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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예문을 지나니 북쪽으로 방향이 틀어지며 단풍이 아름다웠다.

올라오며 참나무의 갈색단풍도 볼만했는데 올해 들어 처음 단풍을 보는 것이라 설레며 즐거웠다.

 "아버지, 단풍 좀 보고 가세요~~~"

 "보면서 지나고 있지, 작년에도 봤는데 뭐~~~ㅎㅎㅎ"

항상 웃음을 주시는 우리아버지!

 

 

 딸에게 뒤처지는 것이 싫으셨을지...

여전히 보호해주고 싶어서 그러셨을지...나무토막을 들고 열 발자국은 앞서시며...

내가 사진 찍느라 감탄하느라 늦는 듯하면 헛기침으로 연신 어디쯤 있으시다 신호를 보내셨다.

귀가 잘 들리지 않으시니 무슨 이야기를 할 때면 소리를 크게 하거나 바짝 다가가서 해야 하는데...

 "아/" 짧게 아버지를 부르면...

 "어~이!" 길게 답하시고...

 

 

 

 

 산성 오른쪽에서 걷다가 왼쪽으로 옮겨 올라갔는데 막바지에서는 산성이 이어지지 않은 듯? 했다.

유실된 곳이 있다 들었는데 경사가 있어서 복원하지 않았을까.

멀리 꼭대기에 장대지(산성 꼭대기)가 둥그렇게 보인다.

산아래 펼쳐진 풍경이 멋져서 가다가 연신 옆을 바라보고 뒤 돌아보고...

 

 

 

 이제 헬기장까지 와서 올려다 본 모습!

경사가 비교적 높은 편으로 다른 방향에서 올라온 사람들도 만나게 되고...

나야 등산화를 신었지만 운동화에 작업복으로 오르시는 아버지께서도 불편하시단 말씀 없이 씩씩하셨다.

 

 얼마 전에 이곳은 전혀 생각을 못하고 일부러 강가에 있는 山을 올라 시원한 물줄기를 내려다보고 싶어서...

기차 타고 춘천 쪽으로 가야 하나....이산 저산을 떠올려 봤었는데... 진즉에 올 것을~~~괜히 미안하네.

그간에 아버지 말씀만 듣고 문수산과 주변들을 상상했었는데 생각보다 몇 배 더 훌륭했으니...

 

 

 

 강이나 바다에 시선을 빼앗겨 아무도 봐주지 않는 황금빛 '애기나리' 군락도 아름다웠고...

 

 

 

 최전방에 속하니 곳곳에 나라를 지키는 흔적들도 믿음직스러워 보였다.

 

 

 

  그러다 별다른 어려움 없이 산성의 정상, 장대지에 올랐다.

완성한지 얼마 되지 않은 듯 아직은 무엇인가 2% 부족해 보였지만 안으로 들어가니 안마당처럼 널찍하였고...

성벽 위로 올라 가까운 곳을 시작으로 확 트인 사방팔방을 둘러보며... 아~~~좋구나!

 

 

 

 비슷한 사진을 여러 장 담아왔지만 한 바퀴 빙~~둘러보는 순서로 편집하였다.

물이 흐르는 방향과는 반대이나 남에서 북으로 올라가며 둥그렇게 보여지는 모습이다.

우선, 남쪽으로...김포의 모습이 보이며 '고막저수지'(?)가 왼편으로 있고 낮은 구릉들이 정다웠다.

 

 

 

 조금씩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어보는데...

음표 있는 곳은 아버지 일터로 바로 앞 김포대가 건물을 지으며 점점 커가는 것으로 보아 땅 값이 오를 듯하였다...ㅎㅎ

더군다나 통일이 된다면 무슨 말이 필요하리오!

 

 

 

 조금 방향을 서쪽으로 돌렸더니 바다가 보인다.

바다 건너는... 남쪽으로 길게 뻗은 강화도이며 ...오른쪽으로 우리가 올라온 산성이 보인다.

 

 

 

 강화대교가 보이기 시작한다.

이 물줄기를 따라 문호를 개방하라며 열강들 침입(?)이 있었다 배웠다.

