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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월에 갈 기회가 생겼다.

2010년 겨울에 다녀왔으니까 9년 만에 찾은 것이다.

그때는 겨울이었고 이런저런 일들에 동강이 써늘했는데 여름이라 대조가 되었다.

유명한 몇 곳을 다시 둘러보았고 새로운 체험이 있어 아기자기 즐거웠다.

더위가 무슨 상관이랴, 이런 재미가 있으면... ^^

하지만 더위도 비껴가 바람 솔솔 다니기 좋았다.




 봄에 들녘의 식물을(쑥, 칡순, 엉겅퀴) 채집하여 살짝 쪄서 말려 물 끓이고 있다.

한 줌만 있어도 물 냄새 제거에 풀 내음이 있어 좋은데...

이곳은 '화이통'이란 협동조합으로 꽃차를 직접 우려 마시며 예쁜 떡을 만들어보는 곳이다.

 '꽃으로 통하다'란 말인 '화이통(花而通)'은 꽃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함께 꽃을 만들고

사람과 사람이 만나 이야기를 나눈다는 뜻이란다.




 만들어 찌는 시간이 필요하니 먼저 떡을 만들었다.

왼쪽에 보이는 여러 도구를 사용하여 만든 하나의 떡이 속까지 합쳐 겨우 12g 정도로

 (저울을 이용하여 떡 반죽을 10g씩 재었고 속이 한 2g 됐을 듯하다.)




 조그마해서 에게~~ 왜 이리 적게 만들까 했는데 시간이 걸리겠지만 요번 추석에...

조금은 이렇게 만들어 보는 것도 재밌겠다 싶었다. 만들어 놓으니 깜찍하고 귀여웠다.

5개 조로 나뉘었는데 예쁘게 만드는 사람은 선물을 준다나?




 처음에는 음식 갖고 장난하는 듯 할당량이 있어 의무적으로 만들다가

茶와 곁들이는 떡이라 작게 만든다고 해서 나름 모양을 내며 열심히 해보았다.

익반죽을 했을 테지만 속 넣으려고 넓히는 과정에서 대기가 건조해 갈라졌으며...

속도 넣는 둥 마는 둥 해야 오므려졌다...^^

 



 떡이 쪄지는 동안 꽃차를 우려보았다. 화이통협동조합(花而通協同組合)이란...

마을 분들 화단에 꽃 가꾸기를 권해서 집집마다 아름다워지고 꽃을 팔아 돈을 취하는 좋은 일이었다.

속으로 관심 있는 부분이라 이사 와야 할까 했었다...^^




 당아욱이란 꽃인데 마른 꽃 냄새를 맡아보고 끓인 물을 넣으니...

찻물 색이 환상적으로 변하였다. 눈으로 봐도 아름답지 않은가!


 


 향은 있는 듯 없는 듯... ^^

순간 머릿속에 아욱과 당아욱의 관계는 무엇일까 떠올랐으나 질문을 못하고,

집에 와서 찾아보니 당아욱은 아욱처럼 국을 끓이지도 않고 전혀 상관없었다.

꽃 피고... 茶 익고...좋구나!  




 다섯 가지를 각각 음미해보고 좋아하는 꽃잎 세 가지를 모아

꽃들이 갖고 있는 특성이나 효과로 개개인의 증상이나 형태, 색에 따라 섞으라는데,

 

 



 우리 팀은 비염에 좋다는 목련과 잠이 안 올 때 좋다는 연잎 그리고...

염증을 줄여 상처회복에 좋다는 메리골드를 섞었더니




 황금색이 나와서 이름을 '황금안뜰차'로 지었다.

집집마다 뜰에서 꽃을 가꿔 꽃차를 만든다니 그랬던 것인데...

보통은 꽃을 넣고 끓인 물을 부어서 첫물은 40초, 두 물은 30초 우리면 되었다.




 마침 떡이 다 되어 토종다래나 호박으로 만든 양갱과 더불어 한 접시 등장하고,

황금안뜰차와 한자리에 꾸몄더니 눈으로 입으로 먹을 생각에 마음이 들떴다.

어떻게 기억하시고 우리가 만든 떡을 접시에 올리셨을까!...ㅎㅎ

한 입에 쏙 들어간 떡은 졸깃졸깃 탄력 있었고 양갱 또한 고급 지며 달콤하였다.

제일 예쁘게 송편 만들었다고 선물도 받아 기분이 날아갔다.





 2019년  8월   24일   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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