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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상에서떠남

서울숲에 갔더니...

평산 2019. 6. 28. 11:06

 

 "내가 샌드위치 만들어 갈게, 서울숲은 어때?"

 "좋아~~~ ㅎㅎ




 그래서 서울숲에 가게 되었다.

예전에 두어 번 온 적이 있는데 그때는 나무들이 작아 햇빛을 피할 수 없었는데

지금은 울창하게 변해서 잔디와 어우러져 안정감을 주었다.

길 찾기를 했더니 집 앞에서 가는 버스도 있었네?




 들어간 곳이 9번 출입구여서 최소한 아홉 개의 출입구가 있는 것이라 얼마나 넓은 곳인가!

한강으로 향하는 길에 출입구가 있어 버스정류장이 한산하였다.

11시 30분에 만나 이른 시간이라 공원은 나무들만 북적거렸는데...

이 숲은 은행나무로만 이루어져 가을에 볼만하겠더란다.




 부지런한 사람은 가족들보다 연인들이었다.

챙길 것 없이 가볍게 나올 수 있으니 얼마나 좋아?

수국이 북실하게 핀 몇 곳을 지나 친구들을 만나고 테이블에 앉으니 샌드위치를 먹잖다.

포슬포슬한 햇감자와 계란을 삶아 으깨고 마요네즈를 넣었다는데 고소하니 촉촉하여 잘 넘어갔다. 

일하는 친구들이고 숲에서 다들 가까운 곳에 살아 부담이 적었을 것이다.

파인애플 주스에 토마토를 곁들여 빵 두 개씩 먹고 이야기꽃을 피우다...




 산책을 하자며 빵과 깔개를 그대로 둔 채 반 바퀴만 돌았다.

오후 들어 가족단위로 많은 사람들과 웨딩촬영하는 사람들도 보이고 소풍 온 청소년들이 눈에 띄었지만

장소가 넓어 지친 도시인들을 모조리 품어주는 숲이 대단하다 싶었다.




 나무가 없는 곳은 쨍쨍했지만 그늘이 시원했으며 곳곳마다 경치가 훌륭했다.

나 또한 병원에도 가야지, 집에 오면 살림해야지, 장마 준비도 있어서 쉬고 싶었는데

집에서 잠자는 것도 좋지만 친구들과 느긋하게 걸으며 숲에서 앉아 있으니 쉼이 되었다.




 원색에 가까운 나리꽃이 한창이었고,




 거울연못이라 하여 물 옆에 메타세콰이어가 죽 늘어섰는데...

깊은 물인 줄 알고 어떤 어린이가 손을 담그길래 조심하라며 들여다보니 10cm 가 될까 말까?

고요한 물에 투영(投影) 되어 정말 거울을 들여다보듯 근사하고 발상이 좋았다.




 개울도 만들어 놓아 정글을 연상케했다.

저 어려운 곳을 어찌 건널까 싶더니 앞에서 보니까 그냥 층계여서 아하~~~ ㅎㅎ




 튤립나무 옆 모감주나무도 노란빛을 발하며 밝은 햇살을 즐기고 있었다.

우린 제자리로 돌아와 남은 빵과 토마토, 망고 말린 것을 먹고 있는데...

끈 하나만 걸친 가벼운 옷차림의 젊은이들이 바로 앞에 자릴 잡아서 세월이 변했구나 싶었다.

오후 5시 가까워 근처에 아이스크림이 유명하다는 곳을 찾아 달콤함, 고소함을 맛보고

가을에 은행나무 길을 걷자며 돌아섰는데...


 


 나가는 길을 달리했더니 서울숲은 곳곳에 물이 흐르게 설계되어 있었다.

물의 흐름이 원활한 순환을 의미한다면 물소리는 무기력할 때 생동감을 안겨줘서 고맙다.

시퍼런 조릿대도 더위를 잘 이겨내라는 듯 응원해주고 ...




 옥잠화일까 비비추일까?

돈도 들이지 않고 부산할 것도 없이 초록에 흠뻑 묻혔다 온 날이다. 

일종의 번개팅이었는데 속 이야기도 하며 서울숲이 산뜻한 쉼을 주었다.





2019년  6월 28일  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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