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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겨울 눈이 몇 번이나 더 올까?

집에서 쉬고 싶은 마음도 있었으나 창밖의 눈을 보고 있자니 아쉬워서 모자 쓰고 밖으로 나갔다.

위험하지 않고 2시간 정도 걷기에 좋은 곳으로 북악스카이웨이로 향했다.

이곳은 강원도로 치자면 대관령일 것이다.

눈이 내리면 도로가 일찍 통제되기로 유명한 곳이다.

 

 

 도로변에는 눈이 오자마자 녹아서 시시하지만 ...

버스를 타고 아리랑고개를 넘어 산 쪽으로 머리를 돌리자 나뭇가지들이 소복하니 아름다웠다.

근처에 사시는 분들이 꼬마들을 데리고 오르는 모습이 눈에 띄고

바람이 적어서 춥지 않았으니 나들이하기에 좋았다.

 

 

 

 왼쪽 발아래는 성북동으로 각 나라 대사관저가 많다.

이를테면 각국 대사들이 사는 곳으로 치외법권(治外法權)이 적용되는 곳이며 집들이 큼직하고 대문의 장신도 특징을 보인다.

중국은 붉은색과 금색으로 장식되어 있으며 장중한 느낌과 동시에 호화로움도 있었다.

무서워서 사진은 찍지도 못했다. 아마 cctv들이 골목마다 설치되어 있을 것이다.

이 길을 20분 정도 내려가는 동안 걸어서 다니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으며 한동안 내려가다 보니 경찰초소만이 눈에 뜨였는데...

누구일까? 걸어 다니는 사람을 경계하는 눈치였다.

 

 

 

 도로를 따라 산책길을 만들어놓은 이곳은 산 아래보다야 공기가 좋지만.....

자동차 매연이 느껴지기도 하는데 오늘은 눈이 있어서 그런 가 오르며 점점 상쾌해졌다.

 

 

 

 아이젠은 생각을 못했다.

나무길이 많아서 그랬을지 이곳에서 아이젠 착용은 금한다는 구절을 읽었었기에 준비를 하지 않은 것이다.

하지만 눈이 그대로 쌓여있는 곳보다 사람들 발길에 다져져 반질거리는 곳은 참으로 미끄러웠으며.....

아이젠을 착용한 사람들도 종종 만날 수 있었다.

 

 

 

 드라이브를 즐기려는 사람들이 대부분인 도로는 말끔했다.

오를 때는 더 어려웠을 자전거 부대가 줄을 지어 내려가는데 기분이 삼삼할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ㅎㅎㅎ

차를 타고 가는 기분과 걸어서 가는 기분은 분명 차이가 있으며 비가 오는 날도 눈이 온 날도 단풍이 있는 가을에도....

구비 구비 돌아가며 올라가든 내려가든 서울이란 도시를 잊게 해주는 여유와 멋이 있는 구간이다.

 

 

 

 이런 맛에 눈이 온 날은 걸어보는 것이다.

신발은 신었지만 그냥 눈앞에 펼쳐진 수채화 속으로 나를 들여놓는 것이리라!

하얗고 아기자기한 풍경에 멈추다 걷다를 반복하며 건너편 山도 올려다보고 마을도 내려다보고......

 

 

 

 그러다 팔각정이 눈에 들어왔다.

아무리 춥지 않다 해도 겨울이니 이쯤에서는 정상에 온 것이 또한 반갑다.

차를 타고 올라온 사람들이 더 많았겠지만 데이트 나온 여인들 가족들이 꽤 있었다.

 

 

 

 커피 한잔을 두 손에 들고 후루륵~ 마시며 느린 걸음으로 둘레를 거닐었다.

언제나 믿음직스런 북한산 보현봉(714m)과 눈 덮인 평창동을 담아보고.....

산동네로 보이는데 부자들이 산다고 했나?

雪國이로구나!

 

 

 

 조금 더 높이 팔각정(342m)에 올라서 바라다본 모습이다.

날 좋은 날에 비해서 한 시간 가량은 더 걸린 듯하며 다음에 눈 올 때는 아이젠을 챙겨야겠다.

혼자서도 좋지만 서울의 다른 곳에 사는 친구들과 돌아가며 동네를 소개해주는 방법도 좋으리라!

 

 

 

 

2014년   2월   11일   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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