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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

산마루 부대에서...

평산 2015. 7. 21. 22:07

 

 동네사람들만 아는 부대가 있습니다.

육군 모 부대입니다.

지도를 찾아봐도 나오질 않으니 안보상 비밀인 듯합니다.

그러니 저도 조심스럽습니다.

서울 한복판에 있는 부대라서 이곳에 오는 병사들은 있는 집 자식들이거나...

神의 아들들이라고 우리끼리 종종 이야기합니다.

 

 제일 높은 곳에 부대가 있으니 아마도 서울시내 종로거리나 명동, 남산이 모조리 내려다보이고...

야경 또한 멋지겠지만 들어가 본적이 없어 상상만 해봅니다.

바로 아래에 종합대학도 있어서 축제날에는 아우성치는 소리며 무대가 훤하게 보일 것이라 얼마나 심란할까요.

화려한 불꽃놀이에 한편으론 반갑기도 할 테지요?

주말에는 면회 오는 차들도 당연히 있습니다.

 

 일주일에 세 번쯤 이곳을 지납니다. 둘레길 걷기운동 하러 다니지요.

병사들도 가끔 보입니다만 민간인들 내려다보지 말라고 주의를 들을 것입니다.

 

 

 

 

 얼마 전에 있었던 일입니다.

마침 이곳을 지나는데 어떤 아주머니의 어쩌지 어쩌지! 하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가까이 가보니 휴식시간에 경기를 하다가 공이 담을 넘어 내려왔나 봅니다.

축구공을 들고 계시더라고요,

아주머니보다는 제가 나을 것 같아서 한번 해보겠다고 했습니다.

 

 사진 상으로는 2단으로 철조망이 되어있는 듯 보이지만...

맨 꼭대기는 둥글게 둥글게 철망을 말아서 얹혀놓았기에 높이가 만만치 않았습니다.

병사 한 명이 내려다보고 있었습니다.

공을 들고 발걸음을 몇 번 옮겨보았습니다.

어디가 가장 낮은지 시험하는 것이었지요.

뭐, 거기서 거기였습니다...ㅎㅎ...

 

 숨 한번 몰아쉬고 힘껏 두 팔을 하늘 높이 뻗었습니다.

앗! 올라갔을까요?

보기에 위태위태하더니만 다행스럽게도 맨 꼭대기 철망이 둥글둥글 한 곳에 얹어졌습니다.

바로 그 순간...

 "와아~~~우루루~~우당당 쿵탕!!!"

 

 이전에는 분명 한 명뿐이었는데 어디서들 있다 나왔을까요?

웃통을 벗은 병사들 15명쯤이 갑자기 박수를 치며 머리를 동그랗게 모으고 내려다보았습니다.

짧은 순간에 깜짝 놀라기도 해서 정신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젊은이들 벗은 모습에 황홀해서는 아니었는데...(가슴에 손을 얹고 진실을 이야기하고 있나, 평산?..) 

어깨가 으쓱했다고 할지, 영화를 보는 것일지, 실제 상황인지...???

%$#@$^&*%^$$#@@#$%%##@@...

 

"아휴~~잘됐네요, 마침 지나가는 분이 있어서 잘됐어요." 

아주머니 소리가 한 귀로 들리긴 했는데 방금 뭔 일이 있었던 걸까...

국군장병들께 착한일 한 가지 한 거지 뭐야!...^^*

  

 

 

 

2015년    7월  21일   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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