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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수량이나 기온의 변화에 낮은 산의 식생(植生)도 달라진다.
최근 몇 년간 그 변화의 속도가 무척 빨라짐을 볼 수 있는데 대표적인 것이 '족제비싸리'다.
우연히 귀화식물에 대한 책을 읽고서 이름을 알게 되었으며,
꽃의 모양이 족제비꼬리를 닮아 '족제비싸리'란다.
작년에만 해도 어쩌다 한 그루씩 보이더니 올해는 눈만 돌리면 보여서,
이러다 뒷산을 모두 점령하는 것은 아닌지 은근히 걱정하며 미움의 눈초리로 쳐다보았다.
'이 세상에 필요 없는 나무는 없다.'는데 말이다.
꽃 색깔만 봐도 토종이 아님을 알 수 있었다.
잎이 아카시아를 닮아서 아카시아의 변종인가 했지만...
일제강점기나 6.25를 겪으면서 산림이 황폐되어 사방공사용으로 들여왔다고 한다.
그렇다면 비교적 일찍 들어온 셈인데 이제 서야 눈에 띄다니...
근처에서 씨앗이 날아왔을까?
꽃이 지고 어느 날 이렇게 많은 씨앗을 달고 있어서 또한 깜짝 놀랐다.
꽃잎 하나하나가 씨앗이 된 모습이었으니 번식이 빠를 수밖에 없겠구나!
궁금하여 작은 씨앗을 갈라보기도 했으나 아직은 여물지 않아 투명한 액체가 가득 찬 모습이었는데,
한동안 번식하다가도 토종나무가 큰소리치면 슬며시 물러나는 나무라하니...
조금은 안심해보며 내내 눈여겨봐야겠다.
2015년 8월 12일 평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