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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

[대학로] 라이어 2

평산 2015. 7. 29. 11:48

 

 두 집 살림하는 남자가 있었다.

20년 동안 들키(?)지 않고 평화롭게 살아왔다.

양쪽 집은 그리 멀지 않아 보였다.

부인들도 예쁘고 각각 아들과 딸 한 명씩 두었으며....

아들을 둔 부인은 그러니까  세 식구...

딸을 둔 부인은(↓) 남편의 친구에게 방 하나를 내주며 하숙을 치고 있어 네 식구가 살고 있었다.

 

 어느 날 우연히 양쪽집의 아들과 딸이 컴퓨터에서 만나 이야기를 하다가...

아빠의 나이가 똑 같고, 이름도 똑 같고 직업 또한 택시운전사로 같은 것을 발견하고는...

급격하게 친해져서 서로 만나기로 하였는데...

이 사실을 알게 된 아빠가 못 만나게 하려고 거짓말을 시작하게 된다.

20년 전, 아니지...그 전부터 아주 커다란 거짓말을 하고 있었지만 말이다.

 

 

 

 

 이미 두 집 살림하는 줄 알고 있었던 하숙생 친구에게 도와달라고 애걸복걸(哀乞伏乞)!

급기야는 비밀이 밝혀질까 봐 아내가 방에 들어갔을 때 방문을 후다닥 잠그고 모의를 하는데,

이날따라 너무 이상하게 돌아가는 형국에 방문을 떼고 나오는 아내!

 

 에어컨바람에 관객들은 덥지 않았지만...

주인공 택시운전사는 양쪽 집을 오가며 얼마나 땀을 흘리던지 온 몸이 다 젖고...

하나의 무대장치에서 두 집 여인과 아이들이 수시로 왔다갔다하여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여기까지는 주인공 택시운전사도 수습이 될 수 있다 여겼겠지만...

 

 거짓에 거짓이 더해지다 어느 날 두 여인이 만나게 되는 상황이 벌어지고야 말았다.

모든 것에 허탈한 듯 남편의 진심어린 말이 조용하게 이어졌다.

 "여보....난...어느 누구 한 사람만.... 사랑하진 않았어....둘 다 사랑했지.... 미안...해!"

아주 넋이 나가서 남편이 이야기를 꺼낸 것이다.

(둘 다 예쁜 마누라에 능력도 좋구나~~~하다가 마음이 쨘~~~해지기도 했다.)

그러자 잠시 정적이 흐르더니 두 여인이 입을 열었다.

 

 "우린 이미 알고 있었어요, 벌써 15년이 되었는걸요?"

 "뭐? ....알고.... 있었다고? ...그 것도 ....15년 전에...?"

남편은 자신이 여태 만들어놓은 상황보다 부인들의 이 말에 더 배신감을 느끼는 듯하였다.

 "그래요, 그랬답니다..."

 "그러니 아이들...이제 만나게.... 해주자고요."

 "안돼요!!! 그 아이들은 핏줄이 같아요!"

 

 그러자 한 여인이 나서며 말했다.

 "미안하지만 여보....딸은...당신... 딸이... 아니...랍니다."

 "아니, 뭐라고? ....그....그럼... 누구... 딸이란 말이야?"

딸은 하숙을 하고 있는 친구의 딸이라나???

 

 거짓말이 깊어갈수록 무대에 서는 인물들의 행동이나 말이 다급해지고 ...

반전에 반전을 거듭해서 놀라다가 혼이 다 나가서 간신히 地上으로 올라왔다...ㅎㅎㅎ...

 '연극이지만 이런 일도 있구나!'

 

 

 

 

2015년   7월   29일   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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