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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쏟아지고 그쳤다.
밖으로 나가며 아직은 흐림이라 우산을 갖고 갈까 말까?
그렇다면 부담 없는 양산을 들고 가자!
오면 우산, 안 오면 양산...
밖으로 나오니 해가 쨍 나왔다.
양산을 펴고 목적지로 향하는데...
가까이는 변한 것을 모르겠으나
멀리 도봉산의 다섯 봉우리는 우뚝 서서 바로 코앞에 있는 듯 선명했다.
와우, 서울도 이런 날이 있구나!
기분이 좋아 발걸음에 장단을 맞추며 걸어보는데...
멋을 잔뜩 부린 여인이 앞에서 마주오고 있었다.
다소 서늘해진 날씨에 붉은색 계통의 꽃무늬 긴팔을 입고서였다.
잠깐 보았던 시선을 다시 山으로 향했다가 언뜻 이상해서...
'가만있자, 무엇인가... 잘못..된 것도 같고...?'
블라우스처럼 부드럽게 늘어지는 옷으로 목 부분은 맨드라미처럼 오글오글 되어 있어 잘 모르겠지만...
밑자락은 분명 한쪽이 삐죽 내려와 있었다.
'일부러 멋을 부린 걸까?'
촘촘하게 달려 있는 단추가 아니어서 옷자락의 차이는 더 크게 보였는데,
요즘은 개성인지 일부러 단추를 엇갈리게 채우고 다니는 사람도 있으니까...
하지만 나이가 어린 사람도 아니고 말이지.
"저기요, 단추가 잘못 끼워졌을까요?"
작은 소리로 말했더니 못 알아듣고 그녀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오히려 도움을 청하러 온 사람처럼 대하는 것 같아서...
말을 아끼고 밑자락을 가리키며 단추가? 했더니...
그 여인, 한 손으로 옷자락을 잡아보고는 화들짝 놀란다.
"어? 고마워요."
"아? 아니에요,"
"비가 고맙지요, 먼지를 걷어갔으니 보였거든요."
얼굴까지 붉은 꽃 한 송이 피우며 그녀가 웃으며 멀어져갔다...^^*
2015년 7월 9일 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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