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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철 타고 강원도에 갔다.

'김유정역'에서 내리려면 상봉에서 타야 하는 것도 요번 기회에 알았다.

무작정 간 것이 아니라 그곳에서 기다리는 분들이 계셔서 마음에 평화와 기쁨이 있었다.

집에서 여유 있게 나갔으니 약속시간이 조금 남아 역 근처에 앉아있었는데...

햇볕은 따스하지...주위는 한가롭지...책 읽기에 분위기도 좋아서...

그냥 역에서만 있다가 집에 와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찍 가길 잘 했다.

선생님께서도 약속시간보다 일찍 오셨으니...

들꽃에 관해서 관심이 있으신 다른 선생님 한분을 만나 뵙고 '김유정 문학촌'을 들어가보았다.

오기 전에 김유정의 '봄봄'을 읽었고 '동백꽃'도 일찍이 읽은 기억이 남아 문학촌에 들어서며 미소가 흘렀다.

어쩌면 작가 '김유정'처럼 체면이나 고운 말 가려쓰기 없이 사실을 그려놓아야 글은 재미가 난다.

밑바탕에는 꼭 남녀 간의 줄다리기가 있어서 갈수록 궁금해지는 그의 단편들인데...

젊은 나이에 가셨으니 참 안타깝다는 생각이다.

당시에 29세면 좀 달랐을 테지만 적어도 오십 줄에 들어선 사람처럼 너스레를 떠는데 하나도 밉지가 않다.

당연히 남자분이신 줄 알았지만 문학관에 들어서며 사진을 대하고는 어째 여자???

뒤따라 들어오신 분들도 여자였구먼~~~? 하시고...

속으로 어리둥절해지며 그동안 무식했구나~ 잠자코 있어야 중간이라도 간다는 말이 맞네!

  

 

 

 하지만 결국 '김유정'은 남자분이셨다...ㅎㅎ...

 

 가는 날이 장날이었나, 무대배경이 있었고 아마 '동백꽃'을 연출하는 듯하였다.

한쪽은 점순이네 닭, 다른 한쪽은 좀 어리숙한 남자아이네 닭일 테지.

그러고 보면 그 때나 지금이나 여인들이 더 성숙했던 것 같다.

'봄봄' 에서도 점순이가 어린 듯하지만 적극적으로 혼인을 서둘러 줄 것을 이야기하고...

'동백꽃'에서도 관심 있다는 눈치를 팍팍 주지만 사내아이가 뭘 몰라주니 닭싸움만 죽어라 ~~시키며 답답해하다,

마지막 부분에서는 뭐에 떠밀렸는지 사내아이의 어깨를 짚은 채 퍼드러진 노란 동백꽃 속으로 함께 쓰러지는 순간...

알싸하고 향긋한 무엇 때문에 땅이 꺼지는 듯 정신이 아찔해진다 했으니...

당시에 난 그 냄새의 정체가 바로 사춘기 점순이의 땀 냄새와 젖비린내가 아닐까~~~했는데...ㅎㅎ...

노란 동백꽃 향기였을까? 가까이 코를 대봐도 향기는 잘 모르겠던데 말이야!

 

 좌우지간, 아주 중요한 한 가지를 더 배웠다면 이야기에서 등장하는 노란 동백꽃이......?

그러니까 바로 그 동백꽃이... 이른 봄에 피는 '생강나무'였다는 사실에~~~와우~~♬

그냥 노란 동백도 있는가했는데 여행 온 보람을 벌써 여러 곳에서 느끼네 그려~~~^^

 

 

 

 허나, 기쁨은 계속 이어졌다.

 근처의 '금병산'을 낮게 오르는 '실레 이야기길'...걷기라면 누구보다 선수니까 어려울 것 없다.

가다가 먹기 좋은 황금길이의 '두릅'도 보고...

 

 

 

 낙엽송가지에 움트는 모습도 싱그럽고 아름다웠으며...

높다란 나무들 사잇길을 걷자니 봄날의 상큼한 기운이 온몸으로 돌아 마사지도 저절로 되었을 것이다.

강원도라 그런지 시절은 서울보다 조금 늦었다.

 '어느 분이 저를 불러주셨나요? 고맙습니다...ㅎㅎ...'

 

 

 

 가다가 투명한 순대 모양의 도롱뇽 알도 보았고...

햇살에 빛나는 노란괴불주머니, 금낭화, 제비꽃, 취, 현호색, 다래덩굴잎...등등 반겨주었지만....

 

 

 

 무엇보다 '관중'이라는 이 식물에 압도당했다.

나처럼 살아야한다고 보여주는 듯 참으로 힘차기도 했다.

일부러 커다랗게 찍은 것이 아니라 실제로 움트는 크기가 이러했는데 볼 때마다 뭉클하며 다리가 떼어지질 않았다.

생화학자인 선생님께서는 독도 지니고 있어 뿌리는 촌충 같은 구충제로 사용한단다

'어쩐지, 강력해 보이더라니......^^'

 

 

 

 뱀처럼 생긴 것이 특이했던 식물 '쇠뜨기'는 가장 진화하지 않은 식물중 하나란다.

땅속줄기에서 두 종류의 땅위줄기가 올라오는데......

위에서 보이는 것은 땅위줄기의 하나인...포자를 만드는 생식줄기라 하며 다른 하나는 영양줄기라나?

 

 

 

           

 

 그러니까.....

생식줄기는 4월 중에 미리 나오는데

뱀 머리 부분처럼 생긴 곳의

마디마디 비늘 같은 잎들 밑에는...

포자낭이 달려있어 고사리처럼

포자로 번식한단다.

 

 소가 잘 뜯어먹어서 '쇠뜨기'라네?

포자낭이 만들어지기 전의 어린 생식줄기는

날것으로 먹거나 삶아 먹기도 하며,

 

 오른쪽 생식줄기 옆으로 보이는 것이...

광합성작용을 하는 쇠뜨기의 영양줄기다.

모양이 전혀 달라서 보통 다른 식물로

여기기 쉽다하는데 나도 그랬다...ㅎㅎ

 

 예전부터 습한 곳에서 잘 자라는...

낮게 깔린 이 식물의 이름을 알고 싶었는데,

이참에 공부해서 기분 좋다...^^



 


 


 

 

 

 

 

       

  

 

 

 

 

 

 

 

 

 

 

 

 어느덧 밥풀꽃인 '박태기나무'를 지나며 '실레 이야기길'을 빠져나왔다.

도란도란 귀한 말씀에...두어 곳에서 쉼이 있었던...선생님들과의 만남에 감사드리며...

귀한 나물 한줌 뜯었는데 같이 이으려다 짧게나마 달리 남기고 싶어 다른 장으로 넘긴다.

 

 

 

 

2014년   4월   12일   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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