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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

만두 속과 닮았구나!

평산 2014. 12. 4. 13:42

 

 밤 9시가지나 잠깐 들르겠다는 친구가 있었다.

김치만두 속을 넉넉하게 만들었으니 나눠먹자며......^^

만두를 언제 해먹었던가!

 '아이고, 고마워라!'

 

 

 

 

 이튿날, 경험이 미숙(未)하나마 손에 달라붙지 않을 정도로 반죽을 하고,

마늘 찧는 것으로 밀어서 껍질을 커다랗게 만들었다.

동그란 것으로 찍으면 재단을 아무리 잘한다 해도 남는 부분이 있으니, 

칼로 쓱쓱 잘라서 추석이면 어머님 하시던 말씀을 떠올려보며...

송편은 떡을, 만두는 속을 먹자고 하는 것이라 했으니 무조건 입을 오무렸는데...

예쁜이는 없고 세모돌이, 너부숭이, 두리뭉실만 있어서 동작을 잠시 멈췄다.

 '아무리 그렇다해도 이건 아니잖아!'

 

 다시 김밥모양으로 만들어 동글동글 썰어 한 개씩 밀었더니 봐줄만했는데...

한입에 쏙 들어가는 작은 크기면 좋겠지만 언제 만드냐고요!

그리하여 쉽게 마무리 지으려 그랬으면서...

만두피는 적게 먹는 게 좋을 거라며 큼직큼직 왕만두로 모조리 만들었다.

우연찮게 만두피와 속이 맞아떨어져서 얼마나 좋은지...ㅎㅎㅎ

 

 바라보며 흐뭇한 것도 잠시...

만두에 집중하느라 점심을 놓치고 오후 3시가 지나고 있었으니,

갑자기 배가 고프며 서있을 힘마저 없어져 정신없이 물을 얹고 만두를 쪄서는...

뜨거움에 호호 불어가며 눈 밑에 땀이 촉촉하고 배가 동그래질 때까지 먹었다.

 

 만두 속에는 입맛을 돋구어주는 김치의 알싸한 맛,

참기름의 고소한 맛, 당면의 졸깃졸깃에 숙주의 아삭함까지... 

전체적으로 짜지 않고 담백해서 속을 만든 친구의 성격과 닮아있었다.

 "맛있게 먹었어요!" 

 

 

 

 

2014년 12월   4일   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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