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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하고 돌아서는데 호박이 달라 보였다.
썩을까 봐 가끔 뒤집어 놓았지만 문득 검은 반점이 보였기 때문이다.
'얼었다 녹으며 생겼을까?'
가을이면 한동안 현관에서 풍성함을 알리다 베란다에 옮겨놓았었다.
손으로 만져보았더니 반점 부분이 들어가길래 늦기 전에 먹자며,
힘겹게 한 바퀴를 돌려 반으로 잘랐다.
시간이 흘러 그런가 호박 속 실타래는 얽히지 않고 단순해져서
여러 번 헹구지 않아도 될 만큼 씨앗이 말끔하게 나왔다.
그나저나 버리기 아까워 씨를 말려놓으면...
까먹기가 곤란했으니 버릴까 하다 일단 신문지에 널고는
반점을 일일이 도려내고 몇 쪽은 압력솥에 물은 거의 넣지 않고 올렸다.
날이 건조해서 며칠이면 바싹 마르니까...
하루가 지나 눅눅할 때 방안에 들어앉아 놀이 삼아 손질했는데,
양은 많지 않았으나 시간이 갈수록 손톱이 아파서...
모든 씨앗이 그렇겠지만 호박씨를 우습게 보면 안 되겠구나 싶었다.
삶은 호박은 서리 맞은 홍시에 뒤지지 않게 달콤했으며...
호박씨는 멸치볶음으로 근사하게 거듭 내보려 했는데...ㅎㅎ
오며 가며 집어먹다 보니 훌륭한 간식으로 마무리 되었다.
버리지 않고 잘 먹어주는 것도 관심이며 사랑일 것이다.
2018년 1월 28일 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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