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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전에 벌교에 가서 꼬막정식을 시켜놓고

잔뜩 기대하고 앉았는데, 가장 중요한 꼬막이

덜 삶아져 나와 못 먹었던 기억이 지난다.

갈색과 보랏빛이 나며 비린내가 흘렀고

물컹거리며 피가 나올 모양새였다.

그렇게 삶아야 제맛이 난다는데 산지에 가서

비싼 조개를 못 먹을 상황이면 더 삶아달라고

부탁할 것을 바보처럼 말도 못하고 일어났었다.

 

 꼬막이 제철이라 먹기 좋을 만큼 삶아보자며

바구니에 넣었다. 해감을 위해 소금을 뿌려

30분 정도 담갔는데 아무리 깨끗이 씻는다 해도

뻘을 모조리 나오게 할 수는 없는 법이어서

3번 정도 박박 문질러 씻은 후 물 자박하게 넣고

한 방향으로 저으며 조개를 삶았다.

물이 끌어 오르면 금세 넘치니 한눈팔지

말고 지켜보는 것이 좋다.

 

 삶은 조개는 다시 헹구지 않는 것이 맛있을

것이나 조개가 입을 열어 뻘이 보이면 삶은

물에다 헹구어 껍질을 반만 따고, 껍질이

열리지 않을 때는 수저를 조개의 입에

가로로 대고 힘을 주면 되었다.

 

 넓은 접시에 담아 간단한 양념장

(양조간장, 고춧가루, 참기름. 깨소금)으로도

식탁이 화려해지고 앉은 자리에서 한 접시

뚝딱했는데 바다 내음과 쫄깃함, 조개 즙이

넘어갈 때마다 행복해서 역시 먹는 것이

남는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ㅎㅎ

겨울이 가기 전 몇 번 더 해 먹어야겠다.

 

 

 

    2018년 11월  20일 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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