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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

늦가을의 행운

평산 2014. 11. 27. 13:09

 

 내년부터 붓글씨 시간에 가끔 한번 씩은...

그림을 그리는 것이 어떻겠냐고 이야기가 나왔었는데...

뜻하지 않게 기회가 생겨 조금 일찍 접하게 되었다.

 

 그동안 書藝家이며 畵家이신 선생님께서는 사시는 아파트주민들에게 봉사를 해오셨으며...

현재 그 곳에서 그림을 배우고 계신 분이 수업후 남긴 사진을 보여주시기에 좋아보여서...

 "선생님, 사시는 분들만 할 수 있는 곳인가요?

 "해보실래요?"

그 때 옆에서 '안 돼요!'라고 말하는 소리가 들렸지만,

만년 신사인 선생님께서는 느닷없는 질문에 흔쾌히 오라며 기회를 주셨다.

 

 

 

 

 아침 일을 서둘러 끝내고 난초 그리는 모습을 상상해보며 배우는 장소를 찾아가보는데... 

길 건너편이라 쉽게 찾을 줄 알았지만 이리저리 헤매다 그만 지각을 하고 말았다.

대나무를 그리는 수업중이셨는데 얼마나 죄송스럽던지...^^

오래도록 글씨와 그림공부를 하신 분들이 많았으며 딱 한 자리가 남아있었다.

 

 물통과 파레트, 붓 등 도구들을 챙겨주신 다음...

붓이 한번 지나가지만 선이 여러 개 지난 것처럼 농담(濃淡)을 나타내는 법을 배우게 되었다.

분위기가 그다지 낯설진 않았으나 글씨를 쓸 때보다 마음에 여유가 없으며 잘 되질 않았다.

줄 20개를 그으면 하나 성공할까 말까였으니...

 

 평소에 붓글씨 연습도 안 해가는 불량학생이라서...ㅎㅎ...

그림그리기 연습마저 해가지 않으면 이런 기회를 주신 선생님께 누가(累加)되는 것 같아,

다녀오자마자 책상정리부터 하고 검은 천을 깔고는 모처럼 2시간여를 연습했더니...

어느 순간에 농담(濃淡)이 보이기 시작했다.

햐, 이래서 연습이 필요한 거구나!

 "선생님, 오늘 지각해서 죄송스러웠고요. 멋진 기회를 주셨으니 열심히 하겠습니다."

 "단아한 平山의 아름답고 멋진 미래를 상상하며 이제 시작이 반을 가고 있습니다...화이팅!"

 

 망설이다 문자를 보내니 이런 근사한 답을 주셨는데 다시 답을 달고 싶었지만 꾸욱~ 참았다.

어느 線에서 절제(節制)함도 필요한 것 같아서...ㅎㅎ...

늦가을의 행운에 무척 기쁘다.

 

 

 

 

2014년   11월   27일   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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