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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을 농산물은 수확이 바빠 그런지 흙을 털지 않고 그대로 단을 만들었다.

듬직한 파가 양도 많을 것이라 무거운 것을 들고 왔더니 흙 때문이었나?

파가 주인공이지만 다듬으며 흙하고 말 없는 대화를 나눴다.


 '어디서 온 거야?'

 '이왕 움직이는 거 서울로 오고 싶었니?'

 '친구들은 대부분 어디로 갔을까.'

 '와 보니, 어때?'

 '너와 인연이 닿았구나!'

 '주인이 영양 있게 비료는 자주 주었니?'

 '뿌리까지 싱싱하고 까만 흙이 마음에 들어!'


 흙으로 태어난 이상 어떻게 살아가고 싶은지 너에게도 꿈이 있었을 텐데,

그냥 휴지통에 버려지길 원하진 않겠다며...




 배추 다듬고 나오는 흙, 무에서 나오는 흙... 파 다듬고 나온 흙...

모조리 화분에 넣어주었다. 멀리서 병균을 데리고 왔으면 어쩌나! 하는 생각은 버렸다.

넓은 들판에서 아무려면 숨이 더 시원했겠지....ㅎㅎ...


 '네가 온 곳으로 데려다줄 수 없으니 태생이 다른 흙들과 사이좋게 지내길 바라!'

 '함께 꽃도 피우고 줄기도 튼튼하게 붙잡아 줘, 응?'




   2018년  11월  30일  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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