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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고 친구들과 포천에서 하룻밤 자고 왔다.

휴양림을 경험해본 후 휴가철이 되기 전이라 말 나온 김에 검색해보니...

8월이나 주말은 이미 예약이 끝났고 평일에 남은 방이 있어 즉시 신청하게 되었다.

동쪽에서 출발하는 친구들 네 명에...

구리~ 포천 간 고속도로가 개통됐다니 나는 구리로 향했는데




 통행료가 비싸단 소문 때문인지 한산해서 동동 구름과 우리들만 달리기도 했다.

때문에 일찍 포천에 도착했으나 친구들 만나기에는 시간이 좀 걸렸다.

문명에 익숙한 사람과 더딘 사람의 차이로 기다림이 있고 찾아오는 사람이 있었으나

이왕 하룻밤 자고 갈 것이라 서두를 것 없었다.

 



 숙소에 들어가기 전 점심을 먹고 가자 해서 전골을 시켰는데 북슬북슬 '노루궁뎅이버섯'이 귀여웠다.

가위로 자르기 아까웠지만 부드러움 속에 씹히는 맛이 일품이었다.

떠나기 전 비가 오면 어쩌나 걱정하는 친구가 있어서 비 오면 방에서 놀면 되는 것이고...

빗방울이 작으면 우산 들고 분위기 있는 산책을 즐길 수 있겠다 싶었는데 비 올 생각은 없어 보였다.




 도착해서 짐들을 풀어놓으니 하룻밤 지내고 가기 서운하게 많이도 싸왔다.

반찬을 조금씩 담아오면 되지만 맛있는 시기가 있어서 쉽지 않던데 말이다.

혹시나 물이 없을까 사 왔더니 짐이 되었고 한참을 앉아서 이야기하다 한 바퀴 돌고 오자며 일어서는데,

뿌리는 모기약을 가져온 친구가 있어 습한 숲길을 걸으며 호강하였다. 가까이 운악산 정상도 눈에 들어왔지만

난이도가 약한 아래쪽부터 윗길까지 한 바퀴 돌아왔더니 제법 땀을 흘려서...

계곡에 이르러서는 차가운 물에 발 담그고 산언저리에 피어난 주홍빛 나리꽃을 구경하였다.




 준비해온 반찬들이 하나같이 맛있어서 주부 9단들임을 실감하였다.

쌈도 좋았지만 된장찌개에 나물 몇 가지, 마른 반찬, 나물장아찌...ㅎㅎ

고구마나 찌고 수박 가지고 가서 소박하게 하루라도  배를 좀 비우는 것이 좋겠단 생각인데...

푸짐하게 먹고 이야기하다 밤바람 쐬러 나갔더니 달무리에 싸인 달이 보여서 얼나마 반가웠는지 모른다.

3학년 때 같은 반 친구들과의 여행은 처음이라 달님에게 이러 저러 고마움을 전했다.




 새소리에 일어나 해 뜨기 전 초록 세상으로 나가보고 싶어 주섬주섬하는 사이, 몇 명의 친구들이 따라나서서...

잠은 3시간쯤 자고 아침 산책을 5시 40분쯤 떠났을 것이다. 



 

 이슬이 맺힌 산길은...

살짝 비가 왔는지

어제 걸었던 길에 물길을 내기도

흙이 새삼 떨어져 나간 곳도

위험한 구간도 있었는데


 제일 예쁘게 보인 곳은

소나무가 서있는 좁다란 길이었다.

금계국인지...

노란 코스모스일까?

가꾸지 않아 자연스러운 모습이

들판에 온 듯 보기 좋았다.


 두 명이 자고 있어서 그냥 나왔더니

그 많은 이불을 다 개고...

금방 따라나섰지만 우리들을

못 만났다고 해서

깨우기라도 했어야 하나

미안함도 일었다.


 수박과 삶은 감자로 요기를 하고

한동안 몸치장에 소곤거리다 

남은 반찬으로 늦은 아침을 먹었는데

된장찌개 냄새가 새삼 입맛을 돋우어

고봉으로 한 그릇씩 먹었다.


 졸업한 후에 만나온 친구도 있지만 

알차게 이어지질 못하다...

몇 년 전부터 반창회를 하며

이제 알아가는 친구도 있고...

당시에 친해지려다

헤어진 친구도 있어서

여고 모임이 소중하게 느껴지는 요즘이다.

열린 마음으로 친구들을 대하며

속 좁지 않은...

平山이 되려고 노력해야겠다. 



  2017년 7월 10일  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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