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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날 나들이가 있어서 평상시대로라면 집에서 며칠 지낼 텐데...

답사 다닐 때 만났던 길동무가 먼지 없는 날을 기약할 수 없다며 '물소리길'을 당장 가보잖다.

다그치는 사람이 있어야 부지런을 떨지...ㅎㅎ...

만나는 시간을 여유롭게 하여 양평역에서 12시로 잡았고 집안일 끝내자 지하철을 탔다.

2시간 잡아야 했는데 이 쪽 지하철을 앞으로 자주 타게 될 듯하였다.




 물소리길은 여러 갈레로 그 중 한강과 나란히 걷는 길을 택했다.

강바람이 춥다고 해서 두꺼운 옷을 입고 갔으며 햇살 좋고 바람 좋고...

날을 참 잘 잡았다.



 전망대에는 커다란 책이 펼쳐져 있었는데 가끔 문인들이 토론에 詩 낭송을 한단다.

서울보다 남쪽이지만 기온은 낮았으며 강가에 산수유 몇 그루가 노랗게 쪼르륵 보기 좋았다.




 경의중앙선을 타고 양평역에서 내려 원덕역으로 가는 한 정거장이었는데...

원덕역 다음은 종점인 용문역으로 나의 발길이 조금 더 넓어진 느낌이었다.




 본격적으로 물소리길 4코스에 접어드는 곳으로 역에서는 20분 정도 걸었을 것이다.

제주올레길을 개발한 이가 만들었다는데 왜 영어로 써놓았을까?

물소리란 단어가 얼마나 좋은가!




 자전거와 걷기를 하는 대부분 사람들이 강 윗길로 걸었으나,

우린 강물과 친구하자며 서슴없이 내려왔었다.




 '수양버들길' 답게 강가는 온통 수양버들이었다.

지금 막 싹이 나오고 있어서 일주일만 있으면 더욱 푸르러지고 늘어져 운치 있을 것이다.

비가 온 후라 공기가 산뜻하였고 가만히 앉아 있다 와도 좋겠더란다.




 오호~~~

양지바른 곳은 봄이 빨라 더욱 보기 좋았다.

강 건너에도 길이 있는지 다음에 가보자고 하였다.




 길동무는 작년 가을에도 왔다는데 없었던 그네며 의자며 움집이 만들어졌다네?

갑자기 비가 오면 움집의 역할도 상당하겠고...

수량이 많을 경우 물에 잠기는 부분이라...




 강둑이 아니어도 이런 길이 있었다.

허나 물 먹은 흙길이 마음에 쏙 들었고 쑥을 뜯기에는 아직 덜 자랐으며...



          


 얼마큼 가니 강둑으로 올라야 했는데 건너편에 빈 밭이 보여 나물을 캤었다.

냉이와 씀바귀였는데 어떤 아주머니께 배워서 씀바귀는 알았지 뭔가?...ㅎㅎ

우리가 아니면 아주머니도 나물 캐기 쉽지 않았다며 서로 고마워하였다.

1시간 정도 땅만 보고 걸어 다니다 점심으로 싸간 도시락을 먹고...




 넘어가는 해가 은빛으로 바꾼 강물을 대했다.

바람에 옷깃을 여미고 출렁이는 물소리를 들으며 누군들 부러웠을까!




 철 지난 갈대와 물 오른 잡초의 어우러짐도 정다웠으며...

따스한 햇살과 미소가 벙그러진 근사한 봄날이었다.





 2019년  3월  25일  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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