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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부러 찾아서 갈 정도로 관심이 있는 것은 아니었으나...

친구가 작품을 냈다며 전시회에 오지 않겠냐고 하니

얼굴 보러 간다며 '구리아트홀'로 향했다.

사진 하고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친구였지만 

답사를 다니는 남편이 사진을 잘 찍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아내에게 배워보라고 권하여 취미로 시작했다고 한다.

 

 꽃을 한 송이 들고 가려다 밖에 나간 김에 자그마한 화분 세 개를 준비했었다.

봄이니 비어 있는 화분에 심어도 푸릇푸릇 좋으리라! 

붓글씨 쓴 한지에 각각 포장을 하고 은빛 끈으로 묶어 물을 주며

시집보낼 생각에 흐뭇했는데 전시실 입구에 도착하니 커다란 집

마루에나 놓을 듯한 화분들이며 꽃바구니들을 발견하는 순간,

얼마나 내가 왜소해지는지, 괜히 가져왔나 소심함에...ㅎㅎ...

 

 이런 곳에 올 때는 이렇게 무엇이든 커야 하는 거야?

와서 축하해 주면 좋은 것이지!

꽃샘추위에, 입구에 모아놓은 꽃 장식들에 몸이 

쪼그라드는 것을 겨우 펴서 들어가니 어서 오라며

이쁜 친구가 꽃봉지를 내려놓고 작가로 변신해 설명해 주었다.

그중 몇 작품만 올려본다.

 

 

 

 

 첫 사진부터 발목을 꽉 잡았다...ㅎㅎ...

있는 그대로의 풍경이나 실체를 빛의 밝기로 연출하여 나타내는 것이 사진이라

생각했는데 언뜻 보기에 그냥 그림을 그린 듯하였으며 촌사람을 놀라게 하였다.

하얀 눈의 여백이 주는 편안함에다 화려한 스키복들이 그저 아름다운 꽃송이들로 보였다.

각각의 스키장 모습을 찍어 사진 3장을 한꺼번에 겹쳐서 압축하여 나타냈다고 했던가?

새로운 세계를 접하게 되어 친구 얼굴 보는 것도 반가웠지만 잘 왔구나!

 

 

 복잡하고 화려한 명동의 모습......

쇼윈도에 걸린 옷들 사이로 건너편이 찔끔 바라다보이고....

반대편의 모습 또한 반사되어 한 장에 몽땅 담은 사진으로...

몸은 현실에 있지만 영혼은 이쪽저쪽 세계를 넘나들며 무엇이 진실이고

거짓인지 알 수 없는 혼돈의 공간을 펼쳐냈다는 작가의 이야기!

아침이 주는, 새벽이 주는, 어둠이 주는 빛과 시간과의 기다림이 사진에게는 모두 아니었나?

미술작품인지 분간이 어렵고 몽롱~~ 해지기도 하고

한낮의 늘어지는 명동이 떠올려졌다.

 

 

 

 

 작가가 그린 한 폭의 그림에서 매화 향기가 피어나고....

아름다운 여인이 봄 향기에 어쩔 줄 모르며 옷고름 휘날리며 춤을 추는 듯한......?  

은은한 듯 산뜻하며 부드러우면서도 강렬한 여인의 몸짓이 전해졌다.

 

 스스로의 얼굴을 작품으로 출품한 분도 있었는데

삼각대를 놓고서 찍었다면 당연히 자신이 찍은 작품이지만,

앞에서 누군가가 찍어주었다면 작가는 과연 누구일까?

작가 마음에 드는 작품을 선정하는 것이 아니고 전시기획자가

나름 주제를 갖고 건다는 사실도 알았다.

 

 

 

 

 물방울에 조명을 비추어 만들어낸 작품이라는데...

참 상상력도 풍부했지만 빛으로 어떻게 이런 조화를 만들어 냈을까! 

유화 같기도 하며 집안에 하나 걸어놓으면 평온하면서도

화사할 분위기라 입맛을 다시고...^^

 

 작가들의 경우, 사진기는 보통 어느 회사 제품을 다들 쓴단다.

그 사진기의 50분의 1도 안 되는 것을 들고 앞에서 자세를 취하자니 웃음도 나왔지만

떨지 않고  용감하게 들이댔다...ㅎㅎ...

 

 오늘의 느낀 점...

 '상상력이나 독특한 기법들이 앞으로도 쏟아지겠구나!'

 '내가 관심 없는 분야라고 접을 것이 아니라 불러주는 곳이 있으면 시간 내어 가보자!'

 '시야가 확실히 넓어지니 문화생활은 이래저래 많이 대하고 볼 일이다.'

 

 

 

 

2014년  3월   10일   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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