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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

소꿉놀이에...

평산 2015. 7. 16. 13:03

 

 마트에 들러 주렁주렁 달고서

집으로 향하는데...

단지에 들어서자마자 다섯~여섯 살 꼬마들이

커다란 나무아래 돌들이 모여 있는

곳에서 소꿉놀이를 하고 있었다.

 

  귀엽다 생각하고 눈길을 주며 가려니..  

가까운 벤치에서 아이의 엄마로 보이는 

통통한 여인이 주문하는 소리가 들렸다.

 "주스 한 잔 주세요!"

 

 

 그러자 작은 소녀가 고개를 숙이고

돌에다 무엇을 빻다가 수줍어하며...

"조금만 기다리세요?"

 

그래서 날도 더운 김에 잠시 서서

나도 한 잔을 시켰다...ㅎㅎ

 "아줌마도 사이다 한잔 주세요!"

 "더우니까 얼음도 넣어주시고요,

톡 쏘는 무엇도 넣어주세요?"

 

 남자아이들 같으면 지나는 사람의

말이라 무시할 수도 있었을 텐데...

바쁘게 손을 움직이면서도 누군가

궁금했던지 얼굴을 들어 살피며 예쁜

목소리로 말했다.

 "알겠습니다."

 

 주문이 많아지자...

꼬마의 콩콩 찧는 소리는 더 크게 들리고

이래서 한 번 더 웃어봤다며 무거웠던 짐도

한층 가벼워져 발길을 돌렸는데...

30m쯤 갔을까?

 

 

 "사이다 가져왔어요!"

아이가 뒤에서 달려오며 나를 찾는다.

짧은 거릴지 몰라도 금세 길이 꼬부라져서

보이지 않았을 텐데 짐작으로 온 것 같았다.

 

 주문은 했지만 이럴 때 누가...

배달을 할 것이라 예상하겠는가!

전혀 생각지 못한 상황이라 향긋한 감동이

밀려오며 평소에 따지 못했던 별들이

쏟아지는 느낌이었다.

 "어머나! 정말 가져왔어요?"

 "고마워요!"

 

 꼬마가 내민 것은 커다란 나뭇잎에 작은

솔방울 두 개를 돌돌 말은 거였다. 

콧잔등에 땀방울을 매단 채 건네주고는 바로 뛰어갔는데 미안함과 고마움...

童顔보다 童心이라더니 미소가 번지고...

 

 그나저나 멍~하니 지켜보다...

사이다 값을 못줘서 어쩌나!...ㅎㅎ

별일 아닌 듯 별일이었으며...

나름 아름다운 이야기라 여운이 길게 남았다.

 

 

 

  2015년 7월 16일  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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