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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

기분 좋은 출발!

평산 2018. 1. 3. 19:49





 잔설(殘雪)에 차가운 바람이 있어도 바짝 엎드려 겨울을 나는 식물을 보면 힘이 난다.

솔밭 밑에 연초록을 띠고 서쪽으로 넘어가는 햇살을 온몸으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겨울 추위에 문제없다는 듯!^^


 산책을 하려고 집을 나서려는데 시누님에게서 소식이 왔다.

만두를 해가니 모여 저녁에 끓여먹자는 것이다.

그러잖아도 섣달그믐에 복 많이 받으시라고 전화만 드려서 마음 한구석이 불편했는데

어머님 얼굴도 뵈며 맛있는 만둣국도 먹을 수 있으니 달려가겠다고 말씀드린 후 뒷산에 올랐다.

내려오면 시간이 얼추 맞을 듯해서 걸음을 빨리하는데...


 '어라?'

 '다리가 언제 이렇게 튼튼해졌지?'

모를 일이었다. 종아리서부터 허벅지까지 걸음을 옮길 때마다 자동으로 피스톤이 연결되어 있는 듯

저절로 끌어당겨지는 기분이었다. 그러니까 탄력성이 느껴지고 있었던 것이다.

터벅터벅이 아닌 살짝살짝 튕겨지며 몸이 떠올라 출발이 무척 좋았다.

 '왜 그럴까?'


 별다른 일은 없었고 산책이 좋아 이따금 눈도 쉴 겸 더불어 운동까지 하고 오는 경우인데,

조그마한 암자(庵子) 위로 거울이 있는 작은 운동장에 몇 달 전부터 헬스기구들이 가득 차서,

자전거도 타보고, 손 돌려 근육 풀어주기, 물구나무서기, 허리 돌리기, 하늘에서 걷기,

앉아서 팔 앞으로 당기기, 다리근육 풀어주기 등 조금씩 움직인 덕분에 근육이 늘어났을까!

보건소에 갔다가 연말에 받은 Inbody  검사에서도 흡족하게 나왔으니 말이다.

암튼, 겸손한 마음으로 계속 해보자며...


 산에서 내려와 집에 들르면 늦을 듯해서 어머님 댁으로 직접 갔더니.

방금 도착했다며 시누님이 만두를 삼고 있었는데 햐~~~ ㅎㅎㅎ

감탄이 나올 정도로 모양이 일정하고 고와서 얼마 전 내가 만든 만두와 차이가 있었다.

맛은 그런대로 따라갔으나 우아함과 투박함으로 왕실과 무수리(?)가 먹는 모양처럼 나뉘었다.

옆에서 직접 만두 만드는 법을 배웠으면 싶었는데 시집가기 전부터 어머님께 혹독하게

배운 결과로 시댁에서도 한가위에 송편 한 말을 혼자서 빚으셨다네?


 떡만둣국과 시금치나물, 김치, 도라지나물을 놓고 둘러앉아

귤 두개로 점심을 건너 뛰고 山에 다녀왔으니 얼마나 맛있었겠는가! 

다리에 탄력성이 느껴져서 기분 좋았고...

시누님과 좁은 부엌에서 머리 맞대고 도란도란 음식 챙기며 상차림에 정다웠으며,

어머님과 만둣국 먹으며 새해를 시작했으니 마음 가벼워져서 올해가 슬며시 기대되었다.





 2018년  1월   3일   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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