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전 약속으로 블루베리 농장에 가게 되었다.
농장주인께서 수확기이니 놀러오려면 지금 오라고 연락 왔다기에
그럼 가보자고 서둘렀던 것이다.
의견이 맞는 사람들 네 명이 모여 경기도 연천으로 떠났다.
부근의 철원은 가봤지만 연천은 그동안 가보았나?
전곡리에 선사박물관이 있는 것으로 보아 스무 살 무렵 한탄강가에
와본 것도 같은데 요즘은 1년에 강산이 변하기도 하니...
안 가본 것과 다름없었다.
암튼, 블루베리가 비싼 몸이기도 하거니와...
조금씩 맛만 봤지 언제 한번 맘껏 먹어보나 동경했는데,
비로소 농장에 가게 되었으니 출발 전에는 이게 꿈이여, 생시여!
따기 체험도 해보고 맛도 실컷 보겠다며 기대에 부풀었다.
그런데 연락을 취하다 마침 그 곳에 다녀오셨다는 분이...
말씀 끝에 1kg에 20000원 주셨다해서 생블루베리 가격에 놀라고
혹시 파시려고 영업차원에서 부르시나?
놀러 오라고 하셨는데 말이야...
음~~~그렇다하더라도 보약이라 생각하고 조금 사오지, 뭐!
가는 길에 2kg 부탁도 받아 가벼운 마음으로 북으로 북으로 향했는데
이제 개발 바람이 불어서 어디든 바깥풍경이 시골스럽지 않았다.
통일을 염두에 뒀을까 전곡까지는 넓은 도로로 이어지고...
샛길로 접어들자 외길이 나오며 사뭇 분위기가 산촌처럼 변하더니,
점점 높아지는 산길 끝에서 누군가 손 흔드는 바람에 다 왔구나 짐작했다.
진돗개 두 마리가 농장을 지키고 있었다.
넓이가 중요하지 않았지만 한사코 여기까지라는 설명이 있어서
귀로 듣는 둥 마는 둥하며 블루베리를 찾아보았다.
입구의 조그마한 나무에 사진과 같은 커다란 열매가 맺혀있어
침을 꼴깍 넘기다 예의상 먹어봐도 되냐며 여쭙고 대답이 끝나기도 전에
한 알 넣었다. 그리 달콤하지도 새콤하지도 않고 부드럽고 은은했지만...
귀하신 몸이라 그런 가 입안이 황송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