일본의 '운요호 사건' 이후에 강화도 조약 맺어짐이 그러하며 프랑스의 함대도 이곳을 지나다 폭격을 맞았단다.

과거 임금님들은 이 물길을 통해서 남쪽의 물 좋은 조기나 조개들을 맛볼 수 있으셨을 테고...ㅎㅎ...

그래서 한강을 거슬러 마포나루까지 가는 새우젓배가 유명했을 것이다.

 

 

 

 

 야~~~~~~~ 물 위의 다리도 멀리서 바라보니 근사하네!

'역사의 도시' 강화도로 향하는 여행객들이 많아 주말에는 항상 밀리는 곳...

 

 

 

 조금 더 위로 거스르니 강화의 동쪽 해안선이 고무찰흙을 칼로 자른 듯 매끈하게 보였다..

소나무의 기상과 어찌나 어울리는지......^^

이런 모습들을 보며 감탄을 넘어서서 그 옛날 지도제작까지 했다는 사람들은 정말 예사롭지 않은 분들이지!

 

 

 

 강화도의 북동쪽 끝부분으로 눈 앞에 보이는 이런 地形들이 내게는 참 멋지다.

강 하구의 평야들을 보라! 

사람 사는 세상이 아름답지 않은가! 멀리 오른쪽 끝으로 희미하게 북한이 섬처럼 보인다.

강물이 바다와 합쳐졌으니 이곳은 소금기가 흐르는 강이란 뜻으로 '염하강'이라 불린다는 사실을 이번에 알았다.

 

 

 

 이제 북한 땅이 바로 눈앞에 있다.

맨눈으로도 이렇게 잘 보이니 얼마나 신기하던지......

저 낮은 산들 너머에 개성공단이 있다나?

 

 

 

 조금 더 시선을 오른쪽으로 돌리면 강 너머에 북한 땅이 넓게 보인다.

산성꼭대기를 지나 전망대에도 올랐는데 그 곳에는 부부인 듯한 분들이 한없이 북쪽을 바라다보고 있었다.

 "안녕하십니까? 두 분이서 좋은 구경 다 하시면 우리는 무엇을 보나요."

 "아? 무슨 말씀이신가 했습니다. 남겨놨어요....ㅎㅎㅎ..."

아버지 농담 한 마디에 분위기가 환해지며 서로 웃었다.

 

 한 분은 역사를 전공하셨다는데 즉석에서 만나 토론을 30분 넘게 했을 것이다.

북한 땅에는 나무가 없어 붉게 보이는데 왜 그럴까, 남한이라면 하나의 사건(스캔들) 밖에 안되는 일로 숙청하는 사람들...

우리는 그것에 비해서 자유를 지나 방종에 가깝게 함부로 말들을 하고 행동하지 않는지 반성해야 한다....

통일이 되는 날 비용을 줄이기 위해 곳곳마다 알게 모르게 길이 닦여져 있다는 사실을 아는가!

한 나라를 이끄는 지도자의 중요함...나 자신을 돌아보고 진정한 애국은 무엇인가 생각해봐야 한다...등등...

 

 

 

 내려오는 물줄기 왼쪽이 임진강이고 오른쪽이 한강이다.

서로 만나 처음에는 얼마나 어색했을까 만은 쉽게 어우러져 흐르는 것처럼 ...

물고가 트이면 우리 서민들이야 청정한 북한농산물 먹고 공산품 위로 올리고 재미나게 살 텐데....

강 이편에 집 짓고 사는 사람들도 한없이 평화로워 보여서 한편으로는 용감하구나~~싶었다.

 

 어떤 이는 이곳에서 개성의 송악산이 보이다하니 다음에는 꼭 찾아보려하며...

아버지와의 모처럼 산행이 뜻깊고 즐거워서 다리가 조금 불편하신 엄마를 도와 이 광경을 꼭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이 일었다.

멀리 사시는 분들은 북한 땅을 직접 보기가 힘든 만큼 또 한 가지 영광을 누린 셈이리라!

 

 

 

 

2013년  10월  29일  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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