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일상생활

듣고서 놀랬던 실화...

평산 2013. 9. 6. 20:57

 

 

             

 

 

 여름날 낭군일터에 찾아온 사람이 있었다.

갓 졸업한 후배도 아니었고 같이 공부했던 친구이며...

학교 다닐 때 집안사정이 넉넉하여 나중에는 어울리기가 부담스러웠다는 同期인데...

이제 와서 할 수 있는 일이 막막하다며 이왕 자격증은 있으니까 몇 주일 배우고 일하고 싶다고...

최근 몇 년간 소식이 없었는데 찾아온 것이었다.

 

 한동안 그 친구 형님이 강남에서 잘 나가는 성형외과 의사였기에...

동생이라 믿을만한 사람이고 당시에 하던 일(동물병원)보다야 여러모로 나을 듯하니

형의 권유로 병원관리와 환자들 상담을 맡았었단다.

 

 우리나라에 성형 붐이 일 때와 맞아 떨어져서 美人이 되고자하는 사람들이 몰려와...

풍족했지만 의사라는 직업이 병원에 갇혀있어야 하니 답답했을까.

이제 그만 벌고 여행이나 다니자며 근사한 오토바이를 2대 사서 유럽 일주를 떠났는데,

그만 형이 사고가 나서 돌아오게 되었고...

 

 얼마의 시간이 지나자 요번에는 한국을 떠나 중국의 많은 인원을 겨냥해서 일해보자며......

동생과 형이 돈을 모아 병원을 세우고 그 병원에 성형에 관한한 모든 과가 다 입주했다고 한다.

예를 들면, 양악수술도 고려해서 치과, 안과 등등.....

 

 워낙 실력이 있는 의사라 중국에서도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해 번창하고 있던 중...

느닷없이 하루아침에 병원에서 쫓겨나게 되었다는데.....???

중국은, 땅은 공산당 것이어서 돈 주고 살 수도 없고 건물만 주인이 될 수 있다고 한다.

그 건물도 외국인은 법적으로 살 수 없게 되어있어서 현지인들과 문서를 꾸밀 수 밖에 없다고 하는데...

그 곳 의사들과 손을 잡고 믿고서 名義를 빌려쓴 것이 그만 사기를 당하게 된 것이다.

믿었던 의사가 몰래 건물을 다른 사람에게 파는 바람에 아무 것도 모르고 있다가 그만...

 

 아침에 출근해서 한참 일하고 있는데 낯선 사람들이 찾아와 이제 우리 병원이 되었으니 나가달라고...

일이 커질 것을 예상하여 검은 복장을 한 사람들이 한바탕 몰려왔다니 어지럽고 사나운 꿈을 꾸는 듯 했을 것이다.

억울하지만 어디에 하소연 할 곳도 없고 법적으로의 대응도 못하니 대사관에서도 도와줄 수가 없어 그냥 당했다고 한다.

火病이 나서 형하고 2년 정도 미친듯이 중국 전역을 돌아다녔지만 그 나쁜 넘이 나 잡아가라고 했겠는가?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되어 빈털털이에 형님은 현재 중국에 있는 병원에서 취직하셨다 하고,..

동생은 한국으로 돌아온 것이다.

 

 참, 들어만 봐도 氣가 막힐 일이지만...

식구들과 먹고 살아야 하니 그동안 손이 무뎌졌겠으나 어쩌겠는가!

다행히 3주 정도 실습을 마쳤을 때쯤 애견센터에서 의사가 필요하다며 연락이 왔으니...

조금이나마 도움을 줄 수 있어 기쁘기도 했지만...

아내인 입장에서는 오랜만에 친구와 우정이 돈독해지고 좁은 곳에서 넓게 산 듯해 고마웠다.

 

 

 

 

 

2013년   9월  6일   평산.

'일상생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마른새우를 맛보다...  (0) 2013.10.01
율무를 처음 봤어요.  (0) 2013.09.22
우월주의  (0) 2013.09.01
가야금과 平山...  (0) 2013.08.23
더위에 입맛 살린 '깻잎간장절임'  (0) 2013.08.19
최근에 달린 댓글
글 보관함
«   2024/03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