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방학이라 샘 친구들을 만나 저녁 먹기로 했는데 식당이 없어져서 못 만날 뻔했다.

조금 늦을 듯하여 먼저 들어가 식사를 하고 있으라 했더니 그러마 했으나 도착하여...

아무리 찾아도 식당이 보이질 않아 전화를 했지만 친구들이 받아야말이지...ㅎㅎ...

내가 올 때까지 근처의 옷집에 들러 구경하느라 전화에는 도무지 신경을 쓰지 않았던 것이다.

 

 이리저리 헤매다 밥을 먹은 다음에는 원구단으로 향한다는 말이 있어 미리 가서 기다릴까?

문자를 보냈어도 깜깜무소식에 날은 덥고 얼마나 지치는지 식당을 포기한 채 원구단을 찾아가다,

돌아와 다시 한 번 찾아보다 이만큼 기다렸으면 됐다며 집에나 갈까 생각할 즈음,

시간 가는 줄 모르던 그녀들이 놀라 전화를 했다. 애초에 내가 늦었으니 뭐!..^^




 저녁을 먹고 찾은 곳이 근처의 원구단이다.

서울의 중앙에 위치하여 높은 건물 속에 파묻혀있어서 역사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나 찾아올 법 했는데...

짧은 시간이지만 이런 곳으로 이끌어준 친구에게 고마웠다.




 원구단을 찾으려면 조선호텔 정문을 지나야 했으며 손님인 줄 알고 인사를 받아 어색했으나,

문화재를 보러 가는 길이여서 자랑스럽게 직진하여 이곳 석조단에 이르렀다. 

1902년에 고종 즉위 40주년을 기념하는 뜻에서 제를 지낼 때 사용하던 악기를 형상화했다는데,

 '돌로 만들어진 북'으로 몸체에 화려한 용 무늬를 새겼다 하나 저녁 무렵이라 잘 보이지 않았다.




 원구단의 정문을 복원한 모습이다.
나라가 잘 되라고 '하늘에 제사를 지냈던 곳'이며 고종 즉위식도 진행했던 장소라 일제가 그냥 내버려 둘리 없었다.

대한제국의 상징이었던 이곳이 1913년에 철거되어 경성 철도호텔이 들어서고 원구단 정문을 호텔 정문으로 썼다나?

얼마나 우습게 본 경우 중 하나 였던가! 해방 후에는 조선호텔로 바뀌어 계단을 내려오자마자 숨 쉴 공간도 없이 이어졌으니,

건물 숲 한가운데 있고 좁은 땅에 복원을 제대로 할 수도 없어 길 잃은 고아처럼 어둡고 답답하였다.




 여러 부속건물이 있었지만 현재는 화강암 기단 위에 3층 팔각정 '황궁우' 유적만 전해오고 있다 하며,

그나마 보수공사를 하고 있어 둘레에 있는 석축만 돌아보았다. 1967년 사적 제157호로 지정되었단다.

아~~~ 쓸쓸함이여, 원구단이 이런 곳이었구나!


 


 어두운 역사를 대하고 나오니 위로해주려는 듯 가까운 곳에서 음악소리가 들렀다.

무대 뒤쪽에서 나와 컴컴해서 보이질 않았는데 서울광장에서 연주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낮 시간과는 달리 덥지 않게 느껴지는 밤이라 마실 나오신 분들께 멋진 선물이 되었을 것이다.

서서 몇 곡을 듣고 버스 타려고 종로로 향하며 청계천을 지나자 이번에는 9시가 넘었는데도 쪼르륵~~~♬

동네분들 마냥 빈틈 없이 발을 담그고 있어서 보기 좋았다만 언제 집에 가시려고 들 그러나???...ㅎㅎ


 우여곡절 끝에 친구들을 만나 반가웠고 모처럼 서울 한복판을 걸었네그려!!!




 2017년  8월  9일  평산.

'늘상에서떠남'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강화 석모도를 잇는 다리가...  (0) 2017.08.17
강화 교동도의 여름날!  (0) 2017.08.14
비 왔으니 안산길...  (0) 2017.07.17
여고친구들과 운악산 휴양림...  (0) 2017.07.10
가평 축령산 자연휴양림!  (0) 2017.06.19
최근에 달린 댓글
글 보관함
«   2024/04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