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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상에서떠남

인수봉 바라보기!

평산 2017. 4. 11. 22:42

 올 들어 처음으로 북한산에 올랐다.

전날, 친구와 약속을 하고 파전에 주먹밥을 싸고 오렌지와 사과, 물, 보온병을 준비했는데...

막상 떠나려니 날이 뿌옇다는 소식이 전해져 망설이다 주저앉고 말았다.

가고 싶은 마음이 커서 그랬나 얼마나 힘이 쭉 빠지는지...

갑자기 피곤해지며 목소리마저 힘이 없었다.


 다음날도 바깥 풍경은 비슷했지만 신문을 읽다 벌떡 일어나서 가방을 챙겼다.

진달래가 얼마나 피었나 궁금하여 약속도 없이 홀가분하게 나섰던 것이다.

선크림 쓱쓱 바르고 옷을 최대한 적게 입어 바람이 차갑게 느껴졌으나 곧 적응되었다.


 버스를 타고 우연히 바라본 앞 유리에 山이 가깝게 보여 나서길 잘했다며 씩 웃었다.

적어도 산 입구에 도착해야 하는 시간을 12시로 정했는데 10분이 지나고 있어서...

은근히 걸음을 재촉하여 다리가 뻣뻣해짐을 깨닫고는 천천히 여유를 갖자며 스스로를 다독였다.

뒤산 둘레길만 돌다 위로 계속 오르니 그런가 1시간쯤 지나자 에너지가 고갈되었다.

 "아니, 왜 벌써 그렇지?...ㅎㅎ..."





 오랜만에 오르기도 했지만 시간이 그렇게 흘렀던 것이다.

바위에 앉아 오렌지를 한쪽 넣었더니 몸 안에서 맛을 알아본 또 다른 내가 빨리 달라며 아우성이었다.

팔은 그것을 따라가지 못해 쩔쩔매었고 이 순간은 아무 경치도 들어오지 않았다.

과일 하나에  5분도 채 안 지났건만 이렇게 힘이 날 줄이야!

 '당이 떨어졌었나 봐!...ㅎㅎ...'


 진달래는 산 밑자락에 피는 정도였으며 300m쯤 오르자 겨울이나 마찬가지였다.

노랑제비꽃이 환하게 웃어주어 그나마 서운함을 대신할 수 있었다.





 영봉 정상에 오르니 인수봉을 자일 타고 올랐던 사람들일까?

장비들을 쭉 늘어놓고 점심을 먹고 있었는데 꼬마까지 왔다 갔다 하며 북적거려서 활기가 넘쳤다.

난 그들 사이로 살며시 내려와 나만의 자리인 바위에 앉았다.

얇게 입었지만 더웠으며 배낭도 등 쪽이 젖었기에 말리며 바나나와 빵 한 조각을 먹었다.

혼자라도 인수봉만 보이니 무엇을 먹든 편안했다.


 "저 아래에 앉는 장소가 있나 봐!"

신기한 듯 뒤쪽에서 들리는 소리에...

'네, 氣가 막힌 명당자리입니다.' 속으로 대답하였다...^^


 발아래에는 텐트 치고 야영하는 천막들이 알록달록 보이고...

우뚝 선 인수봉은 나와의 거리가 약 1km쯤 되건만 바로 앞에 있는 듯 선명하였다.

 '오고 싶었어'

 '겨울 지나는 동안 잘 있었니?'

 '이 자리에 있으니 행복하구나!'

걱정 없는 봄날이라 인수봉을 앞에 두고 한 시간여를 앉아있었다.





2017년  4월  11일  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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