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율의 행주산성을 찾아...

 먼지가 가득하니 그동안 다녀왔던 곳을 정리하는 시간을 가졌다.

행주산성과 가까운 곳에서 행사가 있어 산성에 가볼 수 있는 기회라 솔깃해서 참여했었다.

점심 먹은 후 혼자라도 다녀오려 했으나 본 행사가 있기 전 산책을 하게 되어 여럿이서 움직였다.

 대첩문을 들어서자 권율장군의 동상이 서있었다.

이곳에서 단체사진을 찍고 오른쪽으로 돌아가니...

 국궁이라 하여 활쏘기 무료체험장이 나왔다.

5월~ 10월까지는 오전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체험을 할 수 있단다.

멀리 앞쪽으로 과녁판이 보이며 시설 좋고 분위기가 산뜻해서 경험해보면 좋겠다.

 석궁장을 되돌아 나와 위로 향하면 삼도삼문(三道三門)이라 쓰여 있는 곳이 나온다.

홍살문 안쪽으로 길이 세 개 보이는데 가운데 길은 神道, 좌우로는 참도(參道)라 하였다.

권율장군이 모셔진 사당으로 가는 길로 右入左出이라 하여 神道는 비워두고...

되도록이면 오른쪽 길로 들어가 왼쪽 길로 나오는 것이라 한다.

그늘진 길로 들어가보자!

 역시 가운데 문은 神이 드나드는 곳이라니 양쪽 문을 사용해야겠다.

 충장사(忠莊祠)에는 장군의 영정이 모셔져있었으며 향불을 피울 수 있었다.

장군의 할아버지는 강화 부사를 지낸 권적(權勣), 아버지는 영의정 권철(權轍)이었으며,

이항복(李恒福)의 장인이셨다니 놀라웠다. 

 山城이라 작은 산을 올라가는 것과 같았는데 '방화대교'가 보여 아름다웠다.

개나리였나? 빨간 다리와 어울려 한참을 바라보았다...ㅎㅎ

 정상에 오르면 행주대첩비가 있다.         

권율(權慄, 1537~1599)은 선조 15년, 문과에 병과로 급제한 문신으로 46세의 늦은 나이에 관직생활을 시작했으며

임진왜란이 일어나면서 무장으로서의 업적이 두드러졌는데 선조 35년(1602)에 승전을 기념하여 부하들이 세운 비가

 바로 아래에 있었으나 (비문은 최림이 짓고 글씨는 한석봉이 썼으며 끝의 추기는 이항복이 지었다 함)

오랜 세월 풍화작용으로 글씨가 전혀 보이지 않자 행주대첩비를 다시 세웠다 한다.

 대첩비각에서 뒤를 돌아 내려다본 경치도 일품이었다.

보이는 한강 다리가 몇 개야? 앞으로 뻗은 도로는 '자유로'일 것이다.

 한양 서쪽의 거점을 확보하기 위해 조방장 조경(趙儆)에게 진지를 물색하게 했는데...

덕양산(125m)에 위치한 행주산성(幸州山城)을 주목하게 되었다. 적을 내려다보기 좋은 위치였으며,

한강과 동쪽으로는 북한산에서 흘러온 창릉천에 둘러싸여 왜군이 북쪽으로 침략해 올 수 밖에 없는 지형이었다.

왼쪽 파란화살표가 권율 진격로였으며 왜군은 3만여 명이 3진으로 나뉘어 오른쪽에서 공격해왔다.

 이렇듯 한강 쪽으로는 낭떠러지여서 사람이 살지 않으니 숲이 우거져 싱그러웠다.

 대첩기념관에는 성 안의 관군이 소지한 무기들이 전시해 있었는데 촬영금지구역이었다.

궁시(弓矢), 도창(刀槍) 외에 변이중이 만든 화차(火車) 등 지금이라도 활용할 수 있을 듯 반짝였으며, 

권율의 지시로 만든 수차석포(水車石砲)란 특수한 무기가 있었다.

 산 위로 올랐다가 내려와 다시 토성이 있는 북쪽으로 올랐는데 이곳이 당시 싸움터였다고 하나,

추측일 뿐 정확한 것은 아니라 해서 이순신장군이 떠오르며 기록의 중요성을 생각해보았다.

어째서 남은 기록이 하나도 없을까?

 삼국시대에 만들어진 토성에는 일본군이 몰려올 것에 대비해 이중의 목책성을 쌓아 약점을 보완하고 

참호를 팠다고 전해지며, 1593년 2월 12일 왜군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9차례 공격을 해왔으나

승병과 앞치마를 두른 부녀자까지 가담한 결사항전으로 1만여 명의 사상자를 내고 퇴각하였단다.

 점심이 다가오자 행사 때문에 땀 흘리며 내려왔는데 한 바퀴 돌았지만 무척 아쉬웠다.

여유를 갖고 돌아봤으면 좋았을 것을 이런 근사한 토성을 어디서나 밟아볼 수 있을까!

치열한 전투는 사라지고 말끔하게 조성해놓아 역사공부도 할 겸 먼지 없는 날 떠나보자!

  2019년  3월  6일  평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