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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쏟아지던 비가 잠시 멈췄다.

이러다 저녁에는 다시 쏟아지겠다는 일기예보에 산책을 하고 마트에 다녀올까.

아니면 나가는 김에 다른 곳으로 가볼까... 하다...

청계천이 위험해서 통제됐다는 말에 오히려 가보기로 했다.




 광화문에서 내려 가까운 곳에 청계천이 있으리라 예상했지만 정확하게 어디서 시작되는지 몰랐다.

대충 이럴 것이다 하고 걸어가는데 저만치 시청이 보여서 어라? 아니지 아니지...ㅎㅎ...

그렇다면 스크렁이 가득한 사잇길로 가보자!




 그랬더니 시작 시점이 바로 코앞에 떡하니 보였다.

평지하고 별로 차이나지 않은 높이에 물이 담아있으며 출발하였던 것이다.

이때까지도 바로 물 앞쪽의 모습은 상상을 못했는데......?


 


 떨어지는 폭포로 근사하게 꾸며져있었다.

그러니까 기계에 의해서 물이 끌어올려져 내려가는가 보았다.

비는 집에서 나올 때와 비슷하게 우산을 써도 되고 그냥 걸으면 시원할 정도였다.




 물의 양이 많아서 통제를 하나 했더니 물은 보통 때와 비슷하게 흘렀으나

앞으로 비가 더 올 것이라 예상하며, 일요일이라 일손은 부족하고...

며칠 전 중간의 지류가 합류하는 곳에서 할머니 한 분이 불어난 물에 혼나셨으니 안전 차원에서 그런 것 같았다.




 어릴적 장마가 아니어도 물놀이와 빨래하러 도랑에 시시때때로 갔었다.

이런 맑은 물이 아니라 황톳물이 양쪽을 가득 메우며 넘실넘실 흘러서 무서우면서도 멋진 볼거리였는데...

중학교에 다니는 엉아들은 물만 건너면 학교였으나 징검다리를 못 건너 읍내 시장 있는 곳까지 내려가 다리를 건너...

다시 거슬러 올라와야 해서 비가 많이 온 날은 학교에 오지 않아도 결석으로 치지 않는다는 말을 들었다.

이 정도의 징검다리면 학교에 당연히 가야지!...^^




 청계천에서 제일 유명한 '광통교'의 모습이다.

물이 중앙으로 흐르지 않고 물길을 한쪽으로 내서 다리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 같았다.

원래 있던 자리에서 광화문 쪽으로 옮겨졌다 하며 신덕왕후(이성계의 둘째 부인)의 옛 무덤 터에 있던 돌을 옮겨와 세운 다리로,

당초무늬와 구름무늬 등 정교한 조각들이 남아있기로 유명하다는데 내려가질 못하니 멀리서 나 가늠해보았다.

다리의 난간을 장식한 부분이나 오른쪽 벽면을 보면 돌의 색이 다른 것으로 시대를 구분해보고,

멀리서도 기둥 위에 글씨가 쓰여있는 것이 보였다.




 이곳이 아마 청계 2~3가쯤 되는 것 같은데...

버스 안에서 바라봤던 시위꾼들이 근처를 한 바퀴 돌아 다시 종로 쪽으로 가는 모습을 대했다

민주노총이라는 깃발과 외국인 노동자들이 많이 보였으며 노동착취 반대와 노동의 대가를 올바르게 지불하란 소리로 들렸다.

광통교가 원래 있던 장소라고도 전해지는데 비가 와도 이런 행사가 진행되는구나!




 川을 왼편에 두고 넓은 길을 걸어가는 것이라 시원했으며 車 또한 통제되는 날이어서 한적하였다.

여전히 우산은 써도 되고 안 써도 되는 정도로만 내렸다.




 다리가 세워진지 시간이 흘러 식물들은 울창하게 자라고...




 얼마쯤 지나자 '정조반차도'가 보였다.

정조대왕이 사도세자의 회갑을 기념하기 위해 혜경궁 홍씨를 모시고 화성과 현릉원을 다녀오는 의전 행렬을 그렸다는데,

청계천 장통교에서 삼일교 사이에 길이 186m, 높이 2.4m의 크기로 도자기 벽화 6,960장이 들어갔단다.

1,779명의 사람과 779필의 말이 등장했다 하며 참으로 그 행렬이 장대하여 왕의 위엄도 느껴지고 아름다웠지만,

걸어도 걸어도 계속 이어져서 백성들을 위하는 마음으로 소박할 수 없었을까 싶었다.




 유일하게 보였던 나무다리로 비가 온 양을 측정하는 수표가 있었을 것이다. 수표는 현재 세종대왕기념관에 있으며,

임금의 어가행렬이 지나던 중요한 다리로 이 행사 때문에 숙종과 장희빈이 처음 만났단다.

정월대보름에는 다리밟기 놀이를 즐겼다는데 진짜 수표교는 1959년 청계천 복개공사 때 장충단공원으로 이전되었다니,

언제 수표 다리 보러 장충단공원에 구경가야겠네!




 얼마큼 가니 人道가 좁아지고 좁아진 人道 中央에 가로수는 자라 사람이 지나가기 어려울 정도였다.

물 아래로 걷는 사람들이 많으니 길 위의 人道는 시늉으로 나 있었는데...

車가 통제되는 날이어도 이따금 자동차가 지나가 길을 건넜더니 길 폭은 같았으나 범부채가 반겨주었다.


 


 다리 난간에서 광화문 방향으로 본 모습이다.

하류로 내려갈수록 볼거리는 없어지고, 공사하는 구간에, 길은 계속 좁아져 광장시장을 지나자 돌아가야겠단 생각을 했다.

어릴 적 홍수가 나서 다리에 몸을 기대고 물 흘러가는 쪽을 바라다보면 정신이 혼미하여 바로 엎어질 듯 싶었고,

물 흘러오는 쪽을 바라다보면 다리(橋 )까지 빨려 들어가는 듯 오싹했는데 이 정도의 흐름이면 평온하였다.

통제 덕분에 청계천을 위에서 따라가본 날로 밑에서는 발견하지 못한 부분들이 보여 즐거운 산책이었다.





  2017년  8월  21일  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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