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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4년 6월에 간송에 대해 자서전을 쓰신 작가분과 도봉구 방학동에 있는 간송의 집을 찾았을 때는,

높은 담 너머로 무덤이 여러 개 보이고 을씨년스러운 분위기여서...

바로 이웃에 사는 친구도 누구의 무덤과 가옥인지 전혀 모르고 있을 정도였는데...

간송이 1902~1962년까지 기거했던 집이 100여 년 된 전통한옥으로 인정받아 그동안 두 차례의

보수를 거쳐 2015년 9월에 개관된 이후에는 동네분들이 돌아가며 관리하는 모습을 봐왔다.

 

 '간송이란 아호는 스승인 오세창이 깊은 산속에서 흐르는 물 '간(澗) 자와...

논어 자한(論語․子罕) 편에 나오는 '세한연후歲寒然後 지송백지후조知松柏之後'...

즉, 날씨가 추워진 후에야 소나무와 잣나무가 늦게 시듦을 알 수 있다는 문장에서

선비의 지조를 상징하는 소나무송(松) 자를 따와 이름 지어 주셨다 한다.'




 '간송 옛집'에서 음악회가 열리는데 근사했다며 친구가 소식을 주어 이틀 동안 참가하였다.

싱그런 푸르름 속에 저녁이라 북한산 바람이 선득했으나 소박한 듯했지만 전혀 소박하지 않은 음악회였다.

야외공연이라도 음향시설이 좋아서 악기들의 음색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으며...




"여러분이 내신 세금으로 연주회가 진행됩니다."

얼마나 듣기 좋은 이야기인가, 대접받는 느낌이 들었고 역시 국민을 위하는 나라여야 하겠다.

취지가 좋으면 '서울시립교향악단'에서 무료로 연주해준다니, 햐~~~

오랜만에 설명 들어가며 고개를 흔들흔들, 곳곳에 이런 음악회가 많았으면 좋겠다.

아이들에게도 어른들께도 익숙한 곡들이 이어져 기쁨을 주었고,




 다음날은 북한산 둘레길을 한 시간여 걷다가 맨 앞자리에 앉고 싶어서 일찍 찾아갔다.

커피는 물론 따끈한 누룽지 차를 끓여서 기다리고 있었으며...

오늘은 새롭게 국악 프로그램이라니 가야금과 장구를 보며 한복 입은 여인들을 상상했으나,



 

 하얀 드레스에 선녀 같이 예쁜 처자들이 등장하자 동네 분들이 우르르~~~ㅎㅎ

가녀린 몸매들임에도 가야금 소리는 청아하고 장구는 신나는 리듬에 박진감이 있었으며,

해금은 구슬퍼 끊어질 듯 이어지는 애간장이 있었으니 역시 국악은 사람의 마음을 헤집어 밑바닥 감정까지

끌어 내는가하면 또 잔잔하게 어루만져주기도 하였다.




 Soul 音이라 하여 '소름'이란 이름으로 활동하는 처자들이었는데 창을 배웠는지 속 깊은 목소리로

노래와 설명을 곁들이고 잔잔하다가도 어느덧 꽹과리까지 동원하여 한판 신명나게 놀았다.

추위를 참으며 고운 소리를 들려주는 아름다운 그녀들이어서 덩실덩실, 호응을 겁나게 해줬다.

 '얼씨구~~♬ 조옷타~~♪ 지화자~~ 자알헌다~~~♬...'




 국악이 주는 어우러짐이 좋아 그 기분을 안고 옛집 돌담을 돌아...



 

 간송이 살았다던 한옥을 다시 한번 돌아보았다.

요즘은 동네의 사랑방 구실을 하는 곳으로 방안에 들어가 도란도란 쉬어갈 수도 있으며,

초창기에 요일별 관리하는 사람이 모자라다 하여 봉사활동도 이야기했었는데...

거리가 있어 실천은 못했지만 멋들어진 한옥에 잠시 머물며 가야금 연습도 좋으리라!

이리저리 손봐서 너도나도 즐기는 곳 되었으니 바람직한 장소로 거듭났다 하겠다.





2017년   4월  23일   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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