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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

생과일 귀족 블루베리!

평산 2015. 7. 5. 23:14

 

 

 

 

 하루 전 약속으로 블루베리 농장에 가게 되었다.

농장주인께서 수확기이니 놀러오려면 지금 오라고 연락 왔다기에

그럼 가보자고 서둘렀던 것이다.

의견이 맞는 사람들 네 명이 모여 경기도 연천으로 떠났다.

부근의 철원은 가봤지만 연천은 그동안 가보았나?

전곡리에 선사박물관이 있는 것으로 보아 스무 살 무렵 한탄강가에 

와본 것도 같은데 요즘은 1년에 강산이 변하기도 하니...

안 가본 것과 다름없었다.

 

 암튼, 블루베리가 비싼 몸이기도 하거니와...

조금씩 맛만 봤지 언제 한번 맘껏 먹어보나 동경했는데,

비로소 농장에 가게 되었으니 출발 전에는 이게 꿈이여, 생시여!

따기 체험도 해보고 맛도 실컷 보겠다며 기대에 부풀었다.

그런데 연락을 취하다 마침 그 곳에 다녀오셨다는 분이...

말씀 끝에 1kg에 20000원 주셨다해서 생블루베리 가격에 놀라고

혹시 파시려고 영업차원에서 부르시나?

놀러 오라고 하셨는데 말이야...

 

 음~~~그렇다하더라도 보약이라 생각하고 조금 사오지, 뭐!

가는 길에 2kg 부탁도 받아 가벼운 마음으로 북으로 북으로 향했는데

이제 개발 바람이 불어서 어디든 바깥풍경이 시골스럽지 않았다.

통일을 염두에 뒀을까 전곡까지는 넓은 도로로 이어지고...

샛길로 접어들자 외길이 나오며 사뭇 분위기가 산촌처럼 변하더니,

점점 높아지는 산길 끝에서 누군가 손 흔드는 바람에 다 왔구나 짐작했다.

 

 진돗개 두 마리가 농장을 지키고 있었다.

넓이가 중요하지 않았지만 한사코 여기까지라는 설명이 있어서

귀로 듣는 둥 마는 둥하며 블루베리를 찾아보았다.

입구의 조그마한 나무에 사진과 같은 커다란 열매가 맺혀있어

침을 꼴깍 넘기다 예의상 먹어봐도 되냐며 여쭙고 대답이 끝나기도 전에

한 알 넣었다. 그리 달콤하지도 새콤하지도 않고 부드럽고 은은했지만...

귀하신 몸이라 그런 가 입안이 황송했다.
 

 

 

 구름이 다소 낀 날씨였으나 오후 3시가 넘어 밭에 들어가려니 햇볕이 쨍쨍했다.

모자를 쓰고 장갑도 가져갔으나 열매가 단단하지 않고, 익었는지 덜 익었는지 손 끝 감각을 익혀야한다니 맨손으로 시작했다.

 

 잘 익은 열매는 딴 자리에 아무런 표시가 없었지만 조금만 덜 익어도 보랏빛 국물이 나왔으며 신맛이 강해 맛을 보면 금세 비교가 되었다. 더욱이 토마토처럼 수확을 한 후에

도 계속 익어가는 것이 아니라 땄을 때의 맛이 말리거나 냉동시켜도 그대로 유지된다니 덜 익었으면 무조건 입으로 가져가라 하시는데...

 

 바로 앞에서 설명하시니 눈치가 보여 덜 익은 것은 물론이고 먹을 수가 없었다.

말을 시펴 머뭇거리면 먹는 중이라 미안하고 먹는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니 더 먹기 어렵고

수용성이라 많이 먹으면 배출될 뿐이라니...

먹지 말라는 소리로 들렸다...ㅎ

 

 색이 짙고 커다란 것이면 익었다 구별했으나 똑같은 색이라도 덜 익은 것은 손으로 건드려도 꼼짝하지 않았으며 조금만 수확이 늦어도 꼭지가 마르고 저절로 떨어지는 조심스런 과일이라 생과일로는 일일이 손으로 따야 상품가치가 있었다.

 

 제일 큰 나무의 키라야 1m가 못 되어 그늘이 없으니 햇볕이 얼마나 강하던지 30분쯤 지나자 땀이 나기 시작하고 한증막에 온 듯 얼굴이 빨갛게 익어갔다. 으~으~~~

 이윽고 2시간쯤 지나니 누구는 다리가 아프다, 허리가 션찮다, 서울까지 가려면 지금 출발해야 한다며 슬금슬금 뒷걸음쳤다..^^

 

 수확해주는 사람의 하루 임금은 8만원으로 숙련자가 없어서 그나마 데려오기 힘들다는데 예전부터 할 일 없으면 농사나 짓겠다는 말이 흔했지만 농사는 아무나 하는 일이 아닌 듯했다.

 나만 밭에 남을 수 없어 반절도 못 채운 바구니를 조심스레 모시고(?) 나오며 밭두렁에 빨갛게 익은 산딸기를 발견했다. 우와~~~

몰래 먹어도 마음 편안한 산딸기네? 귀족은 역시 조심스러워!..^^

 

 

   2015년  7월  5일  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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