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문 '안산자락길' 한 바퀴!

 봄산행 답사차 반 바퀴만 돌았더니 섭섭해서 비가 온 다음날 안산에 다시 갔다.

꽃들이 어찌나 피어있는지 올해는 다시 못 본다 해도 서운하지 않을 정도로 호사를 누렸다.

지난번에 다녀온 지도에서 파란색 부분은 작은 꽃나무들을 일부러 심어놓은 듯 아기자기하고 여성스러웠는데...

 지도에서 주황색 부분은 植生이 확연히 달라 변화를 주려는 사람들의 노력이었을까?

아니면 예로부터 녹화사업을 했는데 우연히 이런 모습으로 나누어졌을까 의문이 일었다.

나무들이 쭉쭉 모습으로 아기 자기보다는 늠름하고 남성적인 분위기였으며 꾸민 모습 없이 자연스러웠다.

세월이 보이는 '메타세쿼이어' 로 잎들이 나오면 무척 싱그러울 듯하였다.

 이렇듯 휴식공간도 마련해놓아 진정 시민들을 위한 시설로 보여 고맙기까지 했다.

자연과 함께 옹졸한 마음을 떠나 넓은 세계로 이끌어주려는 모습이었달까!

아무런 이유 없이 가슴 한편을 내어준 山에게 잘했다고 엄치 척 들어주었다.

 벚나무도 오래되었는지 하늘 맞닿을 곳에 꽃을 피워 높이 쳐다보아야 분홍치마가 보였다.

땅 위에는 보랏빛 제비꽃들이 잔잔하게 피었고...

 산책길에서 얼마 떨어진 곳에 온몸을 불사른 벚나무와 의자 두 개가 있어...

티끌만 한 긴장감 없이 땀이 찬 양말 말리며 아주 편안한 자세로 잠시 쉬었다.

어떤 자세였는지는 말할 수 없어요...ㅎㅎ

 친환경 길로 만들어진 한적한 오솔길도 지났는데...

한 바퀴 도는 데 7km라 해서 적어도 3시간이면 되겠지 했으나 어림도 없었다.

쉬는 시간이 있었지만 5시간이 걸렸으니 말이다.

 관악산이 보이는 쪽일 것이다.

비가 왔으나 벚꽃이 한창이었으며 잎이 나왔지만 개나리도 풍성했고 무엇보다 복숭아꽃이 화려하고 아름다웠다.

명자꽃도 피었고 귀룽나무가 봉오리를 터뜨렸으며 열흘 후 행사가 있는 날에는 황매화가 한창일 듯하였다.

 거의 한 바퀴를 돌아 꽃마저 지루할 때쯤 전망대가 나타났다.

북한산이 뒤쪽으로 나지막하게 펼쳐져 있었고 개나리가 가득했던 인왕산이 의젓한 모습이었다.

 왼쪽으로는 안산의 정상이 보였다.

오른쪽 끝에 봉수대가 있는데 자락길이 둘레길이라고는 하나 이렇듯 정상에 가까운 곳까지 올라온다.

내부순환로 돌면서 내려다보이는 산이 안산이라니, 이제서 알았지 뭔가!

 산 위에서 굽이굽이 내려오기도 올라가기도 한다.

안산의 아름다움에 반하여 부슬부슬 비 오는 날에도 와보자, 앞으로 세 번은 더 오자 했다.

한 바퀴를 고집하면 벅차니 어디서 출발하든 여유롭게 2시간 산책이면 좋을 듯하였다.

 둘레길 중간에서 산 위로 오르는 길이 많았으며 쉬기 위해서는 잠시 벗어남도 한가로웠고...

몇 시간 꽃을 봤더니 이런 싱그러움도 빛났다.

 

날이 더워... 달랑 티 하나 입고 5시간의 자락길을 돌았는데 집에 와서 보니 다리에 땀띠가 나있었다...ㅎㅎ...  점점 날이 더워질 것이라 모자는 꼭 써야겠으며... 중간에 내려간다면 모를까 무엇을 사 먹을 곳이 안 보여... 물과 간식은 챙겨야겠다.  봄을 타는지... 늘 씩씩했던 친구가 입맛에 사는 재미도 없다 하더니 아름다운 둘레길 산책에 기분 좋아졌다며. 데려와줘서 고맙다 하였다 "나도 더불어 즐거웠어!"  독립문 있는 곳으로 내려와 오렌지 하나씩 먹고 건너편 영천시장으로 옮겨 어슬렁어슬렁 시장 구경에 유명하다는 꽈배기... 도넛 칼국수도 맛봤다. 뜨끈한 멸칫국물 넘어갈 때 다리 풀리며 노근 노근 했었지!    멀리 가는 여행이 아니어도 때때로 환경에 변화를 주면 기분이 새로워짐을 볼 때 가끔은 동네에서 벗어나 자연으로 떠나보자!   2017년 4월 20일 평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