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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

수술복을 선물 받아...

평산 2018. 3. 27. 13:40

 

 

 

 

 낭군 일터에 가끔 오시는 손님께서는 의료기 상사를 하시는데...

단체로 모 대학병원에서 여름 수술복을 신청했다고 한다.

주문받은 옷을 전해주시고 하나가 남았다며 퇴근길에 가져왔단다.

 

 수술복은 겨울에도 반팔로, 여름용이라 민소매에 가까운 깔끔한 형이었다.

마음에 드는지 빨아달라고 가방에서 꺼내며, 다만...

가슴에 대학병원 이름이 버젓이 쓰여있어서 좀 곤란하다 했다.

  "버리기는 아깝잖아, 그냥 입기는 그러니 어쩌지?"

 

 모시가 들어갔을까 옷감이 시원~~~ 하고 가벼웠으며...

수술복으로는 녹색만 착용하는 줄 알았는데 청색이라 산뜻하게 다가왔다.

그러고 보니 며칠 전에는 보랏빛 옷을 빨아달라며 가져왔었지?

땀이나 수술 시 튀는 오물을 흡수할 수 있는 옷감으로 만들었을 뿐!

요즘은 모든 색으로 변화를 가져오는 듯하다.

 

 "응, 솜씨는 없지만 내가 어떻게든 해볼게...ㅎㅎㅎ..."

 "그냥 버리다니... 아깝고말고... 주시니 고맙지!"

 값을 떠나 어쩌면 아저씨께서도 글씨 때문에 주시며 겸연쩍었을지 모르는데,

우리 부부는 이런 경우 얼마든지 환영하는 편이다.

 

 아침 일을 끝낸 후 모아 놓은 헝겊이 따로 없으니 평소에 안 입는 옷들을 찾아보았다,

하얀색이 어울릴 것 같았지만 같은 여름 소재로는 마땅한 옷감이 없었다.

물론 더 찾아볼 수 있었으나 외출복이 아니어서 가볍게 생각하다...

주홍빛과 분홍색이 섞인 듯한 여름 옷을 발견하게 되었다.

거의 보색 관계라 남자가 입기에 너무나 곱나? 꿰매며 웃음이 나왔는데...

상관없는 글씨가 있는 것보다야 낫지 않나 싶어 뿌듯한 마음으로 끝냈다.

 

 

 퇴근한 후 짠~~~ 하고 책상 위에 내려놓고 어떠냐 물으니...

빨리 해결한 것에 놀라는 눈치로 잘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마음에 쏙 들진 않았겠지만 이런저런 탓하지 않고 무던하게 넘어가는 남편이라 예뻤다.

옷이 중요한 것은 아니지......^^*

 

 

 

 

   2018년  3월   27일   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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