 농사는 짓지 않으시고 오래도록 전념하시니 그럴까 아저씨께서는 순조로워보이셨어요.

 

 양봉하시는 분들이 차지하는 자리는 지방 곳곳에 정해져있다 하시더라고요.

판로와 관계가 깊어서 오히려 도시를 찾으신다는 데요,

한철이니 불편하시겠지만 생태계의 유지를 위해서라도 배려해주시면 어떨까 생각해보았습니다.

물론, 찾아주시는 분도 주위환경을 깨끗하게 돌보셔야겠지요?

넉넉한 수확에 일마치시고 무사히 돌아가시길 바라며 다음해에 뵙겠습니다.

 

 

 

 

  2013년  5월  27일 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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