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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추 사러 갔다 들어오는데 난간에 산국가지가 걸쳐있었다.
땅바닥에 누워 꽃이 피어있으니 누군가가 보라고 일부러 얹어놓은 듯하였다.
현관문을 들어오며 문만 열 생각했지 난간 너머 컴컴한 곳에 뻗어있는 국화를 전혀 잊고 있었다.
"이렇게 피었었구나!"
첫해에는 꽃이 필 무렵 단순한 풀인 줄 알고 아저씨가 대부분을 베어서 속상했는데...
생명력이 좋았던지 낫을 비껴간 나머지가 위로는 자라지 못하고 땅으로 기며 뻗어가고 있었다.
山에서나 香氣를 느껴보고 등잔 밑에 핀 줄은 모르다 꽃을 발견하게 되어 무척 기뻤다.
뒷산에서 씨앗을 채취해와 뿌린지 이제 두 해가 되기 때문이다.
누군가가 아래쪽에 뻗은 굵은 가지 하나를 세워...
난간 위로 올렸으니 덜 답답할 것이고 노란 꽃망울로 방긋 웃고 있어 금방 알아보았다.
"내가 너를 소홀히 했구나! 꽃 피었다고 보여주고 싶었지?"
우연의 일치지만 먼저 발견한 것은 단풍나무였다.
회양목 앞에 심어져있어 비슷한 색이라 보이지 않다가 단풍이 들자 눈에 확 들어온 것이다.
위로부터 단풍이 내려오는지 색의 차례가 엿보여 더욱 사랑스러웠다.
여기저기 씨앗을 뿌려놓아 그런가 단풍나무 뿌리에서도 山菊 싹이 나와 左右로 꽃이 보였으니,
기대하지 않고 뿌렸던 씨가 보살핌 없이 잘 자라고 있어 고마웠다.
그동안 무엇이 바빠 마주하지 못했을까!
집안에 있을 때보다 공기가 좋은지 단풍이 곱다...^^*
2016년 11월 6일 평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