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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 온다고...

날 뜨겁다고...

하루 종일 집에 있으면 눈이 침침해지며 사람이 멍해진다.

 

 그래서 뜨거운 날은 오후 5시쯤 별일 없으면 나갔다. 

전국의 매미가 모조리 모여든 것 같았다.

얼마나 울어대는지 목소리 구별이 없어 어떻게 짝을 찾을려나 심란했다.

어림잡아 백만 마리 정도 되었을 것이다.

 

 

 

 

 비 오는 날은 서쪽 하늘을 자주 기웃기웃하며 먹구름이 적으면...

이때다 싶어 우산을 들고나갔는데 매미 소리는 없어도 모기가 무척 많았다.

나무를 지나칠 때 찌익~ 하고 움직여 날개 젖을까 비 그치기를 기다리는 모양이었다.

꽃이 적은 시절에 버섯이 나와 밋밋함을 달래주었으며 붉은 버섯이 인상적이었다.

 

 

  

 

 

 촉촉하고 어두운 숲에 여인이 쪼그리고 앉았으면 무서울 수도 있겠지만 어쩌랴!

나무 밑동이나 파인 곳에 꽃이 핀 듯하였다.

달걀버섯일까 영지버섯의 씨앗이 움텄을까!

 

 

 

 

 자랑스러운 산책길이다.

반팔을 입고 가면 시원한데 모기 때문에 연신 손수건을 팔자로 흔들며 갔다.

비가 오나 해가 떠있으나 하루 평균 주사 3대 맞았다.

 

 

 

 

 

 하얀 버섯이 낮은 도(♩)로 기본음을 잡아주면,

작은 버섯이 도미솔 솔 미레~~~ ♩♬♪ 노래하는 듯?...ㅎㅎ

 

 

 

 

 

 

 만지지 않아도 버섯의 질감이 느껴졌다.

매년 7월이 넘어 비 온 끝에 나가 보면 노란 망태 버섯이 피었다 넘어져 아쉬운데,

언제 한번 옹골차게 볼 수 있을까 꿈꿔보며 하루를 버티지 못하는 것을 보면...

아침에 피어나 몇 시간 만에 지는 것 같았다.  

 

                                                    

 

 

 

 

 태풍이 일본으로 갔던 날은 숲에서 두 사람을 보았다.

그래서 스스로 '산책 열광자'라 칭하며 어깨를 으쓱하고 자랑스러워했다.

풀들 나무들이 내가 다가오면 발자국 소리로 알아듣지 않을까?

신발 다섯 켤레쯤 닳았으니 말이다.

 

 

 

 

 간혹 피어있는 꽃이란 하얀 개망초뿐인데...

노랑꽃이 보이면 숲에 생기가 돌며 내 마음마저 환해졌다.

사방이 싱싱한 초록이어도 마음 무뎌질 수가 있을 때 반짝 일깨워준다.

 

 

 

 

 

 

 '수리수리 마수리~~~ ^^

강원도 백두대간 걷기가 있어 감히 신청해보았습니다.

산 신령이시여, 간절하면 전해진다고 들었습니다.

저에게 기회를 주세요. 그동안 걸었던 요령으로 용감하게 다녀오겠습니다!'

 

 

 

 

 

 

 애기똥풀도 아닌 것이 괴불주머니와 비슷하게 무리 지어 피었다. 봄에 산괴불주머니라 여겼던 식물은

씨앗이 여문 모양으로 볼 때 염주괴불주머니가 유력하였다. 꼬투리가 울퉁불퉁 튀어나오며

씨앗을 담고 있었는데 서서히 눕더니만 흙에 녹아버려 자연으로 돌아가는 모습이었다.

  

 

 

 

 

 뚜뚜따따 나팔버섯, 보드라운 몽실이 버섯!

여름 날 비가 와 버섯을 보게 되었으니 비와 버섯과 숲에 고마움을 전하며...

오늘따라 선선하여 가을이 다가오려나 이 또한 감사할 일일세!

 

 

 

 

  2019년  8월  17일   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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