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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점심을 먹고 충청남도 홍성군 갈산면에 있는 '갈산토기'를 방문하였다.

버스에서 내리자 붉은 황토가 보여서 土器를 만드는 재료일까 감잡아보았다.^^

붉은 흙이 갈아엎어져 있으면 촉촉해 보이며 비옥하단 느낌에 참 보기가 좋다.




 가까이 가보니 역시나 옹기가 옹기종기 모여있었다.

뚝배기에서부터 된장 항아리, 배추김치 50포기는 들어갈 만한 커다란 항아리에...

점토로 얼굴을 만들어 구운 작품까지 향토적이어서 무조건 구경거리가 되었다.




 예전 사진을 보면 이곳이 천수만에 맞닿은 바닷가였으나 간척사업으로 농경지로 변해서 지금은 이런 풍경을 볼 수가 없다.

운송시설이 제대로 없던 시절, 옹기 운반은 육로보다 뱃길이 쉽고 안전해서 강가나 해안에 위치했다 하며,

인근의 광천이 새우젓 토굴로 유명한 것만 보아도 젓갈 항아리가 많이 공급되었을 것이다.

위로는 인천 아래로는 서천까지 옹기가 팔려나갔다 한다.




 갈산토기가 이곳에 생겨난 배경에는 또한 좋은 점토와 충분한 땔감이 있어서였는데,

갈산면 동성리에 백토가 있고 가까운 곳에 봉화산이 있어 땔감 구하기가 수월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여러 곳이던 옹기집이 현재는 두 곳만 남았으며 부근의 흙이 모자라 지금은 아랫녘에서 사오신단다.




 옹기체험장 벽을 장식한 것도 옹기, 화분도 옹기!




 구석구석 옹기로 가득 찼는데, 옹기는 철분이 많은 적색 점토가 주원료이며 일반 유약을 사용하지 않고,

콩깍지, 솔가지 등을 태운 재와 약토, 그리고 물을 섞어 천연 잿물을 만들어 사용하기 때문에 옹기 안과

밖의 공기가 순환해서 물과 음식을 오래 보존할 수 있고 오염물질을 없애 주는 자정 역할까지 한단다.




 굽기 전에 말리고 있는 모습으로 뚝배기 같았다.^^

옹기는 성형(옹기 점토), 반건조, 시유(잿물), 완전건조, 굽기(약 1200℃)의 과정으로 만들어지며,




 아~~~

처마끝의 정겨운 모습이어라!^^

일은 많겠지만 옹기 재료인 흙이 촉촉하고 부드러우니 다루시는 분들은 닮지 않을까?




 가마가 있는 곳까지 왔다.

분위기가 어두웠는데 빛을 살려서 훤하게 드러냈더니 곳곳마다 달력 그림처럼 근사했다.

기름을 이용한 현대식 가마를 쓰기도 한다는데 이곳은 나무가마인 듯하다.




  들어갈수록 가마가 여러 개 나와 동굴처럼 신기했고 자체가 아름다웠다.

공기구멍이 동글동글...ㅎㅎ...

 



 갈산토기에서 가장 긴 가마로 길이가 25m나 되었으며 山처럼 고도가 점점 올라갔는데...

자연지형을 있는 그대로 살려서 불길이 자연스럽게 퍼지기 위함이란다.

옹기를 가득 넣어 구우려면 불을 계속해서 보름 동안이나 때기도 하신다나?




 가장 긴 가마 속을 들어가 보기로 하여 앞에서부터가 아니라 가마의 중간에 있는 문으로 들어갔다.

이 중간 문으로 건조한 옹기들도 날라 차곡차곡 쌓아서 불을 지핀다고 한다.

어둡기만 할 줄 알았더니...



 안으로 들어가자 천장 좌우에 '창솔구멍'이라는 화구가 있어 분위기가 멋졌다.

가마의 앞뒤 온도 편차가 생기면 옹기의 색이 제대로 나오지 않아...

