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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소리길 1코스는 한강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그 지류를 따라가는 것이었다.

이름이 '가정천'으로 이 물을 걸러 식수로 사용한다는데 가는 내내 물소리가 좋았다.

그동안 휴식년이 있어 금년 3월에 다시 길을 열었단다.




 얼마 만에 이런 마을길을 걸어보는 것인가!

동무 삼아 둘이서 심심치 않고, 햇살 좋아, 먼지 없어, 행운이었다.



    


 이곳 역시 기차역 한 정거장으로 9.4km 였는데 평소에 걸었던 사람이 무난할 듯하였다.

숲속으로 들어갔다 나오는 길이라 혼자서 가는 것은 말리고 싶다.

무서운 곳은 아닌데 사람이 없어서이다...ㅎㅎ




 시골길 농기계가 반가웠다.

근처에서 참새처럼 그냥 못 지나가고 시장에 내다 팔 만큼 나물을 캤다.

햇살을 온전히 받은 식물들이라 일주일은 건강밥상이 될 듯하다.




 좁다란 길을 걸을 때 행복했으며 길을 내준 농부님께 고마웠다.




 점점 고도가 높아지자 수로로 바뀌었다.

논에 물을 대는 곳도 있었는데 이곳 의자에 앉아 도시락을 먹었다.

밤콩을 넣은 찰밥에 김과 김치만 있어도 훌륭했다.

아참, 계란 반숙도 하나 먹었지!




 한음 이덕형선생의 묘가 근처에 있다는데 신도비만 눈에 띄었다.

집에 와 찾아보니 신도비 바로 오른쪽 산 위로 올라가야 했다.

걸으며 누가 저리 높은 곳에 묘지를 만들었나?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바로 그곳이었다.



 

 마당 한쪽으로 현호색이 피어있어 아름다웠다.

봄에 청계산이나 가야 만나던 꽃이었는데 이곳 근처에도 또 다른 청계산이 있었다.




 산으로 접어들었다.

햇빛에 덥더니 시원해지고 물소리길이 만들어지며 길이 새롭게 난 듯하였다.

산양삼을 키우는지 망이 쳐진 곳도 나타났으며...




 달래를 발견하기도 했다.

땅에 심어져 있는 달래는 처음이나 문득 感이 왔었다....ㅎㅎ

맞는지 보려고 캐보니 과연 동글동글 흰 뿌리가 달려있어서 길동무가 달래간장 만든다며,

몇 뿌리 가져갔는데 서로 산삼을 발견한 듯 흥분한 순간이었다.




 다시 냇가로 내려와 시골집이 아닌 별장이나 주말 주택(?)을 만났는데...

여름에 물놀이를 하려는지 철로 된 사다리를 물가에 내린 집이 여러 채 보였다.

보호식수라며 그래도 되나? 물가에 너무 가까이 짓는 집도 위험해 보였고,




 곳곳에 괭이눈이 한창 귀여웠는데...

 



 이 부근에서 길을 잃어 방황하다 버려진 집 옆으로 올라오니 버스정류장이 보여 안심이 되었다.

당연히 물가로 이어지는 줄 알았으나 잠시 벗어나야 했었다.

휴~~~  마음 졸이다 밥 먹은 힘이 모두 날아갔었다...ㅎㅎ..




 길을 잃은 후에는 '물소리길' 표시가 더 반갑게 다가왔다.




 습지인 듯 축축한 버드나무숲을 지나자...




 깊은 산길로 이어졌는데 이곳이 휴식년을 가졌던 지역인가 짐작해보았다.




 방금 길을 낸 것처럼 흙이 젖어 있었고 산돼지가 나올 것 같았다.




 인적이 드물던 곳에 길을 내었으니 뿌리를 보인 식물과 나무, 열매가 있었다.

사람은 휴양림에 온 듯 상쾌했으나 다들 삽질에 놀랬을 것이다.




 숲을 지나자 마을이 가까웠음을 느낄 수 있었다.

돌 하나 올려 바람과 햇살과 나무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이제 물도 떨어지고 발가락이 불편해지고 있었다.




 어서 가자, 어서 가자...

좁다란 산길에 초록이 들면 다시 오자며 힘을 냈다.




 왼쪽으로 매화꽃이 은은한 연둣빛  마을에 도착하니,




 아가 할미꽃이 날 보고 가라며 부르고...




 산뜻하게 물 오른 '무릇'이 반겨주었으며...




 신원역 가까운 곳에는 여운형(呂運亨, 1886~1947) 생가및 기념관이 근사하게 지어져있었다.

당시 교육자이며 독립운동가로 신언서판(身言書判)에 능한 분이셨단다.

잠시 공원에 앉아 바나나를 먹고 달콤한 사탕을 입에 물고는 집으로 향하며 다음을 기약했다.

우리나라 어느 한 곳을 발로 다녀왔으니 뿌듯할 밖에!

기차를 더 타고 싶어 물소리 길은 당분간 이어질지 모르겠다...^^*





 2019년  4월  8일  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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