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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트에 갈 건데 어디라도 들렀다 함께 가지 않을래?"

 "오늘 쉬는 날이야?"

휴지가 떨어졌으니 그럼 오후에 마트나 가자고 했으면서 얼른 근교 드라이브 갈 곳을 찾고 있었다.

이곳은 어떨까? 저 곳을 가보자!...ㅎ...

 

 시골스러운 곳을 찾아 저수지 주변을 걸어보자며 길을 나섰는데,

도로가 꼭 강원도에 온 것처럼 구비 구비 오르다 내려다가 바이킹을 탄 것처럼 무섭기도 하더니...

자꾸만 깊숙한 곳으로 들어가며 무엇인가 분위기가 음산하였고 결국은 막다른 골목이 나와 기분이 묘했다.

앞은 철조망이 쳐진 저수지로 물이 바짝 말라 있었고 뒤로는 산으로 꼼짝할 수도 없는 곳이 나타나다니?

이런 곳도 있다며 파닥파닥 뒤척이는 물고기가 되어 할 수 없이 되돌아 나오는데...

방금 지났던 길이 아니고 갑자기 넓은 도로가 나타나서 아까 갔었던 곳은 어디였을까?

꼭 귀신에게 홀린 듯 방금 어딜 갔다가 온 거야...^^

 

 

 

 그리고는 상쾌하지 않은 기분으로 서울 쪽으로 향하다...

근처에 살고 있는 친구와 연락이 닿았으며 집 나온 김에 숲길을 걷고 싶다니 추천한 곳이 바로 봉선사였다.

커다란 절이고 경치가 좋다하여 어디쯤일까 궁금했는데 얼마 전에 다녀온 광릉수목원 옆이었다.

절 입구에는 주말농장처럼 밭들이 올망졸망 나뉘어있었고 무엇보다 감자꽃이 눈에 띄었다.

 

 

 

 그 앞쪽으로는 수련이  빽빽하게 자라고 있었으며 발이 땅에 닿아 걸을 수 있는 곳이어서 숨통이 트였다.

기동력이 있다 하여 車만 타고 다니는 것도 마음에 들진 않는다. 타고 갔으면 걷기도 해야지...

살아오면서 캄캄한 극장이나 사람 많은 골목에는 가고 싶지 않은 때가 한동안 있었는데...

그래서였을까 산으로 막힌 막다른 골목이나 차도만 있는 길은 은연중 답답하게 여겨진다.

수련밭도 좋았지만 연꽃으로 이어지자 오호~~~

 

 

 

 너울거리는 마음이여!

 동글동글 물방울이여!

 반갑다, 청개구리여~~~ㅎ

 

 

 

 빽빽함보다 빈공간이 있으니 한결 깊은 숨이 쉬어지며 꽃이 없어도 좋았어라!

이파리들의 높낮이가 있어 사이사이로 자유롭게 드나듬과 파릇한 여유로움이 있었다. 

 

 

 

 거기다 연못까지...^^

좋은 곳을 알려주었네, 밝은 창포도 만나며 걸을 곳이 넉넉했으니...

 

 

 

 하얀 금강초롱에 멀리 보이는 탑이 멋지구나!

꽃밭 오른쪽으로는 인형인지 실체일지 거위 한 마리가 고개를 파묻고 누워있었는데...

궁금하여 다가가니 어딜 침범 하냐며 다다다다~~~달려와서 씨름을 하다 훌러덩...ㅎㅎ...

거위는 아무래도 머리가 좋아보였으며 잠시 거위로 둔갑한 무엇처럼 느껴졌다.

 

 

 

 한쪽으로 소나무와 어울려 금계국이 하늘거리고 여름 정원은 이것으로도 충분해보였다.

 

 

 

 절 안으로 들어가니 궁궐의 행랑채처럼 보이는 곳이 있어 스님들이 공부하는 곳일까...

굳이 알려고는 하지 않고 상상하며 느릿느릿 돌아보았다.

 

 

 

 지붕 아래는 우물터였는데 기와가 남아 진흙으로 빚어 잠시 보관하는 모습인가!

무엇을 모시던 곳이었나...두리번 두리번...^^

 

 

 

 그리고 눈에 들어오는 '큰 법당'이라!

한글로 표시한 곳은 살면서 처음 대했다.

딱딱한 글씨체가 아니어서 쉽게 부처님과 친해질 수 있는 서당과 비슷한 분위기로 다가왔다.

어려운 법문이 아니라 생활상에서 느껴지는 감정들을 편안하게 이야기 해보자는...ㅎ...

 

 

 

 법고가 내려다보이는 곳 앞으로는 푸른 산마루가 둥글게 펼쳐져있었는데...

 

 

 

 절 주위를 거의 한 바퀴 돌았을 무렵이었다.

언뜻 숲 쪽으로 난 이정표에 '행복 동행길'이라 적혀있는 글귀를 발견했으니...

참새가 방앗간을 비껴갈 수 있겠는가, '행복 동행길'로 들어가 보자!

아침부터 예기치 못했던 장소들로 흘러 잠시 으시시했다가 재미가 풍선처럼 부풀어 올랐다.

 

 

 

 

2015년 6월 1일  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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