장작을 이 구멍으로 넣어 같은 화력의 온도를 유지하게끔 조절해준단다.




 체험하고 간 사람들이 남긴 작품을 말리는 모습이 보이고...




 모퉁이를 돌아서자 드디어 갈산토기를 이끌어가시는 금촌(錦村) 방춘웅 장인을 만나게 되어 크나큰 영광이었다.

4대째 전통옹기를 굽고 계시는데 5살부터 시작하셨고 2008년에 충청남도 무형문화재 보유자가 되셨단다.

척/척/척 투닥투닥 만지시더니...




 금세 고운 곡선의 항아리 모양새가 나왔다.

속에 있는 화로는 부르레통으로 숯을 담아 은은한 온도를 유지해서...

큰 기물을 성형할 때 마르기 전 무너지지 않도록 서서히 건조하는 역할을 해준다.



 

 김치냉장고가 등장하면서 옹기 매출이 급격하게 줄자,

여러 공간을 새롭게 만들어 옹기의 이용을 늘리셨다는데 그중 한 곳이 카페였다.



 

 내부가 역시 옹기로 장식되어 있었고 세련미가 넘쳤다.

이곳에서 茶 한 잔씩 주문해놓으면 어디론가 배달해주신다는데 오미자차를 택한 다음...




 색깔에 따라 향기가 다른 미네랄이 함유된 입욕제를 보여주셔서...

난 솔향기를 좋아하니 초록빛이 나는 솔향을 택해 카페 건너편에 있는 족욕체험장으로 이동하였다.

옹기에 따뜻한 물이 담겨있었고 수건과 소금, 15분이 걸려 내려오는 모래시계가 준비되어 있었다.



 

 많이 걸어서 그런지 발을 넣자마자 하~~~ ㅎㅎㅎ

숲 속에 있는 냥 잔잔한 음악이 흐르고 마음 편안해지며 점점 더 행복해지고 있었다.

용기가 열을 띠면 원적외선이 나와 인체 내에 침투한다더니 몸이 노긋노긋해지며...




 따뜻한 기운이 전신으로 퍼짐을 느낄 수 있었다.

앉아서 창밖을 바라본 풍경 또한 멋져서 가는 곳마다 이보다 좋을 순 없다네!^^

잠시 잊었던 오미자 茶가 옹기로 만들어진 갈색 찻잔에 배달되어 음~~~ 랄랄~라~~~♬

15분이 지나자 보랏빛 나는 소금을 물에 넣은 후 다시 15분을 담갔는데 항아리 밑에는 촛불이 있어서

물이 식을 것 같아도 같은 온도가 유지 되어 끝나고 나서도 한동안 훈훈하였어라!




 다음은 점토 체험이 있는 곳으로 이동하였다.

짧은 시간에 무엇을 만들 수 있을까 걱정이 앞섰으나...




 흙으로 촉감을 느껴보고 조금만 손을 놀려 이런 컵을 하나 만들었으니...

가마에 구워 집으로 일일이 부쳐주신단 말씀에 기다리는 기쁨도 있구나!




 도자기와 옹기는 만드는 것이 비슷할 것 같지만 많이 다르다 하셨다.

옹기는 일단 1200도에서 한번 만 굽는 것이고 두드려서 맑은 소리가 나는 것이 좋단다.

살던 집이 재개발에 들어가자 집집마다 대문 밖으로 항아리 하나씩은 버리시던데 아까웠으나 어찌하리!

엄마가 새댁 때부터 쓰시던 새우젓 항아리를 들고 이사 나와서 다행이란 생각이 들고...^^

세월이 흐르니 햇살 가득한 마당에 옹기종기 옹기들 모아놓고 살고 싶어진다.

근사한 곳에서 알찬 설명 들으며 살림살이 구경에 체험으로 좋은 시간이었다.




 2017년  11월  15일  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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