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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창읍성을 구경한 후 보리쿠키 만들어보는 체험이 있었다.

빵이며 과자가 있는 곳이라 고소한 향기가 나고 맛볼 생각에 고개를 길게 빼고 입맛을 다셨다.

고창군 화산면에 있는 '화산영농조합'으로 마을 분들이 함께 일하는 공동체로 보였다.

이곳에서 자신 있게 권하는 제품은 발효보리빵과 수제보리쿠키였는데,

애초에 보리빵을 만들려고 했으나 발효 때문에 시간이 걸려서 수제쿠키로 대신하게 되었다.

한 사람당 나눠줄 쿠키반죽를 저울에 달고 계시는 모습으로...




 미리 복분자가 들어간 보리가루로 반죽을 해주셨기 때문에 재료는 반죽과 아몬드였다.

앞치마를 입고 머리에 모자도 쓰고 비닐장갑 끼고서...ㅎㅎ...




 만들고 싶은 모양을 만들라고 하는데 어떤 사람은 하트 모양, 네모, 세모, 별...

나는 면적이 일정하지 않은 동그라미로 아몬드가 떨어질까 반죽으로 붙들어주기도 했다.

어떻게 만들던 수제보리쿠키는 맛나게 보였고 실제로 촉촉하면서 고소하고 복문자 맛도 났다.



 점심 먹을 시간이 다가오자 먹음직스러운 보리빵에도 시선이 갔다.

보릿가루 70%에 현미가 10% 그 밖의 재료는 며느리라도 가르쳐 줄 수가 없단다.

엄마가 어릴 적 가마솥에서 쪄준 개떡 맛도 났고 달지 않으며 순수한 맛이었다 할까?

고창에서 생산되는 청보리와 직접 농사지은 작물들로 만들어진다는데 날로 날로 번성하시길 바란다.




 오븐에서 과자가 구워지는 동안 밖으로 나갔더니...



 바로 앞에 이런 멋진 집이 있어서 개인 집이냐고 여쭈었다.

마을에서 운영하는 일종의 민박집이었으며 공동으로 식당도 운영하신다는데 기와집 양쪽으로

모과나무 두 그루가 얼마나 열매를 달고 있었는지 주변으로 향기가 폴폴 나며 마구마구 떨어져 있었다.




 자줏빛 맨드라미와 연노랑 모과가 만나 연출한 모습에 아름답기도 아깝기도 하였어라!

어찌하여 이리 만났단 말인가! 이보다 더 화려한 가을빛을 연출할 수 있을까?

냄새라도 나라고 떨어진 것 몇 개 들고 왔는데 달달한 향기가 마루에 가득하다.

지금도 장면이 아삼삼하네...ㅎㅎ...




  점심은 바지락회무침과 바지락돌솥밥이었는데 처음 먹어보기도 했지만 집에서 응용해도 될 듯하였다,

조갯살을 살짝 삶아 그 국물에 오이와 양파 당근을 넣고 새콤달콤 버무리면 바지락회무침 끝?

새싹채소가 들어간 바지락밥은 양념간장으로 간을 한 후 바지락회무침을 얹어 먹었더니,

음~~~  물어보나 마나 졸깃하고 담백하며 상큼했다.

 



 이틀 동안 이것저것 체험도 하고 국화전시장으로 선운사와 고창읍성 둘레길 등 많이 걸었는데

다리가 쉬고 싶다 할 즈음 도착한 곳은 '쉬드림'이란 족욕체험장이었다.

편백나무로 만들었다 했나? 따뜻한 물에 복분자소금을 넣고 발을 담그니 으~ 으~ 소리가 절로 났다.

시원하고 나른해지며 머리끝에서부터 무엇인가 발끝으로 푸욱 내려가더니 커다란 숨이 휴~~  ㅎㅎ

그 김에 피곤함이 몽땅 빠져나갔을 것이다.




  물 식지 말라고 수건으로 덮었어도 아쉬워 따뜻한 물을 보충해서 20분 넘게 담갔을까

이제 집에 갈 일만 남았다 생각했는데 근처에 녹두장군 생가터가 있단다.




  일정에 없는 일이라 다녀올 사람들만 갔는데 언제 다시 오겠는가!

멀리서도 초가집이 보여 다가갔더니 어디가 입구인지 이정표가 없어 골목을 우왕좌왕하다 들어섰다.

사립문도 없이 달랑 집 한 채와 파랑새야 비석이 그 옆으로 있었고 왼쪽으로는 소 마구간이었다.

서당훈장을 하시던 아버지 밑에서 13살까지 이곳에서 살았단다.




  동학농민군의 아내들이 전사한 남편의 영혼을 달래기 위해 울부짖으며 불렀던 노래라 하며

'녹두밭'은 전봉준이 이끄는 농민군을, '파랑새'는 농민군의 적인 외국 군대,

'청포 장수'는 동학군이 이기기를 소망하는 당시 민중들을 가리킨다 하여 몇 번을 읽어보았다.

관군에 대항하여 싸운 경우라 전례(前例)를 남기기 어려웠을까 외면받은 듯 쓸쓸함이 돌았으나

'농민반란'이라고 역사 책에서 배웠던 기억인데 '동학농민혁명 지도자'로 바뀌어 새롭게 조명된듯 반가웠다.




 우왕좌왕했던 골목을 달리해서 넓은 길로 나오자 山菊香이 진하게 몰려왔다.

마치 골짜기까지 찾아주어 고맙습니다 인사하는 것 같았다.

 '천만에요, 가까운 곳에 있다니 궁금했습니다.'

 이리하여 고창에서의 1박 2일을 다양하고 의미 있게 보내고 발효보리빵, 고추장, 손톱깎이,

보리쿠키, 복분자청, 청국장, 블루베리잼, 모과 3개를 들고 집으로 향했다.




  2018년  11월  16일   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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