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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

마른새우를 맛보다...

평산 2013. 10. 1. 20:30

 

 

 

 

 밖에 나갔다가 마른새우가 눈에 뜨여 도시락반찬도 할 겸 사왔다.

금방 쓸 것이라 냉동고에 넣지 않고 뒤 베란다에 두었는데,

오며가며 어찌나 새우냄새가 폴폴 나는지......

그래도 고소한 냄새가 싫지 않아 다른 곳으로 옮기질 않고 그대로 두었다.

 

 아침 일을 끝내고 부엌방에서 茶 한잔에...

신문을 보고... 동화책을 읽으며... 슬며시 미소 지어질 즈음...

창가로 가을바람이 솔솔~~불어오니 이때다 싶었을까

마른새우가 가만있질 못하고 냄새를 풍기며 뭐하냐고 살짝 비집고 들어왔다.

맛 좀 보라는 뜻인가 봐!

 

 '그래, 마침 입도 심심하니 먹어볼게~~~'

 술 한잔할 줄 알면 혼자라도 기분을 내보겠는데 말이야.

접시에 적당량을 따라 전자레인지에 몇 바퀴 돌려서 책상에 올려놓고...

새우얼굴에 수염이 길게 난 것도 있었으니 꼭꼭 씹어서 맛을 음미해보았다.

바삭거리며 단백한 것이 어떤 간식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었으며...

급기야 마음이 흡족해져서 다시 한 접시를 추가하게 되었다...^^

 

 한동안 책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손을 뻗어 새우 한 마리씩 잡아 꿀꺽하다가,

그러다...얼떨결에 바라본 접시에서 새우 말고 다른 무엇이 보였는데...?

먹기 전 발견했으니 절묘했다며 어깨가 으쓱해져서 살펴보니,

지름이 1cm 되지 않는 아주 귀엽게 생긴 불가사리였다.

 

 

 

 

 

 너도 새우랑 같이 잡힌 모양이다만...

일찍이 불가사리를 먹는단 이야기는 못 들어봤으니 접시 한 쪽에 얌전히 있으라며

옆으로 제쳐두고 다시 동화책에 집중하며 새우 먹기를 계속하였다.

 

 어느 순간 손에 들어오는 무엇이 없어 다 먹었나... 휘휘...저어보고....

읽던 책이 절정에 달하여 마저 읽고는 비로소 접시를 보게 되었는데 말이지.

헐~~~~~

불가사리가 어디로 갔을까???

 

 

 

        

2013년  10월   1일   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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