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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총동문 가을 산행을 낙산 성곽으로 다녀왔다.

동대문역 1번 출구에서 만나 약속시간보다 조금 늦게 시작하였는데...

요번에도 처음 오는 사람들은 얼굴을 모르니 한지에 붓으로 글씨를 써서 들고나갔다.

그동안 다녀온 곳들이라 이런 행사를 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어 기쁘다.




 성곽 오른쪽으로 따라가다 돌문이 있어 성곽 왼편으로 나오니 몇 년 사이에 이렇게 변할 수 있을까?

예정대로 갔으면 말끔한 성곽을 따라 공원에 다다랐을 뿐이지만...

허름한 주택들로 가득했던 이화동 골목이 찻집과 공방, 음식점 등 아기자기한 곳으로 거듭나있었다.

새롭게 지어진 건물 없이 있는 그대로를 살린 듯하여 茶를 마시지 않고 무엇을 사지 않아도 좋았다.


 한 선배가 먹을 것을 잔뜩 싸왔다며 쉬었다 가자기에 넓은 亭子를 차지하고 보따리를 풀었는데,

막걸리며 맥주는 기본이요, 각종 마른안주에 과일, 초콜릿, 햄, 접시에서 술잔까지...ㅎㅎ

더군다나 아이스박스에는 아이스크림을 가득 채워 손수 이고지고 오셨으니 참 꼼꼼하시기도 했다.

내려가 점심을 먹어야 하는데 싸오신 것으로 20여 명이 든든하게 배를 채우고 놀다가 가도 될 정도여서...

북한산이 보이는 곳을 배경으로 단체사진 찍고 달달한 무엇 몇 개씩 나누려 했다가 슬며시 도로 싸왔다.

진작에 말씀을 하시지...감사드립니다...^^*




 남산이 보이는 정상을 지나 북쪽으로 향하는데 덥지도 않고 날이 좋았으며...

행사를 진행하는 입장에서 고개를 넘어가는 선후배의 행렬에 마음 뿌듯하였다.

성곽의 맨 아랫부분은 잔잔한 돌들로 비바람에 까맣게 변하여 역사를 말해주었는데 세종 때 쌓아올린 것이라 하며,

숙종 이후에는 성벽의 중앙 부분처럼 사각형으로 큼직하게 쌓았다고 한다.

 



 조선왕조의 왕능처럼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하기 위해 성곽을 보수한 상태이나,

탁월하며 보편적이고 뛰어난 가치에 못 미쳤다는 결론에 이르러 등재는 실패했다는데

보는 바와 같이 서울의 맥처럼 성벽과 북한산 줄기가 어우러져 수려한 경치를 선사해준다.

어느 누가 동대문이란 서울 한복판에서 30분만 걸으면 이런 풍경을 만난다 생각할 수 있을까!




 흙이 좀 있었나 담쟁이가 아슬아슬하게 뿌리를 내렸다.

햐~~~ 고넘, 참 ~~~ㅎㅎ




 삼선동의 장수마을을 지나고 이제 오늘의 산행거리를 거의 다 내려왔다.

어떤 후배는 이 길이 마음에 들어 집에 갈 때도 걸었다가 몸살이 났다니 얼른 낫기를 바라며...

다녔던 초등학교 근처라 호응이 더욱 좋았다고 생각한다.




 중앙에 혜화문이 보인다.

혜화문을 지나면 신분증을 보여줘야 하는 숙정문과 창의문 구간이 나오며...

성벽은 계속 북악산과 인왕산으로 이어져 남산으로 향하는데 경험상 이 구간이 가장 험했으니,

간식과 물이 꼭 필요하고 쉬어가며 가야겠다.




 후배들과 늦게 내려왔더니 식당으로 곧장 향하지 않고 다들 기다리고 있어서 미안하고 황송했다...^^




 답사를 갔을 때 마땅한 음식점이 없어 두 시간이나 식당을 찾아 헤맸었는데...

옹기종기 모여 재미나게 식사했으며 여태껏 여덟 번 정도의 행사 중 제일 웃음이 많았다.

선배들은 얼마나 건배 제의도 멋지게 하시는지 '위하여' '위하여'를 연발했었다...ㅎㅎ...




 정말 이런 적은 없었는데 2차는 보쌈집으로 그것도 아쉬워 노래방으로 향했다.

사랑방 같은 동문회는 곤란하다는 사람도 있던데 나에게는 사랑방 같은 동문회가 더 정답게 다가온다.

그동안 돈을 떠나 순수하게 진행되었음을 자부하며 요번 산행은 하도 많이 웃어서 3년은 벌은 듯하다...ㅎㅎ...

내년이면 회장단이 바뀌게 될 것 같아 시원~~~~ 섭섭한 마음으로 일기를 마친다...^^*




 2017년   10월  16일   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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