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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천의 아름다운 정자 '초간정(草澗亭)'이다.

이곳에서 백두대간 인문캠프 이틀째를 맞았다.



 

 햐~~~

날이 참 좋았다.


 풍류나 안식을 위한 정자이기보다 학문과 집필을 위한 공간으로 쓰였다 하며...

56세 되던 1589년에 우리나라 최초의 백과사전으로 평가되는 [대동운부군옥(大東韻府群玉)]을

저술한 초간 권문해(權文海 1534~ 1591)가 지었다 한다.




 예천의 용문산에서 발원한 금곡천이 정자 앞을 흐르고...

암반 위에 높이 지어진 정자와 건너편 소나무 숲이 근사한 경치를 자아냈는데

백과사전 이외에도 '초간일기' '초간집' 등 많은 저서를 남긴 장소였다.




 초간정 건너편에 있던 소나무다.

지나는 이와 비교해보면 얼마나 오랜 세월 흘렀는지 가늠할 수 있을 것이다.

선비를 사모했나 왜 이리 기울었을꼬?






 계곡물이 돌아가는 정자 밑 바위에서 초간정이란 글씨를 발견하였다.

어쩌면 낙서였으나 무척 반가웠다...^^




 물은 계속 남동쪽으로 흘러 우리가 물놀이했던 내성천과 합류하는데...

이쯤 오자 초간정 앞뜰에서 웅성이는 소리가 들렀다.




 마침 해설사님이 설명을 하고 계셨다.

초간정은 앞에 보이는 작은 '사주문'을 통해 들어가며 왼쪽으로 별채가 있는데,

이 별채는 본가가 멀어 지어졌으며 초간정과 별채 사이에는 담을 쌓아

공간을 엄격히 구분하여 유독 학문을 위한 정자였음을 나타낸단다.




 선조 15년(1582년)에 처음 지어진 건물은 임진왜란 때 불타 버린 것을 고쳐지었으나

다시 인조 14년(1636년) 병자호란 때 불타는 등 수난을 겪다가 1870년 후손들이 새로 고쳐 지은 것으로

뜨락 한쪽에 있는 기와가 당시에 불에 타 붉은빛을 나타낼까 싶었다.





시 낭송과 노래를 부르고 백일장이 있었는지 뽑힌 작품들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특히 초/간/정/으로 운을 떼 근사한 문장들이 나와 박수와 웃음이 이어지다...




 안도현 시인이 다시 등장하셨는데...

 "이 나무가 무슨 나무일까요?"


 내 생각이지만 원래 시인들은 마음속 대화를 많이 할 듯싶다.

소재를 발견하고, 자세히 들여다본 후, 문장을 만들어, 머리를 쥐어짜 함축시키고... 

자기와의 씨름을 하다 탄생하는 詩 한 편이라 여러 사람 앞에 서면 어색하지 않을까!

고향 예천으로 돌아오는 결정을 하기에 아내의 입장도 있어 쉽지 않으셨단다.




 초간정사(草澗精舍)란 편액이 걸려있는 초간정에 들어갔다.

앞면 3칸, 옆면 2칸 규모로 많이 듣던 팔짝 지붕이었다.




 2칸의 온돌방에 나머지 1칸이 마루였지만...




 난간을 사방에 두른 모습에 뒤쪽 3칸은 모두 마루여서 시원하게 내려다보였다.

혹 장마철에 물이 불면 위험하지 않을까?




 풍화작용으로 차별 침식에 바위마저 예사롭지 않구나!




 마루 천정은 이런 모습으로 늦게 얻은 아들 권별(權鼈, 1589~1671) 또한 이곳에서 '해동잡록(海東雜錄)

저술했으며 이 책은 신라에서 조선까지 1000여 명에 이르는 우리나라 최초의 인물사전이란다.




 과거로 시간 여행을 다녀온 듯한 예천은 개발되지 않아 곳곳이 오히려 보석이었다.

산뜻하게 꾸미기보다는 있는 그대로를 관리 잘해서 내내 이어가길 희망한다. 

앞글의 인문캠프에 초간정도 함께 묶으려 했으나 아름다운 곳이라 따로 묶을 수밖에 없었다.


 平山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가 보자는 1박 2일이 되었으며...

백두대간 인문캠프는 2019년 9월 28일에 3회로 이어져 정호승 시인과 함께 하고,

10월 12일에는 4회로 이원복 만화가와 함께 한다니 벌써부터 기대가 되며..

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2019년  7월  12일   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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