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럴 때 다른 사람이 해주면 편안하고
쉬울 듯해도 더 아플까 바짝 긴장이 되니...
혼자 해보자며 작은 바늘을 꺼내
가스 불에 벌겋게 달궜다.
살이 익으면 어쩌나 식기를 기다려...
왼손 중지부터 시술을 했다...ㅎㅎ
가시가 작은 편이라 눈이 어릿어릿했으나
엄지손톱으로 볼록하게 내민 후
"아~ 아~ 아얏!"
점점 가시임이 분명해져서 기어코 제거해야 했으니 공을 들여 끈질기게 시도했는데
허락도 없이 들어가서 그동안 아프지 않았나?
억지로 빼낸 다음에야 쓰리고 아팠다.
바늘이 지나간 게 대체 몇 번이야!
"으으~~~"
내친김에 오른손 중지 옆으로 시선을 옮겼는데 이번에는 왼손으로 해야 하니 막막했으나 웬일일까? 서툴기는 했지만 바늘을 대자마자 정확하게 찔렀는지 가시가 맥없이 부러지며 기어 나왔다. 그동안 혼자서 기세 등등하다 관심을 보이지 않자 기운이 빠져 바싹 마른 삭정이가 된 듯하였다.
애초에 뽑으려던 생각이 희미했지만
둘 다 가시였으며 모조리 제거하고 나니...
유능한 외과의사가 된 기분이 들었다...ㅎㅎ
살갗은 벗겨져 아직도 따끔거리지만
가시훈장을 달고 다니는 것보다 낫다며..
색다른 하루를 시작하였다.
2015년 11월 27일 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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