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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합천에 갈 기회가 생겼다.

해인사를 아직 구경 못했으니 멋진 기회라 여기며 가방을 싸는데 넣을 것이 어째(?) 별로 없었다.

땀이 나지 않는 계절이고 하룻밤만 자고 오면 되니 옷을 바꿔 입지 않아도 될 것이어서 모든 게 가뿐했다.

새벽에 나올 때는 어두웠고 지하철로 약속장소에 가게 되어 몰랐지만 버스에 올라 밖을 보자 안개가 짙게 보였다.

그 안개는 걷히지 않고 우리가 충청북도를 넘어설 때까지 펼쳐졌을 것이다.

덕분에 졸다가 몽롱~~~하게 바라보다 합천에 도착했다. 

地圖에서 빨간핀을 꽂은 곳이 요번에 다녀온 곳이다.

 

 

 

 합천군은 남북으로 길게 내려온 모양이다.

경상남도의 다른 군에 비하여 서울의 1.6배로 면적은 넓지만 산과 물이 70% 넘게 차지하고 있어서 농경지가 좁단다.

당연히 자립도가 낮을 수 밖에 없고, 해인사가 널리 알려져서 많이들 오시지만...

한편으로는 다른 장소가 빛을 못 보는 역기능이 있어 그 밖의 여러 홍보에 애를 쓰시는 듯 보였다.

발행한 책자들을 참고하고, 해설하신 분의 섬세한 설명에 직접 합천을 다녀보니 앞으로 발전할 여지가 많은 곳임이 확실해보였다.

 

 해인사부터 살펴보자!

 

 

 

 보시는 바와 같이 해인사 주변에는 성철스님이 계셨던 '백련암'을 비롯하여 많은 암자들이 있는데,

사람들이 많은 주말이나 관광 철에는 오히려 조용한 암자들을 하나씩 둘러보며...

 맑은 공기와 더불어 느림을 배워보는 것도 좋을 듯했다.

 

 

 

 사찰에 들어가는 첫 번째 문으로 일주문(一柱門)이다.

세속의 번뇌를 씻어내고 마음을 하나로 모아 문턱을 넘어야 좋은 줄은 알지만 다소 복잡하여 무덤덤했다.

다만, 일주문이 다른 사찰보다 양쪽으로 넓어 넉넉하고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었으며...

사진에는 일부러 넣지 않았는데 오른쪽에 서있는 조각은 무슨 깊은 뜻을 담고 있을지 모르겠으나,  

개인적으로는 없는 편이 맑은 느낌에 양쪽으로 균형 있는 一柱門이 되지 않을까 여겨졌다.

 

 

 

 일주문에 이어 봉황문을 지나 다시 해탈문으로 들어서는 길목은 깊은 역사를 간직한 채 웅장함으로 빛났으며,

각각의 문들이 일렬로 자리잡고 있어 위엄과  절의 품위를 한층 높여주었다.

그러는 가운데 설명을 듣지 않고는 발견할 수 없는 사선도 하나 있었으니 작은 변화가 큰 뜻으로 다가왔다.

 

 

 

 오던 길을 뒤돌아서 본  모습!

세월을 감지했을 古木들이 줄지어 있어 다시 한 번 감동을 받고.....

과거의 어느 한 순간 길게 이어져 팔만대장경이 옮겨지는 모습 또한 지켜봤겠으니 나무지만 지체 높은 어르신을 대하는 듯했다.

 

 

 

 만다라 무늬(↓)로 이어진 작은 등들이 마당에 가득하여 사이사이를 돌고 계신 분들도 있었으며...

초파일과는 별도로 은은하니 잿빛만 있는 절 분위기가 한층 밝아져 조화로워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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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적광전 앞이다.

이곳까지 오게 되어 감사기도를 드린 곳인데 차분한 마음이 아니어서 부처님이 흉보셨을 것같다...ㅎㅎ...

 '부처님, 아침에는 안개에 몽롱하더니 아직도 정신이 들지 않았습니다, 예쁘게 봐주십시오!'

 

 

 

 팔만대장경은 대적광전 바로 뒤에 있어 절의 가장 뒤편이며 제일 높은 곳에 보관되어 있는 셈이었다.

들어가는 길이 좁아지고 계단이 높은 편이라 조심해야 했으며 당시에 만들어진 경판들은 그대로 보관하기가 힘들어...

다시 동판으로 떠서 이어지게 되었다하는데 실제로는 못 봐서 섭섭했다...^^

 

 

 

 오른 쪽에 있는 건물이 호국정신이 깃든 팔만대장경을 보관하는 '대장경판전'으로 공기가 드나드는 창문이 얼핏 보인다.

주위의 나무들이 수호신의 역할을 하듯 장경판전을 에워싸고 있어 보기 좋았다.

 

 

 

 올라서 구경을 했으니 다시 물소리가 흐르는 길을 따라 내려가는 중이다.

아직 가을의 꼬리가 여기저기 남아 있어 시간을 거스른 듯했으며 해인사 앞을 흐르는 계곡은 '소리길'로 이어지는데...

風霜을 견딘 나무들과 둥글둥글 크고 작은 바위들 그리고 물소리가 합해져 '山은 山이요, 물은 물이로다!' 읊고 있었다.

 

 

 

 

2013년  11월    19일   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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