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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

옷을 털다가......

평산 2014. 1. 16. 14:55

 


 

 

 '퍼럭 퍼럭~~~'

 외출 후 집에 돌아와 옷을 벗어 의자에 걸고는...

시금치를 삶는다며 물을 얹고 다듬어 놓고....

먼지를 턴다며 베란다로 가서 옷을 세차게 흔들다 돌아서는 순간,

무엇이 희끗 보이며 비행접시마냥 날아가 돌아보니...

방금 마트에서 썼던 카드 2장이 살포시 내려앉는 게 아닌가?

 '아이쿠! 이를 어쩌나!!'

주머니를 살피지 않은 점도 있었지만...

소 잃고 외양간 보수하듯 이제 사 주머니를 더듬으니

다른 옷보다 주머니가 깊지 않아 무엇이라도 쉽게 나올 수 있었다.

그럴까봐 지퍼가 달린 주머니는 잠그기도 하는데...ㅉㅉ

 

 저녁 6시가 다된 시간이었으니 조금 있으면 어두워질 텐데... 

이사 가는 집이 있으면 사다리 도움을 받을 수 있겠지만

당장 카드는 써야할 테고......

포인트 카드야 중요하지 않지만 큰일이구나!

 

 일단 대걸레 대를 가져 와서 길이가 닿는지 내려 보니 턱도 없다.

 '그렇다면 용기 내어 내려가 볼까?'

저녁이라 써늘해지는데 창문을 활짝 열고 왔다 갔다 하니

지나가던 몇몇이 쳐다보았으나 신경쓸 겨늘이 없었다.

 

 음~~~

난간은 1m 정도이니 내려가서 저 곳에 발을 디디고...

잠시 숨 고른 후 60cm쯤 보이는 바닥에 착지한다?

해볼만~~~ 하겠는데...?

 

 '그러나, 말이 쉽지...ㅎㅎㅎ'

무게가 실려 지붕이 내려앉으면 무슨 망신인가!

아무래도 경비아저씨께 도움을 청하는 수밖에 없겠구나!

 

                                                                                                

        
">

 

 가스 불 위에서는 눈치도 없이....  

얼른 시금치 삶으라 부글부글 수증기 날리며

애원하고 있었으나 심란해서 일단 불을 껐다.

 

 그사이 날은 점점 어두워져...

창문 열고 있기가 춥고 어설펐는데...

오히려 밖에서는 안보일 테니 잘됐다 싶었다.

침착해지자며 스스로를 달래고 대걸레 대를...

다시 손에 들고 길이를 재어보았다.

 

 옷걸이를 엮어서 길이를 늘려보자! 

하나 연결하고도 짧아서...

되든 안되든 하나 더 연결시키고...

끈적이는 면을 밖으로 하여 테이프를 여러 번 돌렸다. 파리끈끈이처럼...ㅎㅎㅎ...

그리고 들키고 싶지 않아 집안의 불을 다 껐다.

 

 조심스럽게 밑으로 내리고 접근해보고....

길이가 닿을만한 최단 거리를 찾았으며....

조금씩 앞으로 끌고 와서 냅다 파리채를 눌렀다.

으으으~~~

간신히 붙었어 붙었어!!

 

 이 때 미소가 흘러나왔으나 안된다며... 

긴장을 늦추지 않고 집안으로 들여와서는,

카드를 손에 쥐고 숨 못 쉬게 꾹 눌러주었다.

미워서...ㅎㅎ...

 

 또 하나의 카드는 거리가 더 멀고....

포인트 카드라 버려도 되겠거니 ~했는데

마음에 여유가 생기다보니 모험심으로 돌아섰다.

바람이 불면 날아가 버리지 않겠는가!

살려줘야지!

 

 같은 쪽에서는 도저히 길이가 닿지 않아서

방충망을 올리고 신발을 신고는 에어컨이 놓이는

밖의 베란다로 몸을 옮겼다.  

지나가는 사람이 없어 마음 편했으며... 

희미하게 보이는 카드에 끈적채를 휘저어

생각보다 쉽게 성공!^^

 

 아~~

누구에게도 의지하지 않고 결국 해냈구나!

칠칠맞다는 소릴 듣지 않아도 되겠고...

어둑어둑 날 저무는 한 시간 동안...

평산에게 무슨 일 있었던가?

물어보는 이도 없는데 시치미를 뚝 떼었다.

 

 

 

2014년  1월  16일  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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