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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

꼬마들...

평산 2015. 9. 4. 22:00

 꼬마들 아침 도우미 되어준 지 3년째다.

1학년이던 형아가 3학년이 되었고 동생은 1학년이 되었다.

그동안 일어난 일이야 많았지만...

하루는 오후 5시가 지나서 다급한 전화가 왔다.

 "이모, 얼른 오셔서 도와주세요!!!"

 

 학교 갔다 와서 배가 고팠는지 냉동 핫도그를 전자레인지에 데워서 먹는다는 게...

잠깐 돌려서 열어보니 먹을 수가 없어 많은 시간을 돌렸나보았다.

후다닥 위층으로 올라가는데 벌써 복도에는 탄 냄새와 뿌연 연기가 흘러 나왔으며

꼬마들 둘이는 어떻게 찾았는지 마스크를 쓰고 소파에 앉아 울먹거렸다.

 "괜찮아, 괜찮아, 다친 데는 없지?"

전자레인지는 멈춘 상태였으니, 우선 문이란 문은 다 열었다.

아직 겨울이 끝나지 않은 상태라 날이 추웠었다.

그 와중에 마스크를 쓰고 있어서 살려고 그랬나보다며 속으로 웃음이 나왔다. 

핫도그가 새까맣게 타고 코렐 그릇마저 깨지기 직전으로 핫도그에서 기름이 나와 까맣게 그을려있었다.

열이 가득했으니 레인지를 닦을 생각도 못했지만 다시 쓸 수나 있을지 걱정이 되었다.

당시에 집에 있었으니 무척 다행스러웠던 일이다.

 

 

  어제 아침에는 간신히 깨워서 밥을 먹기 시작했는데....

잠깐 사이에 누구로부터 시작이 되었는지 투닥투닥 소리가 났다.

 "형은 내 딱지 허락도 맞지 않고 건드렸잖아."

 "너는 안 그랬어?"

 "저번에 찐 계란 먹고 내 얼굴에다 방구 낀 것은 누군데?"

여기까지 이야기 듣고 동생이 우스웠는지 피식 웃었다...ㅎㅎ...

 

 "저번에 자려고 하는데 형이 이층침대로 올라오라고 하구선......"

 "그래서?"

혹시 무슨 일이 있었을까 궁금하여 내가 물었는데 형이 말했다.

 "복수한 거 에요, 지난번에 서운했던 것....."

 "복수라고 이야기하니까 무섭네, 그렇다고 동생을 괴롭히면 안 되지!"

 "어느 집이나 다 그렇게 큰단다, 어서 밥 먹어."

세수하고 옷 입고 가려면 이제 그만해야 함에도 서로 지지 않고 이어지더니...?

 

 

 "저번에 잘 때 내 코딱지 떼어서 네 입에다 넣었어!"

뚜/루/르~~~~♬

띠리리리리~~~~~♪

잠시 정적이 흘렀다. 아주 엄청난 찬물을 형이 끼얹은 것이다.

비슷한 점을 이야기 할 때는 도토리 키 재기였지만... 

사실인지 모르겠으나 전혀 보이지 않게 코딱지를 먹게 되었으므로 충격이 컸던 모양이었다.

때때로 소심해지는 동생이 말없이 방으로 들어가더니 침대에 등을 구부리며 엎드렸다.

시간은 없는데 일이 험해지는 것 같아 가짜로 형아를 때려주는 척했는데....

형도 이야기하다 서러움이 북받쳤는지 목소리가 떨렸다.

 

 이럴 때 기분전환을 시켜서 학교에 밝은 모습으로 가야하는데 어쩐다?

정신없이 동생은 동생대로 형은 형대로 칭찬해주기 시작하며...

 "이다음에 크면 이런 이야기 떠올리며 많이 웃을 거야!"

 "별일 아니니 이제 학교 가자! 누가 더 빨리 준비할까?"

 "우당탕 쿵탕......"

 

 

 

 

 2015년   9월   4일   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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