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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

마루에 내놓기!

평산 2018. 3. 16. 13:56


 엄마와 딸 만남이 이루어졌다.

엄마 군자란은 창가 저 자리에서 두 겹의 비닐로 겨울을 났다.

화분이 커서 움직이기 어려웠고 잎을 모아 비닐 속으로 넣기 힘들었다.

그러는 동안 잎이 꼬부라져 부자연스럽다 본래의 모습으로 주름살이 쫙 펴졌다.

비닐로 싸매고 있어 따뜻했는지 꽃대가 일찍 올라왔다.





 딸내미 군자란은 보일러 선이 지나는 주방옆 온화한 곳에 두었다.

베란다는 얼어 죽는 수준이라 엄두를 못낼 뿐더러 창가도 불안해 엄마와 헤어진 것이다.

겨우내 햇볕은 하나도 없이 형광등 불빛으로 이겨냈는데...

며칠 전 꽃대가 보이기 시작해 대견스러웠다. 


 고개를 길게 빼도 엄마가 보이지 않는 위치여서...

간섭이 없다고 좋아했을지, 밤마다 울었을지는 아무도 모른다...ㅎㅎ

사람으로 치면 이제 중 2 정도 됐을 것이라 간섭은 싫고 때때로 의지하고 싶었을 것 같다.

비 오면 기온이 내려가길 반복하여 공든 탑이 무너질까 오늘에서야 옆에 놓았는데,

두 팔 벌리고 제법 의젓한 모습으로 엄마를 맞았다.


  반려식물이란 단어가 작년부터 눈에 보이기 시작하며 반가웠다.

올해는 10년 이상 똑같은 화분에서 자라 흙이 영양가가 없을 듯하여 돌아가며 바꿔주고, 

시들해진 꽃들은 통합하여 수를 줄이되 살뜰하게 커가도록 할 참이다.

한꺼번에 화분을 내놓으면 허리가 아플 수도 있어서 하루에 몇 개씩...

방과 부엌에서 욕조로 옮겨 물 흠뻑 주고 씻어 마루로 옮겼다.


 겨울 동안 새롭게 배운 점은 비닐을 씌웠더라도 바람이 일부분 통해야 한다는 점이다.

무조건 찬바람 들어가지 말라고 싸놓으면 답답했는지 나비란의 경우, 

물방울이 비닐 안으로 맺히며 까맣게 썩는 부분이 있었다.

가만히 들여다보면 꽃 가꾸기도 배울 게 많다..^^*





  2018년  3월  16일   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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