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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오전 10시에 모이기로 했다.

이곳에 새롭게 들어선 건물 오픈기념으로 간송전이 열렸기 때문이다.

전형필의 전기를 쓰신 선생님은 날마다 일찍 오셔서 학생들을 기다리고 계시니 키도 크셔서 멀리서도 금방 띄시어 찾기 쉬웠다. 

아무리 모이는 곳의 약도를 그려주더라도 길치인 나는 약속장소를 못 찾을까봐 조바심이니...^^

 

 

 

 동대문운동장이 부셔지고 다시 들어선 이 건물은 디자인이 특이하다는 사람과 괴물이라는 누구도 있는데...

3월에 문을 열었으며 지하철역에서 나오자마자 보이는 모습으로 사진 왼쪽으로는 상가들이 들어서 있었다.

마침 건전지가 필요해서 들어가 보았는데, 복장을 가춘 안내하는 젊은이들이 곳곳에 있어 어찌나 멋지고 친절하던지...

선진국의 면모를 대한 듯 기분이 좋았다. 

 

 

 

 모임장소를 확인하고는 시간이 남아 한 바퀴 둘러보았다.

아직 안쪽은 어떻게 시설이 되었을지 모르는 상태였으나 개인적으로는 곡선미가 돋보이고 이런 건물을 처음 대하니 근사했다.

한류열풍으로 '별에서 온 그대'를 홍보하는 곳도 있는 모양인데 하도 인기가 있다고 하여 처음부터 보았으니, 통과!...^^

 

 

 

 중앙에 '어울림광장'이란 넓은 곳도 있다.

예전에 운동장이었을 적에는 문을 닫아놓았으니 시민들이 들어갈 수 없었는데 전시회장을 빼고는 여기저기...

자유롭게 들어갈 수 있는 곳과 쉴 곳이 있어서 잘해놓았단 생각이다. 바람이 세서 여름철에는 시원할 것으로 예상되는 곳!

운동장을 철거하며 땅을 파다보니 집터도 나오고 백자도 나오고 서울을 둘러싼 성곽도 부분적으로 나오고.....

이런 공간들이 이 건물의 허파구실을 하는 것 같았다.

 

 

 

 간송전시회는 3시간 정도를 걸려서 구경했다.

사진은 찍을 수가 없어서 섭섭했지만 신윤복이 그린 풍속화들을 영상으로 해놓은 것은 허용 되어 한 컷 담을 수 있었다.

모두 30점으로 '혜원전신첩'은 국보로 정해졌으며 오래된 진품을 앞에 놓고 보자니 호사스러움에 미소가 흐르고,

비단에 그려진 신사임당 포도그림과 정선, 김홍도, 장승업 등 역사책에서만 보았던 그림들을 감상했으며,

국화가 그려진 백자의 이름은 겁나게 길어서? '청화백자 양각진사철재 난국초충문병'(국보 제294호)이었다...ㅎㅎㅎ...

너무 비싸 당시에 수집가들이 엄두도 못 냈다는 69마리의 학이 아래로 위로 날아가는 '청자상감문 매병(국보 제68호)에도 흠뻑 취해보고,

각종 연적에 추사 김정희 글씨를 살펴보는 기회도 되었는데 그중에서 간송이 가장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문화재는?

1997년에 세계기록유산으로 지정된 세종대왕의 '훈민정음 혜례본'(국보 제 70호)으로 기와집 10채 값을 주고 구했다한다. 

귀한 시간이라 몇 바퀴를 돌았는지 모른다. 보고 또 보고...^^*

 

 

 

 점심도 먹을 겸 밖으로 나와 옥상에 올랐더니...

엘리베이터나 층계로 오르는 것과는 달리 이렇게 완만한 경사로 아래까지 내려갈 수 있는 멋진 시설도 있었다.

 

 

 

와~~~~

아래를 내려다볼까요?...ㅎㅎ...

음, 그러니까 4층 높이에서 내려다본 경치인데 우주선을 타고 다른 별에 온 듯 흐뭇했다.

 

 

 

 간송전시회는 다 보았지만.....

선생님을 모시고 헤어지기 섭섭하다며 돌아본 곳이 이간수문 전시장이다.

버드나무 사이로 문이 살짝 보이는데 지하 35m 밑에서 발견했다니 놀라웠으며 그 위로 흙을 일부러 쌓았을지...

왜 그리 높아졌던 것일까 의문이 일었던 곳이다.

 

 

 

 이간수문으로 가는 길에 보이는 성벽은 남산에서 이어져 동대문으로 연결 되는......

서울을 둘러싼 성벽의 일부로 땅 밑에서 오랜 시간을 지내다 나왔으니 이런 날이 올 줄 알았을까?

돌 색이 위아래가 다른데, 밑에 있는 돌이 당시의 오래된 돌이며 위에는 새롭게 얹어진 돌이다.

 

 

 

 가까이 가보니 수문이 이렇게 잘 생겼다...ㅎ...

남산에서 흐르던 물을 도성 밖의 청계천으로 잘 흘러갈 수 있도록 유도하는 문으로...

오른쪽은 행여 적들이 수문 안쪽으로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해 목책(木柵)을 설치한 모습이 보인다.

정겹고 아름다운 복원이다....^^*

 

 

 

 뒤쪽으로는 동대문 역사관도 있어서 발굴한 터를 곳곳에 꾸며놨으며...

 

 

 

 이런 아름다운 우물도 있었다...ㅎ

 

 '한국도서관협회'에서 주관한 이번 행사를 국민의 세금으로 누리게 되었으니 한없이 감사한 마음이다.

거리가 가까워도 움직이지 않으면 언제 볼게 될지 모르는 이곳에서 간송 전시회까지 돌아보고...

황금 설명도 들으며 마음에 빚을 지었음에 그만큼 좋은 일을 해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2014년   6월  16일   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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