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山菊 씨앗을 2년전 아파트 단지에 뿌렸는데...
싹이 많이 나왔으나 뿌린 곳이 응달이어서 국화가 연약한 모습이었다.
그리하여 다음에는 양달에 뿌려주마 고 이따금 오가며 눈길 주었는데...
정원 가지치기를 했다는 며칠이 지나 불길한 예감이 들어 혹시나 하고 국화밭을 기웃거렸더니...
풀인 줄 알았을까 몇 개의 작은 뿌리만 남고 모조리 베어져서 얼마나 안타까웠는지 모른다.
산 위에도 말끔(?)하게 베었던데 정원사가 아니라 낫질하는 사람이 일을 했나보았다.
'꽃인지 풀인지 구별을 못하다니 아휴~~~'
꽃이 작으니 씨앗은 더욱 작아서 채취할 때 시간이 걸려야 한줌 생기지만...
산에서 만난 할아버지가 씨를 뿌려주면 싹이 난다 해서 뿌렸다가 정말 싹이 나서 기특했는데 말야
베어버리고 나서는 들여다 볼 의미가 없어 한동안 잊었다.
그러던 중 아파트와 농촌의 고추단지가 결연을 맺었는지 봄마다 고추화분이 전해지고,
고추가 진 뒤 그 화분에 옮겨 심은 나비란이 얼마나 잘 자라던지 힘이 뻗쳐서 어쩔줄 몰라 하는 모습에...
과연 흙이 좋은가보다며 일부러 비료를 사지 않고 그 흙을 예뻐하였다.
올해는 고추화분을 얻지 못했지만 가을이 되어 고추가 시들자 화분을 밖으로 내놓은 집들이 있어서...
흙을 이용해야겠구나 싶은 마음에 화분 들고 밖으로 나갔다가 우연히 노랗게 핀 국화를 발견하게 되었다.
'와아~~~그동안 이렇게 자랐는데 몰랐네?...ㅎㅎㅎ...'
뒤늦게 싹이 난 것도 있었을까,
있던 싹이 엉금엉금 뻗어나갔는가!
위로 꿋꿋하게 자라진 못했지만 땅으로 기어서 비교적 넓게 자리잡으며 기쁨을 안겨주었다.
이만큼 자릴 잡았으면 이제 꽃인 줄 알고 베어내진 않겠지.
고추화분 덕분에 발견했구나, 내년에는 더욱 뻗어가리!...^^*
2015년 11월 15일 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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