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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워싼사람들

언니와 감로꿀

평산 2019. 2. 21. 13:09




 친척들이 모인 장소에서 이야기를 나누다

양봉한다는 언니를 만났다.

충남 옥천에 사시는데...

형부가 퇴직하신 후 식구들끼리 먹으려고

시작하셨단다. 설날을 앞두고 대형마트에서 사양꿀을 할인하기에 설탕보다는 낫겠지

하며 사왔는데 아차 싶었다.


 만나지 않았으면 소식을 몰랐을 것이다.

갈까 말까 망설였던 일이 가길 잘했다는

생각으로 바뀌며 언니는 나이차가 있어서

어릴 적 같이 놀진 않았지만 어색함이 금세

사라지고 같이 나이 들어가는 친구처럼

편안해졌다.


 집에 오자마자 믿을만한 꿀을 먹어보고 싶어

전화 드렸더니 우선 맛보라며 아버지는 밤꿀,

동생과 나는 감로꿀을 보내셨는데,



 와~~~

태어나 이런 꿀은 처음이었네?

감로꿀이란 꽃이 아닌 나무의 잎과 줄기로

배출하는 수액(단물)을 벌들이 모아서 숙성시킨 꿀이라는데 은은한 고구마 맛이 나고 색깔이 검으며 맛도 쫀득쫀득 진했다.


 날이 가물었을 때 만들어지는 꿀이라나?

금방 채밀하지 않고 그대로 두었다가

수분을 말린 후 채밀하였다며 꿀에 대한 설명과 사용방법을 알려주시는데 재밌어서

급기야는 말하다 말고...


 "언니, 양봉 물려줄 사람 있어요?"

 "아니?"

 "저 주세요!...ㅎㅎ..."

생각 없이 이런 말이 불쑥 튀어나왔다.


 '에구, 얼마나 벌에 쏘이고 싶어 그러나!'

 '그렇다면 벌침 놨다 여기지 뭐!'

 '마음처럼 쉬울 것 같아?'


 혼자 이런 저런 생각하다 언니와의 나이

차이가 아무렴 물려주는 정도는 말도 안돼서

서운하셨겠다는 생각에 꿀을 2달 만에 꿀맛으로 다 먹고 신청하며 사과드렸더니,

언니는 도시에서 살면서 감수성이 남아있다며 오히려 예쁘게 봐주셨다.


 자연을 즐기는 마음을 이야기 하는 중에

알아주신 것이지, 암~~~^^*




    2019년  2월  21일  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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