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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봉선사를 나오다 이런 팻말을 발견했습니다.

 '행복 동행길' 이라니요?

망설일 필요가 있나요, 동참하여 행복해져야지요...ㅎ...

 

 

 길이 여러 갈레인 듯하여 왔다 갔다 하다가 위로 올라봅니다.

 

 

 

 주위는 세조의 능이었으니 '숲 보호구역'이기 때문에 어떻게 동행길을 만들었을지 궁금했습니다.

절 소유의 땅이라 그랬을까요?

햇살이 비춰진 숲에 들어서자 벌써부터 싱그러웠습니다.

 

 

 

 비교적 넓게 동행길이 만들어져서 움직이기는 좋았지만 길을 내느라 많은 나무들이 사라졌을 듯합니다.

사람과 같이 누리며 살아가자 했을 테지요.

 

 

 

 15분쯤 올랐을까요?

봉선사가 아래로 보였습니다.

 

 

 

 그리고는 줄곧 나무들만 보였는데 우람하기도 하고 빽빽한 숲이라 감탄이 절로 나와서 입이 다물어지질 않았습니다.

느닷없이 아침에 나와 반대방향인 봉선사로 우연히 갈 길이 정해지며 이런 숲까지 오다니요?

행여 이 길로 계속 가면 무릉도원이 나오지 않을까...아니지, 무릉도원에 이미 빠진 걸까!

집에 가면 혹시 몇 십 년이 흘러서 못 알아보면 어쩌나 온 갓 상상을 하며 걸었습니다.

나무들 앞에는 수목원이 있어서 숲들의 연장입니다.

 

 

 

 햐~~~멋진 나무입니다!

가만히 있어도 피톤치드가 코로 입으로 온몸으로 달라붙는 듯했습니다.

수명이 몇 달은 길어졌을 거라며 웃었습니다.

숲을 좋아하는 사람들끼리 들어섰고 급할 것도 없어서 마음껏 누리려했습니다만 시간이 갈수록 절하고 멀어져 불안하기도 했습니다.

돌아가려다 가도 조금만 더 조금만 더...무엇에 홀린 것도 같았어요.

 

 

 

 국수나무가 보입니다.

알맹이가 붙은 채로 잣나무 새싹이 뭉게뭉게 올라오는 모습도 보였고요, 

누군가가 두릅싹을 꺾어서 먹은 자국이 있어 우리도 쪼금 남은 밑동을 잘라 맛을 봤는데 향기가 진해서 산삼을 먹은 것처럼 반가웠습니다.

때로는 엄나무 순처럼 보이는 순을 몇 번 따서 먹었는데 처음에는 단맛이 나는 듯하더니 혀에 쓴맛이 남아 배가 고파서 그런가?

행여 잘못 먹은 것은 아닌지 집에 오자마자 찾아봤는데 맞는 듯했습니다만 정확하게는 모르겠더라고요.

 

 

 

 정점인 산마루에 올랐을 것 같아도 길은 또 다시 이어지고이어지고.....

날은 점점 어두워져서 이제 내려가는 시간도 남겨놔야 했는데 이러다 개구리 소년이 되는 것은 아닐까?

아쉽게 발걸음을 돌렸지만 다음에는 작정을 하고 버스를 타고 와 시작과  끝을 달리해보기로 했습니다.

조금만 더 갔으면 입산금지 표시가 있을 것도 같았는데 궁금증을 가득 안고 왔네요?

오르고 내려오는 동안에 다른 사람들은 한 명도 없었습니다.

기억에 남는 길이라 다시 탐방하는 날짜도 잡았으니 기대가 됩니다.

'행복 동행길' 걸으며 행복했냐고요? 그럼요, 그럼요...ㅎㅎ...

 '조만간 다시 가련다, 나무들아 숲아 흙아!'

 

 

 

 

 

2015년  6월   5일   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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