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일상생활

늙은 호박

평산 2018. 1. 28. 12:02

 

 청소하고 돌아서는데 호박이 달라 보였다.

썩을까 봐 가끔 뒤집어 놓았지만 문득 검은 반점이 보였기 때문이다.

 '얼었다 녹으며 생겼을까?'


 가을이면 한동안 현관에서 풍성함을 알리다 베란다에 옮겨놓았었다.

손으로 만져보았더니 반점 부분이 들어가길래 늦기 전에 먹자며,

힘겹게 한 바퀴를 돌려 반으로 잘랐다.




 

 시간이 흘러 그런가 호박 속 실타래는 얽히지 않고 단순해져서

여러 번 헹구지 않아도 될 만큼 씨앗이 말끔하게 나왔다.

그나저나 버리기 아까워 씨를 말려놓으면...

까먹기가 곤란했으니 버릴까 하다 일단 신문지에 널고는

반점을 일일이 도려내고 몇 쪽은 압력솥에 물은 거의 넣지 않고 올렸다.





 날이 건조해서 며칠이면 바싹 마르니까...

하루가 지나 눅눅할 때 방안에 들어앉아 놀이 삼아 손질했는데,

양은 많지 않았으나 시간이 갈수록 손톱이 아파서...

모든 씨앗이 그렇겠지만 호박씨를 우습게 보면 안 되겠구나 싶었다.


 삶은 호박은 서리 맞은 홍시에 뒤지지 않게 달콤했으며...

호박씨는 멸치볶음으로 근사하게 거듭 내보려 했는데...ㅎㅎ

오며 가며 집어먹다 보니 훌륭한 간식으로 마무리 되었다.

버리지 않고 잘 먹어주는 것도 관심이며 사랑일 것이다.


 




   2018년  1월  28일  평산.


'일상생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잘 보관한다 했어도...  (0) 2018.02.13
달밤에 체조 대신  (0) 2018.01.31
먼지 없고 추운 날!  (0) 2018.01.24
며칠 동안 들어앉아...  (0) 2018.01.19
심심할 때 게임!  (0) 2018.01.11
최근에 달린 댓글
글 보관함
«   2024/05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