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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

국화

평산 2015. 4. 27. 15:34

 

 뒷산으로 오르는 길에 작은 국화밭이 있다.

누가 씨를 뿌렸는지 작년 가을에 처음으로 꽃을 피운 후 겨울을 났는데...

봄이 되어 새싹은 나오건만 지나간 줄기들이 서로 얽혀있어 싹이 제대로 나오질 못하고 있었다.

물론 햇볕 쬐는 것도 방해 받고 있어서 당연히 덜 자랄 테니 갈 때마다 답답한 마음이었다.

시간 내어 운동가는 것이라 혼자서 가기치기 하기에는 넓이가 부담되었는데...

 

 

 ( 4월 24일에 본 국화)

 

 

 (잘라낸 가지들의 일부...)

 

 

 그러던 어느 날 산마루에 가보니 그곳 국화들은 가지치기가 새롭게 되어 있어서 얼마나 반가운지?

곧이어 이곳에도 소식이 오겠구나했지만 머리를 치받고 구겨지며 싹들이 자라고 있어도 늘 마찬가지였다.

가지치기 하려면 마음먹고 장갑을 가져와야겠네 하면서도 잊어버려서 돌봐주기가 쉽지 않아...

 '조금씩 나누어서 해볼까?'

 

 장갑을 가져가진 않았지만 마른가지를 꺾어보니 딱딱 소리가 나며 부러졌는데...

산책 나왔던 사람들이 지나가다가 나를 보고는 멈짓하는 모습이 보였다.

새싹을 가져가려다 들킨 것이 아닐까 오히려 미안해하는 것도 같았고,

조용히 다가오다가도 같이 온 사람과 무엇인가 두런두런 이야기를 했으며,

꽃을 가꾸는 도우미인가? 생각하기도 했을 것이다.

첫 날은 사방 다섯 뼘 정도 정리하고서 산책하고 집으로 왔다.

 

 나머지는 비가 온 다음날 손이 시려서 장갑을 끼고 갔다가 옳거니!...ㅎㅎㅎ....

시간이 걸리더라도 모조리 해보자며 지난 가지들을 꺾는데 젖어서 더디게 이루어졌다.

가위라도 가져갔으면 좋았을 것을 국화싹 사이사이를 간신히 딛고 일하자니 땀도 났고 장갑과 바지는 축축해져서...

산책하는 초입인지라 그냥 집으로 갈까 망설이다 그럼에도 한 바퀴 돌았더니 기분 상쾌했었다.

꼼꼼하게 되진 않았으며 싹이 자라는데 방해요인들만 제거한 셈이다.

 

 그리고 2주 정도가 지났을까!

비도 흠뻑 맞았고 햇볕 또한 충분했는지 예상보다도 쑥쑥 자라있는 모습에 반가웠다.

방해하는 엄마 가지들이 없어졌으니 시원하기도 했을 것이다.

국화들 속에는 꺾어주었던 당시의 가지들이 묻힌 듯 살짝 보였으며 오른쪽은 벼랑이라 말끔히 잘라주지도 못했는데,

마음 써준 일이라 그럴까 뒷산에 올라가게 되면 얼마나 자랐나 자못 궁금하다...^^*

 

 

 

 

2015년  4월   27일  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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